▲평창동계패럴림픽 결산 기자회견이 18일 오후 평창 바이애슬론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렸다. 기자회견 도중 신의현 선수가 "(바이애슬론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으니) 사격에 더 매진하겠다"고 웃으며 말하자, 배동현 선수단장도 함께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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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역도선수 출신인 이명호 회장은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만들기까지 정부가 지난 몇년간 45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시설, 경기력 향상 부분을 적극 지원해주셨다"라면서 "패럴림픽에서 보여준 경기력을 갖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전문 체육만 아니라 생활 체육에 대한 지원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장애인은 (선천 장애가 아닌) 중도 장애가 많아서 생활 체육을 통해 선수들이 발굴되는 편"이라면서 장애인 생활체육 지원 확대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스포츠를 통한 (장애인들의) 의료비 절감 효과는 1조7000억 원이나 된다. 우리 장애인들이 사회에 복귀하는 데도 가장 큰 힘이 된다"라면서 "그러나 사실 17개 시·도에 장애인들이 가까운 곳에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은 아직 부족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정부에 협조를 구해서 각 시·도의 공공체육시설을 개선한다든지, 하다 못해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체육시설을 각 구별이라도 따로 만들 수 있다든지 그런 방안을 정부와 긴밀하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00년 시드니 패럴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정진완 총감독은 "이제 다음을 준비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패럴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족했던 것들을 평가하고 다음 2022년 베이징동계패럴림픽에 대비해 선수 중심의 종합 계획을 수립하겠다"라면서 "정부의 지원뿐 아니라 배동현 선수단장처럼 민간 기업에서 선수들을 위한 정책에 동참해주신다면 우리 선수들이 더욱 힘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감독이 언급한 배동현 선수단장은 지난 2015년 민간 기업으로는 최초로 장애인 노르딕스키(바이애슬론·크로스컨트리 스키) 실업팀을 창단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나타났 듯 국내에선 중계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비인기 종목인 탓에 홍보 효과를 기대하기도 힘들었지만 배 단장은 선수들을 꾸준히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한국 첫 패럴림픽 금메달도 그 덕이다. 당초 휠체어농구·핸드사이클 등을 했던 신의현 선수는 실업팀이 창설되면서 종목을 전향했다.
그러나 배 단장은 "사실 처음 실업팀을 만들 때는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신 선수가 열심히 해준 덕"이라고 공을 선수에게 돌렸다. 또 "(실업팀 창설 땐) 홍보 효과보다 선수들을 지원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렇게 시작한 지원이 큰 일로 이어져서 저도 꿈만 같다"라며 "선수들이 더 많은 지원을 받는다면 제2의 신의현도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88 패럴림픽 이후 많은 것이 변했듯 평창 이후에도..."
▲평창동계패럴림픽 결산 기자회견이 18일 오후 평창 바이애슬론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렸다. 이명호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정진완 선수단 총감독, 신의현 노르딕스키 선수, 배동현 선수단장(왼쪽 아래부터 반시계방향으로)이 기자회견을 마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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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선수단은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바뀌리라 전망했다.
이 회장은 "88올림픽과 함께 열렸던 패럴림픽 이후 장애인 복지 수준이 엄청나게 발전했다. 그 당시에는 장애인에게 운전면허도 안 내주던 시절이었다"라며 "30년 만에 국내에서 개최된 패럴림픽을 통해서 장애인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바뀌리라 본다. 그 의미가 상당히 크다"라고 말했다.
배 단장은 "개인적으로는 많은 국민들이 패럴림픽을 응원하고 관심 가져주신 것이 큰 의미라 생각한다"라며 "저도 예전에는 패럴림픽에 대해 잘 몰랐다. 자국에서 열린 패럴림픽을 통해 장애인 선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게 큰 의미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정 총감독 역시 "저는 1987년 사고로 장애를 입고, 1988년 서울에서 열린 패럴림픽을 보면서 운동을 처음 시작했다"라면서 공감했다.
"평창 패럴림픽 이후에 많은 것이 변화할 것 같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 앰블럼인) '아지토스'는 '동등하게·함께·나란히'라는 뜻이다. 앞으로 교육·체육활동·여행 등 여러 분야에 변화가 오리라 생각한다. 특히 국민 인식에 가장 큰 변화가 올 것이다. (장애인들도) 함께 같이 할 수 있고, 함께 일할 수 있다고. 88 패럴림픽 때부터 30년 동안 보면서 변화했기에 평창 패럴림픽 후에도 변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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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