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야구 괴물'을 놓친 양키스가 '홈런왕' 스탠튼을 영입했다.

MLB.com과 ESPN 등 복수의 현지 언론들은 9일(아래 한국 시각)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의 외야수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트레이드를 통해 뉴욕 양키스로 이적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레이드 반대급부로 마이애미로 이적할 선수는 내야수 스탈린 카스트로를 비롯한 복수의 중상위권 마이너리그 유망주들이라고 전망했다.

스탠튼은 올 시즌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고 159경기에 출전해 타율 .281 59홈런, 132타점으로 홈런과 타점, 장타율(.631) 부문을 휩쓸며 내셔널리그 MVP에 선정된 빅리그 최고의 거포다. 이제 막 전성기 구간에 접어든 젊은 나이(만 28세)도 스탠튼의 강점. 만약 스탠튼의 이적이 확정된다면 2018년의 양키스는 올해 111홈런을 합작했던 양 리그의 홈런왕을 동시에 보유하게 된다.

 '건강이 보장된' 스탠튼은 빅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홈런 타자다.
'건강이 보장된' 스탠튼은 빅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홈런 타자다.MLB.com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대도시 빅마켓으로 이적하는 스탠튼 

200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로 플로리다 말린스에 지명된 스탠튼은 2010년 만 20세의 어린 나이에 빅리그에 데뷔했다. 루키 시즌 100경기에서 22홈런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그 재능을 인정 받은 스탠튼은 올해까지 올스타 선정과 30홈런 시즌 각각 4회, 두 번의 홈런왕과 실버슬러거를 차지하며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젊은 거포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스탠튼의 소속팀은 2003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10년 넘게 우승은커녕 가을야구조차 경험하지 못한 스몰마켓 마이애미. 2010년에 데뷔해 빅리그에서 8년을 보낸 스탠튼도 아직 포스트시즌 경험은 한 경기도 없다. 마이애미는 스탠튼과 2014 시즌이 끝난 후 13년 3억2500만 달러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었지만 애초에 마이애미는 스탠튼이라는 거물을 감당할 여력이 되지 않는 팀이다.

마이애미는 올 시즌이 끝난 후 팀의 연봉규모를 줄이기 위해 스탠튼을 공개적으로 시장에 내놨다. 20대 홈런왕의 등장에 많은 구단들이 트레이드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었다. 이 중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유망주를 대거 내주고 스탠튼의 잔여연봉 대부분을 떠안는다는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 구단을 대상으로 트레이드 거부권을 가진 스탠튼은 내셔널리그 최하위팀 샌프란시스코로의 이적을 거부했다.

결국 스탠튼은 당장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대도시의 빅마켓 구단 양키스를 선택했다. 스탠튼의 양키스 이적이 화제를 모으는 가장 큰 이유는 올해 241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홈런 1위에 오른 양키스에 59홈런의 스탠튼이 가세하기 때문. 특히 올해 아메리칸리그 홈런왕(52개) 저지와의 만남은 뉴욕의 야구팬들을 설레게 하기 충분하다. 두 선수의 포지션(우익수)이 겹치는 문제가 있지만 한 명이 좌익수나 1루수, 혹은 지명타자로 변신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다.

사실 포지션 중복보다 더욱 큰 고민은 스탠튼이 아프지 않고 내년에도 올해처럼 풀타임으로 시즌을 치를 수 있는가 하는 대목이다. 스탠튼은 2015년 전반기에만 27홈런을 기록했다가 손 골절 부상으로 수술을 받으면서 74경기 출전에 그쳤고 지난해에도 사타구니 부상으로 43경기에 결장한 바 있다. 오는 2028년까지 스탠튼에게 거액의 연봉을 지불해야 하는 만큼 스탠튼의 건강은 양키스의 미래 구상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밖에 없다.

스탠튼은 메이저리그에서 역대 최고로 평가 받는 배팅 파워를 보유한 괴력의 강타자다. 통산 타율은 .268에 불과하지만 일단 '걸리면 넘어가는' 만큼 그 어떤 투수도 스탠튼을 쉽게 상대할 수 없다. 그런 스탠튼이 내년 시즌부터 메이저리그 최고 홈런군단 양키스의 핀스트라이프를 입게 됐다. 스탠튼이 내년 양키스에서 올해와 같은 활약을 펼쳐준다면 양키스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를 놓친 아쉬움 따윈 전혀 느끼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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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뉴욕 양키스 마이애미 말린스 지안카를로 스탠튼 애런 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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