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2심에서 벌금형을 선고 받은 뒤 대법원에 상고 의사를 밝히고 있는 이용관 전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
성하훈
영화제가 끝나고도 논란과 압박은 잦아들지 않았다. 내막을 모르는 사람들은 "성급하게 영화를 출품해 이용관 위원장을 어렵게 만들었다"며 제작진을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정치적 압박이 거세지던 상황에서 이 위원장이 영화 제작을 독려했다는 사실을 공개할 수는 없었다. 상영만으로도 엄청난 압박이 가해지던 상황에서 자칫 구체적 사실이 알려졌다가는 이 위원장에 대한 정권 차원의 보복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이유였다.
일부 영화인들은 수습책으로 담당 프로그래머를 1~2년 정도 내보냈다가 조용해지면 다시 불러오자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그럴 수 없다"고 했다. 영화 제작 및 상영 과정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한 것에 대한 책임감이었다. 이를 프로그래머에게 떠넘길 수는 없었다.
결과는 감사원의 표적감사를 통한 부산시의 고발과 이어지는 검찰 기소였다, 집행위원장에서도 강제로 쫓겨났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조용히 물러나면 고발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용관 위원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했다. 그러자 서 시장은 "그렇다면 법대로 하자"고 했다.
검찰은 개인 비리가 전혀 나오지 않자 사소한 회계 처리를 문제 삼았다. 먼지털이식 수사에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불똥이 튀었다. 그리고 지난한 재판 끝에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지난 21일 2심에서는 벌금형으로 낮아졌다. 판결 내용 중에는 공통적으로 개인비리가 없다는 부분이 명시돼 있다.
영화계는 정치적 기소에 대해 법원이 이를 감안하지 않은 판결을 내렸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이 위원장은 2심 선고 직후 대법원에 상고를 결정했다. 세월호가 인양되고 기간제 교사들은 순직자로 인정되고 있지만, <다이빙벨>로 세월호의 진실을 알리려던 노력은 유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영한 전 수석과 김혜선 문체부 과장
▲김영한 비망록 중 다이빙벨과 부산영화제,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나오는 부분언론노조
이 전 위원장은 벌금형이 나온 것에 대해 마음이 무거우면서도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고마운 분들이 있다며 두 사람을 언급했다. 지병으로 유명을 달리한 김영한 전 민정수석과 김혜선 전 문체부 과장이었다.
그는 "김영한 수석이 수첩을 남겨 놓지 않았으면 내막이 묻혔을 것인데, 덕분에 정치적 탄압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개인적으로 "고맙다"고 말했다.
김혜선 과장에 대해서는 "논란이 커지면서 당시 하루에 서울과 세종시에서 두 번이나 만난 적이 있고, 둘이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었다. 정치적 탄압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나름 풀어보기 위해 맘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인 일로 휴직한다고 했는데, 아프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며, "끝내 일어나지 못한 것이 안타깝고 부고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혜선 과장은 당시 영상콘텐츠산업과장으로 영화제 업무를 담당했다. 문체부의 유능한 공무원으로 꼽혔으나 지병으로 인한 휴직 중 2015년 9월 타계했다. 김 과장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다이빙벨 상영 후 2건의 경위서를 제출해야만 했다. 문책성 사유서였다. 이후 서면경고 징계를 받은 후 지병이 악화됐다. 문체부는 서면주의를 내리려 했지만 청와대가 한 단계 높은 징계를 지시했음이 특검 수사에서 확인됐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