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고민중인 게임개발업체 프로그래머이자 쌍둥이 아빠 김상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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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인생, 그 전에 생각해야 할 인생의 화두다큐는 퇴직 이후 제2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두 사람을 만난다. 한 명의 퇴직자, 그는 출판 관련 일을 하다 퇴직하여 동네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퇴직 이후의 먹고사니즘'에 대한 질문에 그는 오히려 '먹고사니즘'의 필요충분조건을 반문한다. 물론 또 다른 케이스도 있다. 회사에 다닐 때부터 차근차근 퇴사를 준비했던 다른 퇴직자의 경우, 현재 식당 두 개를 운영하며 웬만한 대기업 직장인 월급을 훨씬 넘는 수익을 내고 있다. '퇴직 이후 치킨집=패망의 지름길'이라는 자영업자 패망론의 세상에 그는 각자 준비하기 나름이라는 대안을 주장한다.
책방 주인아저씨가 된 출판사 퇴직자의 질문처럼, <퇴직하겠습니다>의 이나가키씨가 주장하는 건 '과연 당신이 먹고사는 데 얼마가 필요한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이다. 책방을 경영하니 당연히 회사의 월급보다 버는 돈이 적어진 책방 주인, 하지만 그는 오히려 버는 돈에 따라 소비의 규모가 커져가는 우리의 삶을 되살펴 보게 되었다고 한다. 보다 큰 집, 더 많은 소비, 더 많은 교육비, 여행 등등. 이나가키씨도 마찬가지다.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명함이 무색하게 그의 삶은 '청빈'하다못해 궁상스럽다. 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집, 버리는 음식을 최소화하기 위한 식재료, 최소한의 화장품, 목욕 정도는 동네 목욕탕 쿠폰으로 대신한 삶으로 인해 그는 오히려 줄지 않는 통장의 돈을 고민할 정도다.
이나가키는 장식장을 다 채우고도 넘쳤던 화장품을 버리는 대신, 그 자리를 그녀가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로 채웠다. 애써 돈을 버는 대신, 그 시간을 동네 주민들을 위한 무료 요가 교실로 채우는 식이다. 그러면서 '소비'를 즐겼던 자신의 삶을 '소비하지 않아' 즐거운 삶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을 책에 담았다.
그처럼 김상기씨도 퇴직을 준비해 본다. 자신의 집을 채웠던 '소비'의 부산물들을 치우는 것부터, 그리고 무엇보다 과중한 빚을 안고 얻었던 전셋집 탈출을 도모하며 '경제적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난 정병수씨네. 극심한 야근과 출장으로 몸에 이상이 왔던 엔지니어 정병수씨는 퇴직을 하고 가족과 함께 퇴직금이 떨어질 때까지 여행하고 양평에 집을 지었다고 한다. 이제 그 과정에서 생겨난 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 직장으로 돌아갔다.
다시 직장으로? 하지만 정병수씨의 재직장행은 이전의 직장 생활과는 다르다. 이전 직장이 직장에 목을 매고 승진과 성공에 자신을 달리게 했다면, 이제 정병수씨의 직장은 자신과 자기 가족의 안녕을 위한 가장 유효한 수단이다. 회사를 위해 일하고 남는 시간에 가족과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의 행복한 생활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 보이는 것은 똑같이 회사에 다니는 것이라 해도 정병수씨는 달라져 있다.
▲이나가키는 장식장을 다 채우고도 넘쳤던 화장품을 버리는 대신, 그 자리를 그녀가 원하는 라이프스타일로 채웠다. 애써 돈을 버는 대신, 그 시간을 동네 주민들을 위한 무료 요가 교실로 채우는 식이다.SBS
결론은 퇴사? 결론은 자기 주도권의 수복
결국, 다큐가 돌고 돌아 찾아낸 결론은 '퇴사'를 해라가 아니다. '욜로'족의 시대, 어차피 피라미드식의 조직에서 살아남아 생존하는 자의 숫자는 정해진 레이스다. 다큐는 그 성공과 승진의 레이스에서 '행복해지는' 방식에 대한 방법을 모색하라고 한다. 회사적 동물이 되는 대신, 자신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면 굳이 퇴사하지 않더라도 현재의 삶을 달리 살 수 있다는 제안이다. 결국, 퇴사를 준비했던 김상기씨 역시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이 게임을 굉장히 좋아해서 이 회사에 들어왔다는 초심을 살려낸다. 그리고 함께 일하는 동료애를 상기한다. 그래서 그는 퇴직하는 대신, 기꺼이 회사에 남기를 택한다. 이나가키씨의 <퇴사하겠습니다>역시 마찬가지다. '힘들어, 때려치워'가 아니라, 행복한 직장 생활과 인생 1막의 졸업으로서의 퇴사다. 그리고 더 많이 벌어, 더 많이 '소비'하면서 살아왔던 삶의 반추이다. 결국, 조직과 사회에 넘겼던 자기 주도권의 수복이다.
<퇴직하겠습니다>를 통해 다큐가 제안하고 싶은 건, 성공 중심 사회, 조직 중심 사회 속에서 '자신'을 잃고 상실되어 가는 '개인'의 복구이다. 그리고 이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는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몸담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구책이기도 하다. 회사와 더불어 성장하고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해진 사회, 조직과 함께 자신의 삶을 일체화할 수 없는 사회, 그 속에서 등장하는 해법은 결국 '한 번뿐인 내 인생'이다. 자본주의 사회가 안긴 '화려한 성취와 소비'의 삶에 대한 질문이다. 그건 회사에 있느냐, 퇴직하느냐의 방식이 아니라, 결국 삶의 스타일과 방식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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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