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가 지금까지의 활동을 마무리하며 마지막 곡 '그려줘'를 발표했다.

원더걸스가 지금까지의 활동을 마무리하며 마지막 곡 '그려줘'를 발표했다. ⓒ JYP엔터테인먼트


10일 원더걸스(Wonder Girls)가 10년 활동 여정의 끝을 알리는 곡 '그려줘'를 발표하며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이미 지난달 26일 소속회사 JYP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공식해체 소식을 이미 전해 들은 바 있지만, 막상 원더걸스란 이름을 걸고 내놓은 마지막 노래를 만나게 된 많은 이들에게는 서운한 마음과 착잡한 감정이 들지 않을까 싶다.

시작 그리고 끝


2007년 2월 13일 4곡이 수록된 앨범 <원더 비긴스(The Wonder Begins)>를 공개하며 2세대 아이돌 걸 그룹의 시작을 알린 원더걸스는 타이틀 트랙 '아이러니(Irony)'로 10대 소녀들의 당돌함과 풋풋함으로 시작부터 주목을 받았다. 같은 해 9월 1집 정규 앨범 <원더 이어즈(Wonder Years)>의 첫 번째 활동 곡 '텔 미(Tell Me)'는 국민가요로 불릴 만큼 대단한 신드롬을 일으켰고, 이듬해 여름과 가을에 발표했던 '소 핫(So Hot)'과 '노바디(Nobody)'의 연속적 히트로 같은 해 데뷔했던 라이벌 팀 카라와 소녀시대를 월등히 앞섰다.

특히 데뷔 2년 차였던 2008년 주요 대중음악시상식의 대상을 차지하며 가요계에서 너무 빠르게 성공을 거두었기에 2009년 원더걸스는 팝 음악계 최대 시장 미국 진출이란 과감한 도전을 선택, 성공과 실패가 공존하는 결과를 얻게 된다.

'노바디'로 한국 국적 가수 최초로 빌보드 Hot 100 차트 76위에 오르는 기록을 남겼고, 원더걸스의 미국 내 여러 활동은 'K-Pop'의 존재와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반면 한국에서의 긴 공백으로 인해 소녀시대가 국민 걸 그룹자리를 대신하게 되었고, 원더걸스가 가요계로 컴백 후 소녀시대와 같은 기간 활동 펼쳤을 당시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다소 밀리는 결과를 얻어 '격세지감'이란 표현이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월드와이드 히트곡이 되기 전 한국 남녀 아이돌 그룹들이 전 세계 각국을 누비며 'K-Pop' 신드롬을 끊임없이 이어나갈 수 있었던 그 토대에는 원더걸스 멤버들이 힘든 투어생활과 지독한 향수병을 견디어 낸 땀과 눈물도 분명 담겨 있을 것이다.

어쨌든 원더걸스는 자신들에게 직면한 복잡한 상황과 난제 속에서도 미국 활동을 접은 후 꾸준히 노래와 앨범을 발표했고, 여러 노래가 대중적 사랑을 받으며 2세대 선배 걸 그룹의 위상과 자존심을 지켜나갔다. 음악적으로는 멤버 각자 개별 활동을 펼치면서 자신들의 역량을 끊임없이 발전시켰고 '밴드 원더걸스', '싱어송라이터 그룹 원더걸스'로 불릴 만큼 성장에 성장을 거듭해 왔다.

무엇보다 이른바 '7년 계약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카라·포미닛·2NE1·씨크릿·엠블랙·레인보우·제국의 아이들 등 여러 아이돌 그룹들이 대거 해체한 가운데, 이런 위기를 이겨내고 만 10년을 맞이한 원더걸스였기에 그들의 팬들은 안도감 속에 새 노래와 앨범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그려본다

 마지막까지 원더걸스는 멋진 여정을 걸어왔다.

마지막까지 원더걸스는 멋진 여정을 걸어왔다. ⓒ JYP엔터테인먼트


하지만 안타깝게도 원더걸스로는 더는 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란 깜짝 뉴스가 소속회사로부터 공식적으로 전해졌고, 유빈과 혜림은 재계약을 예은과 선미는 회사를 떠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아마도 멤버 모두가 정상의 자리에 있을 때 떠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마무리란 생각을 했을 것이고, 팬들에게도 끝까지 좋은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마음이 공식해체로 정해지지 않았나 싶다.

솔로 가수로 자리매김한 초창기 멤버 현아, 한 가정의 아내와 엄마 자리를 꿰찬 선예, 배우로서 활발한 연기활동을 해나가고 있는 소희, 그리고 마지막까지 원더걸스로 활약한 예은·유빈·선미 그리고 혜림.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일곱 명의 원더풀(Wonderful)한 소녀들을 언젠가 한 무대에서 꼭 볼 수 있기를 그려본다. 이제는 아저씨 아줌마 나이가 되어버린 1세대 아이돌그룹 에스이에스(S.E.S.)·지오디(god)·젝스키스를 긴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만나게 된 것처럼….

원더걸스 그려줘 공식해체 10주년 텔미 노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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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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