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를 다룬 단편 '여우골'은 과연 <전설의 고향>과 얼마나 같거나 다른가.
수필름
'로드레이지'는 연출을 맡은 김선 감독이 몇 년 전 겪었던 경험에서 기인한다. 그는 앞서 달리던 대형 화물 트럭이 10분여간 앞에서 길을 막은 적이 있었는데, "저기에 탄 운전사가 작정하고 쫓아온다면 정말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한다. 그의 경험은 한밤중 고속도로를 달리던 동근(박정민 분)과 수진(경수진 분) 앞에 끼어드는 수상한 덤프트럭의 이야기로 발전한다. 보복운전과 묻지마 살인의 공포가 배어 있는 '로드레이지'는 멈추지 않는 인간의 욕망과 폭주를 겨냥한다. 쫓고 쫓기는 긴장감이 가득하고,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경수진의 연기는 몰입을 더 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대결>(1971)의 영향이 짙기에 신선도는 떨어진다.
'기계령'은 버려진 로봇 둔코(이재인 분)가 주인이었던 예선(홍은희 분)과 진구(송성한 분)에게 한을 품고 돌아오는 이야기다. 인간에게 버림받은 로봇을 다루었던 영화 <에이 아이>(2001)에 '인형'을 살인귀로 삼았던 <분노의 인형들>(1986)이나 <사탄의 인형>(1988)을 붙인 느낌이다. 둔코가 다른 로봇(박솔로몬 분)의 몸으로 돌아와 "둔코는 진구의 영원한 친구입니다"라고 내뱉는 장면은 실로 오싹하다. 버려진 로봇이 원귀가 되어 인간에게 복수하는 '기계령'의 내용은 그 자체로 새롭다. 연출을 맡은 김곡 감독은 "인간에게 철저하게 이용당하고, 또 쉽게 버려지는 존재이기에 기계도 원한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기계령'은 새로운 것을 계속 원하면서 빨리 소비하고, 잊어가는 요즘 세태를 강하게 꼬집는다.
소녀가 기계에 들려주는 이야기는 함께 공존할 수 있다는 입장과 인간은 사라져야 한다는 주장으로 갈린다. 영화 <숨바꼭질> <카트> <차이나타운> <협녀> <해어화> <부산행>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의 미래로 자리매김한 김수안과 뮤지컬에서 스크린으로 무대를 넓힌 차지연은 따뜻함과 차가움이란 상반된 연기 온도로 재미를 준다. 하지만 둘의 입으로 전해지는 인간과 기계의 입장이 피부에 닿지 않고 공허하게 메아리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무서운 이야기 3>는 한국 공포 영화의 생태계를 위해 계속 노력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한국 영화에서 매우 드문 SF란 씨앗을 과감히 공포 장르에 배양한 시도 역시 주목받아 마땅하다. <장례식의 멤버>란 걸출한 작품을 내놓았던 백승빈 감독과 한국 영화에서 가장 먼 지점에 도달한 <고갈>을 만든 영화 집단 '곡사'의 신작을 오랜만에 만난 사실도 기쁘다. 다음 <무서운 이야기>는 어떤 감독의 손길에서 다른 '무서움'을 지닌 흥미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질지 벌써 기대된다.
▲<무서운 이야기 3 : 화성에서 온 소녀> 무서운 이야기의 다음 편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수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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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24프레임의 마음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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