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후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2015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 7회말 2사 2, 3루 때 두산의 실책으로 2점을 추구한 삼성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지난 10월 26일 오후,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2015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 7회 말 2사 2·3루 때 두산의 실책으로 2점을 추구한 삼성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02년 처음으로 한국 시리즈 챔피언에 올랐던 삼성은 이후 선동열이 감독을 맡았던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두 차례의 한국 시리즈 챔피언 등극과 더불어 리그 최강의 불펜을 구축했다. 그리고 류중일이 감독을 맡은 이후 5년 모두 정규 시즌 우승을 만들어냈다. 동시에 4년 연속 정규 시즌 및 한국 시리즈 통합 챔피언이라는 KBO리그 최초의 기록을 이뤘다.

그러나 영원할 것 같던 삼성의 통합 챔피언 연속 기록은 끝내 멈추고 말았다. 그것도 선수들의 부상이나 은퇴에 따른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로 인한 것이 아니라 야구 외적인 문제로 인하여 전력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탓에 발생한 것이었다.

5명 모두 10승, 팀 타율 1위, 완벽했던 정규 시즌

 지난 26일 오후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2015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 9회 말 삼성 투수 차우찬이 역투하고 있다.

지난 10월 26일 오후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2015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 9회 말 삼성 투수 차우찬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삼성은 한국인 선발투수인 윤성환과 장원삼 그리고 차우찬 3명과 알프레드 피가로와 타일러 클로이드까지 2명의 외국인 선발투수까지 5명이 모두 10승 이상을 기록했다. 5명의 선발투수가 88승 중 64승을 책임졌다. 선발투수들이 제 역할을 다 해주니 불펜의 부담이 줄어들었고, 효과적인 시즌을 운영할 수 있었다.

특히 차우찬은 이전까지 전천후 투수로 활약하다가 리그가 144경기 시즌으로 늘어나면서 풀 타임 선발 역할을 맡게 됐다. 그리고 차우찬은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이며 앤디 밴 헤켄(현 세이부 라이온즈)을 1개 차로 제치고 리그 탈삼진왕에 올랐다.

장원삼은 짝수 해에 비교적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홀수 해에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두는 징크스를 갖고 있었다. 실제로 2015년에도 25경기에 선발로 등판하며 시즌 평균 자책점이 5.80에 달하며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다. 그래도 장원삼은 2013년부터는 홀수 해에도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하며 홀수 해와 짝수 해의 기복을 점차 줄여나가는 모양새다.

삼성은 선발과 더불어 타선도 우수한 모습을 보였다. KBO리그 10개 구단 중 유일한 3할대 팀 타율(0.302)을 기록했다. 팀 홈런에서도 176개로 3위에 올랐고, 팀 출루율(0.378)도 1위에 빛났다. 다만 팀 홈런 1위였던 넥센의 영향으로 팀 OPS에서는 0.858로 2위를 기록했다.

20홈런 이상의 타자도 4명이나 됐다. 야마이코 나바로는 수비에 있어 체력적 부담이 큰 2루수를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48개의 홈런으로 박병호(현 미네소타 트윈스, 53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중심 타선에 있는 최형우와 박석민도 제 몫을 다했다. 최형우는 0.318의 타율과 33홈런 123타점을, 박석민도 0.321의 타율과 26홈런 116타점으로 나바로(137타점)와 함께 삼성의 공격을 이끌었다.

이승엽도 0.332의 타율을 기록하며 팀 타선에 힘을 보탰다. 비록 시즌 말미에 부상으로 결장하는 바람에 자신이 세웠던 최고령 3할-30홈런-100타점 기록 경신에는 실패(26홈런 90타점)했으나 개인적으로 KBO리그 통산 400홈런을 돌파하며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김상수도 하위 타선에서 힘을 보탰다. 0.278의 타율과 0.345의 출루율로 크게 압도적이진 않았으나, 26개의 도루로 리그 8위에 올랐다. 9번 타순에 배치되어 하위 타선과 상위 타선의 공격 흐름을 이어주는 역할을 맡았다.

중간 계투에선 안지만이 37홀드로 홀드왕에 오르며 그 위력을 이어갔다. 세이브에서도 임창용이 33세이브로 리그 1위에 올랐다. 삼성은 이처럼 선발과 중간, 마무리에 타선까지 리그 최상의 전력을 구축하며 5년 연속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해외 원정 도박 파문, 5년 연속 통합 챔피언 실패

검찰 '마카오 도박' 삼성 임창용 선수 전격 소환조사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가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소속 임창용을 지난 11월 25일 전날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도박장 운영업자로부터 임씨가 마카오에서 원정도박을 벌였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전날 오후 9시께 임씨를 불러 관련 사실을 추궁했다. 사진은 지난 4월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의 임창용.

▲ 검찰 '마카오 도박' 삼성 임창용 선수 전격 소환조사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가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소속 임창용을 지난 11월 25일 전날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도박장 운영업자로부터 임씨가 마카오에서 원정도박을 벌였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전날 오후 9시께 임씨를 불러 관련 사실을 추궁했다. 사진은 지난 4월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의 임창용. ⓒ 연합뉴스


그러나 포스트 시즌이 치러지고 있는 동안, 경기를 치르지 않고 있던 삼성은 야구 외적인 문제로 물의를 일으켰다. 투수진의 주축 선수들이 마카오 원정 도박 혐의에 연루된 것이다. 이로 인하여 팀 내 최다승을 거뒀던 윤성환(17승)과 안지만(37홀드) 그리고 임창용(33세이브)까지 조사 대상이 되면서 팀 전력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삼성은 한국 시리즈에 직행했지만, 조사가 장기화하면서 포스트 시즌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차질을 빚었다. 이에 삼성은 결국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의혹을 받은 투수 3명을 과감히 한국 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한 것이다.

선발, 중간, 마무리에서 꼭 필요한 자원 한 명씩을 활용할 수 없게 된 삼성은 한국 시리즈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도 인터뷰에서 우승에 대한 확신이 없음이 드러났다. 두산 베어스가 시리즈를 5차전에서 끝내겠다는 각오를 밝혔으나 류중일 감독은 7차전까지 갈 수도 있음을 시사하며 확신을 보이지 못했다.

사실 삼성은 2011년에 통합 챔피언을 차지한 이후 매년 한국 시리즈를 치르면서 다소 힘든 과정으로 챔피언에 올랐다. 2011년에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5차전에 시리즈를 끝냈던 삼성은 2012년에는 역시 SK를 상대로 6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펼쳤다. 대구에서 처음 2경기를 잡았던 삼성은 인천에서 2경기를 내리 지면서 잠실에서 2경기를 더 치른 뒤 시리즈를 끝냈다.

2013년에는 두산을 상대로 대구에서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내줬다. 3차전에서 승리하긴 했지만, 삼성은 4차전까지 1승 3패로 밀리며 벼랑 끝에 몰렸다. 하지만 삼성은 역대 한국 시리즈 최초로 1승 3패 뒤 3연승을 기록하며 기어이 우승을 일궈냈다.

2014년에는 넥센 히어로즈의 에이스였던 앤디 밴 헤켄이 등판한 1차전과 4차전을 내줬다. 당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슈퍼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의 활약 속에 월드 챔피언에 오른 것과 비슷한 상황을 넥센이 만들려고 하고 있었다. 그러나 삼성은 밴 헤켄이 등판하지 않은 나머지 경기들을 모두 잡아내며 우승에 성공했다.

하지만 2015년은 여태까지 삼성이 치러왔던 한국 시리즈에 비하면 그 전력이 너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은 그래도 1차전에 승리하면서 정규 시즌 1위의 자존심을 지키는 듯 보였다. 하지만 삼성은 장기에서 차와 포 그리고 마를 하나씩 떼고 시작한 신세와 같았다. 결국, 삼성은 1차전에 승리한 이후 4경기를 내리 지면서 두산에 시리즈를 내주고 말았다.

제일기획 자회사 편입, 새로운 구장에서 새 시대 맞이한 삼성

 2015시즌 자유계약선수(FA) 야수 중 '최대어'로 꼽힌 3루수 박석민(30)이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NC 다이노스 품에 안겼다. NC는 박석민과 계약 기간 4년, 계약금 56억원과 연봉 30억원을 포함한 보장금액 86억에 플러스옵션 10억원을 조건으로 30일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지난 8월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출전한 박석민.

2015시즌 자유계약선수(FA) 야수 중 '최대어'로 꼽힌 3루수 박석민(30)이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NC 다이노스 품에 안겼다. NC는 박석민과 계약 기간 4년, 계약금 56억원과 연봉 30억 원을 포함한 보장금액 86억에 플러스옵션 10억 원을 조건으로 지난 11월 30일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지난 8월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출전한 박석민. ⓒ 연합뉴스


시즌이 끝난 뒤 도박 혐의에 연루된 선수 3명에 대한 조사가 점차 진행되었다. 그리고 임창용이 혐의를 일부 시인했다. 이에 삼성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고 원정 도박 혐의를 일부 시인했던 임창용을 보류선수 40인 명단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윤성환과 안지만은 추가 소환이 이뤄지지 않았고, 일단 삼성에서는 다음 시즌을 준비할 훈련에 이들과 동행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은 이전까지 삼성의 스포츠단 중에서 유일한 독립법인 기업이었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지분을 나눠 갖고 관리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2016년부터는 삼성의 다른 스포츠단과 마찬가지로 제일기획의 산하 스포츠단으로 편입될 예정이다.

삼성그룹의 정책에 의하여 삼성 구단은 이전만큼 과감한 투자를 진행할 수 없게 되었다. 삼성은 이전까지 내부 FA들에 대해서는 최대한 잔류를 유도하는 정책을 펼쳐왔으나 박석민의 몸값이 지나치게 상승하면서 그를 붙잡을 수 없었다. 결국, 박석민은 4년 96억 원이라는 역대 FA 최고 규모의 계약을 세우며 NC 다이노스로 이적했다.

그리고 삼성은 중심 타선의 핵 중 한 명이었던 나바로도 붙잡지 못했다. 다만 삼성은 2군과 3군에 이르는 우수한 육성 및 재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다른 구단들에 비하여 유망주나 부상 선수들에 대한 육성 및 재활이 우수한 시스템으로 인하여 삼성은 최근 몇 년 동안 외부에서 FA 대어를 영입하지 않고도 전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5년 연속 통합 챔피언에는 실패했으나 삼성은 쉽게 하위권으로 내려가지는 않을 전력이 있다. 다만 야구 외적인 문제로 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삼성은 다음 시즌 팀 분위기를 회복하기 위해 전보다 더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

삼성은 다음 시즌부터 대구 북구에 있던 시민 야구장을 떠나 수성구에 신축한 새 구장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로 이전하여 새로운 시대를 연다. 삼성이 새로운 구장에서 새롭게 시작할 기회를 잡은 가운데, 향후 새로운 시대를 어떻게 보내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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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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