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멤버들이 더빙에 참여한 영화 <비긴 어게인> 포스터.
판씨네마(주)
<무한도전>이 이런 상황을 몰랐을 리 없었을 것이다. 한때 <무도>의 웃음 중 8할은 자막이 담당한다는 말이 있었을 만큼 제작진은 자막 활용에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예능조차 자막에 따라 웃음 코드가 달라지는데, 하물며 언어를 바꾸는 더빙이야 오죽할까. 단순히 말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 연기까지 더해져야 하는 만큼 '더빙은 제2의 창작'이란 말도 과언은 아닌 듯싶다.
그래서 원작을 사랑하는 시청자 사이에선 더빙 버전에 대한 불만이 생겨나오며, 처음 <무한도전> 멤버들이 더빙에 도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무리한 도전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과거 <주말의 명화>를 기다려본 경험이 있는 시청자라면, 그리고 빠르게 지나가는 자막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나이든 세대라면, 오히려 더빙 영화가 더 편하게 느껴질 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로 취급받는 더빙 속에는 외화를 쉽게 볼 수 없었던 시절의 추억과 향수가 녹아있는 것이다.
이젠 언제 어디서나 외화의 원작을 찾아 볼 수 있는 시대다. 이에 비해 더빙 버전은 찾기 쉽지 않다. 성우들의 설 자리가 점점 더 좁아지는 마당에 더빙 영화는 추석 같은 명절에나 한 번씩 볼 수 있는 특집이 되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명절의 넉넉함을 바탕으로 조금 더 여유롭게 바라보면 어떨까. 비록 원작의 감성에 못 미친다 하더라도, 더빙에는 또 그만의 매력이 녹아있다. <무도> 멤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듯, 성우들의 목소리 연기에도 귀를 기울이면 원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더빙을 통해 옛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느끼게 해주고, 더불어 성우들의 숨은 노력까지 보여준 <무한도전>의 성우 도전은 그래서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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