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1기 공채 동기들과 함께. 손현주 선배의 특강을 들은 후 단체 사진!
최윤영 제공
시험장에 모인 응시자들은 각각 특별한 자신을 뽐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다. 그 사이에 섞여있던 나도 눈치를 보며 저들 사이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 고민했고, 초등학교 때부터 갈고 닦은 춤과 전공인 연기를 접목시켜 뮤지컬 연기를 선보였다.
중요한 경쟁의 상황에서 날 특별하게 해주는 건 특이하게도 항상 '춤'이었다. 물론 가수는 아니지만 춤이 내 인생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톡톡히 해 준 건 분명하다. 덕분에 난 몇 차례의 오디션 과정에서 살아남아 대망의 최종 오디션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최종 오디션 공통과제로 지정연기 대본이 주어졌다. 남자 대사 2가지, 여자 대사 2가지 총 4개의 독백 대사였다. 다른 예쁜 여자 분들이 많았기에 나만이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했고, 예쁘게 무난하게 대사하고 내려가는 것보다는 좀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기로 결정했다.
당시에 내 머리스타일이 보이시한 (짧은) 상태여서 남자 대사를 읽어봤는데 응? 의외로 입에 착 붙는 거다. 연습시간은 대사에 등장하는 한 남자의 직업, 즉 짜장면 배달부를 어떻게 더 진짜처럼 표현할 수 있을 지에만 집중했다.
나만의 무기를 장착한 뒤 최종 오디션 무대 위로 올라갔는데 박근형 선생님을 비롯한 드라마 국장님, 유명한 PD님들까지...그야말로 대단한 분들이 한 눈에 보였다. 사람을 평가할 때 첫인상 1분이 모든 걸 결정한다는 내 지론을 믿고 기죽지 않으려 한 분 한 분 똑바로 눈을 맞추고 여유 있게 웃었다. (물론 내 기억이다) 그리곤 무대 위에서 익숙해지기 위해, 모두 나를 집중할 때까지 일부러 시간을 끌었다. '쟤가 왜 아무것도 안하지?' 하고 의아해 하실 때 쯤 극단에서 배운 큰 발성으로 인사를 한 뒤 연기를 시작했다.
예상치 못했던 결과...진짜 시작은 그 다음이었다
▲2008년 공채 합격 당시 촬영한 프로필 사진.
최윤영 제공
"짜장면 시키신 부운~~~!!"무사히 준비한 연기를 끝내고 멍해졌다. 한 심사위원 분이 다른 대사를 시키셨는데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 집중을 못하고 버벅거렸다.
결국 대사를 끝까지 마치지 못하고 무대를 내려왔는데 다른 응시자들과는 달리 나에겐 질문이 하나도 없었다는 걸 깨닫곤 절망했다. 고등학교 입시 때와 같은 기분으로 방송국을 나오며, 극단으로 돌아가 다시 열심히 하겠노라 눈물을 머금고 다짐했다.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전화가 한통 왔다. 합격 전화였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게 너무 놀라 길 한복판에서 소리를 질렀다. 오 마이 갓!
언제 절망했는지 모를 정도로 다시 찾아 온 자신감과 함께 공채 연수생활을 시작했다. 드디어 나에게 본격적인 방송 데뷔의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이제 앞으로 내 연기 인생은 탄탄대로, 모든 게 수월할거라 생각했다. '스타'가 될 거라는 막연한 환상에도 한껏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머지않아 그것이 착각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생각지도 못한 장애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최윤영의 '나의 꿈 나의 의리' 5편으로 이어집니다.'오마이스타'들이 직접 쓰는 나의 이야기 - 오마이스토리[최윤영 '나의 꿈 나의 의리' 3편] 경찰에게 싹싹 빌고...어느 여배우의 과거[최윤영 '나의 꿈 나의 의리' 2편] 일산에서 '한미모'했던 나, 무서운 선배 만나 '엉엉'[최윤영 '나의 꿈 나의 의리' 1편] 초등학교 동창, 김준수와 은혁 사진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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