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한 장면. 배우라는 직업에는 '피범벅이'의 열정과 냉정한 계산이 동시에 필요한 직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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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부터 시작이다. 연기라는 정신 병원에는 누구나 갈 수 있지만 아무나 입원시키진 않는다. 누구나 미쳤다고 소리 지를 순 있지만, 입원에 진짜 필요한 것은 다른 종류의 미친 짓이다.
미친 사람은 예쁜 척, 잘 생긴 척, 착한 척 하지 않는다. 뭐가 안 된다고 징징거리지도 않는다. 옆 사람이 나보다 잘 나간다고 질투하지도 않는다. 그저 자신이 '미친' 일에 즐겁게 집중한다. 집요하게 파고든다. 주변의 시선에서 자유롭다.
미쳐도 곱게 미치라는 말이 있다. 연기자의 광기(madness)는 그냥 미친 짓이 아니라 곱게 미치는 짓이다. 미친 행동에 방향성도 없고 목적도 없고 자기 절제의 헌신이 없다면 그냥 '미친 널뛰기'와 다를 게 없다. 몇 번 뛰어보다가 잘 안되면 금방 포기한다.
연기자의 광기(미친 짓)는 자신의 관습적 일상을 뛰어넘어 자유로운 표현의 도구로 자신을 사용할 자격증이다.
이것은 허점 투성이의 평범한 한 인간이 감동이란 불가사의한 시간을 창조하는 원동력이다. 습관에 젖어 흘러가는 시간을 매순간 붙들어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야 하는 미친(?) 작업이다. 사랑을 욕정으로, 인간을 돈으로, 삶을 죽음으로 내모는 거대한 자본의 톱니바퀴의 심장을 찌르는 나무칼이 되는 일이다. 그래서 미친 짓이다.
그러니 곱게 미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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