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이정수.
이정민
때는 2014년 1월이었습니다. 아내는 이미 만삭의 배가 되어있었죠. 결혼을 2013년 10월에 했으니까, 3개월 만에 만삭이 된 거죠. 참 신기하죠?! ㅋㅋㅋ
아무튼 아내가 만삭이 되면서, 저희 부부는 '쫀쫀이'(아기 태명, 초음파를 처음 찍었을 때 곰돌이 젤리같이 나와서 쫀쫀이가 됨)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내와 처녀 때부터 함께 하던 고양이 도로시와는 이별을 해야 했습니다. 아내가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음에도 키우고 있던 터라, 아기에게 해가 될까 염려스러워서, 제가 큰 결심을 한 거죠.
하지만 도로시와의 이별은 만삭의 아내를 더 우울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습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큼지막한 모습을 보며, 여자로서의 매력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걱정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전 아내를 따라 다니면서 방청객처럼 강한 리액션을 해 줬습니다.
아내가 거울을 보며 말합니다.
▲우리 뿌뿌의 만삭 때 모습. 참 매력적이죠?!
이정수
"나 얼굴도 되게 크고, 몸도 되게 크고, 큰 펭귄같아….""그래서 귀여운데!! 뿌뿌야(아내의 애칭)""아니야. 나 지금 되게 못났어!!""아니라니까. 참나!! 진짜 자신을 모르시네~! 내가 지금 뿌뿌의 장점을 얘기해줘?!!""그래... 얘기해 봐!""거울을 한번 봐! 얼굴에 살이 붙어서, 피부가 탱글탱글 해졌지? 그치?? 그리고 수술도 안 했는데 바스트가 F컵이 됐지?!! 얼마나 좋으냐? 너 평생 이런 호사를 또 누릴 수 있을 거 같아?!! 난 지금 완전 땡잡은 느낌이야! F컵이잖아!! 너 그거 내가 그렇게 만들어 준거니까, 감사합니다 해라.""치! 그래. 감사합니다. ㅋㅋㅋ""그리고 큰 엉덩이는 얼마나 찰진지 자꾸 두드려주고 싶어 미치겠다! 진짜!!"그러면서 아내의 엉덩이 찰싹! 찰싹! 두드려 줬습니다. 이정도 썰을 풀어주니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그러다가 또 만삭인 배를 보이며 그럽니다.
"이 배 봐!! 배가 다 텄잖아!!! 그리고 이 진한 임신선 무섭고 징그러~~ 나 어떻게 해!"더 이상 말로는 기분을 업 시켜 줄 수가 없겠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아내의 기분이 좋아질지, 순간적으로 뇌를 풀가동했습니다. 아! 좋은 생각이 났습니다. 일단, 아내를 소파에 앉혔습니다. 그리고 아내의 만삭의 배 위에 보드마카로 글을 적어줬습니다.
"'그대로 돌아 올 거야! 걱정하지 마. 전보다 더 매력적인 여자가 될 거야. 난 더 사랑할거고. 그러니까 아무걱정 말고 쫀쫀이 인간 만들자!!"
▲만삭의 모습이 못났다며 자책하는 아내를 위해 실시한 제 첫 번째 소프라이즈 입니다. 실제로 아내는 출산 후 더 매력적인 여자가 됐어요!
이정수
아내가 씨익 웃네요. 기분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아내의 기분이 좋아지니, 저도 좋습니다. 말이 씨가 된다고, 아기가 태어난 지 15개월인 지금! 아내는 예전보다 더 매력적인 여자가 되어있고, 전 예전보다 더 사랑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훗날, 이 모든 과정을 돌잔치영상으로 만들었습니다. 아기는 어차피 기억도 못 할 테니, 아내를 위한 영상을 만든 거죠.
* 방송인 이정수의 '소프라이즈' 2편으로 이어집니다.
▲ 뿌뿌! 다시 돌아올거야! 방송인 이정수가 만삭인 아내를 위해 직접 만든 헌정 영상. ⓒ 이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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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삭의 아내, 그 배에 보드마카로 이렇게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