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스 스토리영화를 본 모두가 기억하는 자동차 액션장면
조이앤클래식
성룡이 서있는 현실은 이처럼 순탄치 않지만 전성기만큼은 어느 누구와도 비할 수 없었다. <드래곤 블레이드>의 개봉에 발맞춰 재개봉한 두 편의 성룡 영화가 이를 증명한다. <폴리스 스토리>와 <폴리스 스토리 2-구룡의 눈>이 그것이다. <취권> 등 무술영화의 성공 이후 내놓은 할리우드 진출작 <배틀 크리크> <캐논볼> <캐논볼 2>가 연이어 좌초하면서 위기에 빠진 성룡을 재기시킨 작품이 바로 이 두 영화였다.
성룡 액션의 정점이라 불려도 부족하지 않은 이 작품들을 통해 그는 버스터 키튼과 해럴드 로이드 이후 최고의 동작 코미디를 보여준 배우로 평가받았다. 그는 이 두 편의 영화에서 경쾌하고도 리드미컬한 무술액션 뿐 아니라 기본적인 안전장치조차 하지 않고 위험천만한 스턴트를 수차례 거듭하며 당시로서는, 몇몇 장면은 지금까지도, 혁신적인 액션을 선보였다.
두 영화는 성룡이 직접 연출과 주연을 맡은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1편은 그가 제작·연출·출연한 130여 편의 영화 가운데 꼽힐 만한 명작이다. 그의 장대한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취권> <취권 2> <홍번구> 등 몇몇 작품만이 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성룡 영화는 이 영화 이후 <홍번구> <썬더볼트> <나이스가이> <CIA> 등 기라성 같은 작품들을 통해 하나의 장르로 완성되었다. 그리고 <폴리스 스토리>는 '성룡 영화'라는 장르에서 단연 최고의 작품이다. 이 영화를 설명하는데 더 이상의 표현은 필요하지 않다. 최고라는 말 밖에는.
홍콩 경찰청의 순경 진가구(성룡 분)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 영화는 그가 마약왕 주도의 위협으로부터 애인 아미(장만옥 분)와 증인 셀리나(임청하 분)를 지키고 악당을 일망타진 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순한 동작에서도 웃음의 포인트를 찾아내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경쾌한 동작을 연출해내는 특유의 액션에 더해 등장하는 모든 배우의 몸을 사리지 않는 스턴트가 시종일관 펼쳐진다. 부조리한 적을 소탕해나가는 성룡식 형사액션의 재미도 충분하다. <더티 해리>가 선보한 원톱 형사액션물 가운데 <폴리스 스토리>의 아성에 비견할 만한 것은 아마도 <다이하드> 뿐일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악당을 호쾌하게 때려눕히는 장면이야말로 '영화는 영화'라는 성룡 영화의 대리 만족적 특성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현실에선 이루어질 수 없겠지만 영화에서나마 성룡은 악당의 복부에 스물 세 방의 분노의 펀치를 꽂아 넣었으니까. 이 장면은 그 유명한 절벽 차량스턴트와 함께 이 영화를 성룡 액션의 결정판으로 만들어낸 명장면이기도 하다.
<폴리스 스토리>는 1984년에 제작되었으나 폭력성이 심하다는 이유로 한국에서 상영금지 처분을 받았다가 1988년에야 <폴리스 스토리 2>와 함께 개봉하였다. 이번 재개봉은 27년 만이다.
젊은 영화인 못지 않은 성룡 액션...건재함을 과시하다
▲폴리스 스토리 2영화의 한 장면조이앤클래식
이야기의 완성도 면에서는 전작에 미치지 못하지만 액션의 훌륭함에서는 전작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은 <폴리스 스토리 2> 역시 3월 26일 재개봉했다. 개봉 당시 1편을 뛰어넘는 흥행성적을 거둔 이 영화는 성룡과 장만옥을 그대로 주연으로 기용하고 마약상 주도 대신 폭발물 테러범을 악당으로 등장시켜 규모를 키웠다. 영화에 등장하는 놀이터 액션신, 자동차 피하기, 나아가 이동하는 트럭과 버스 위를 뛰어서 옮겨 타고 간판을 피해 유리창을 뚫고 건물에 진입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특히 유리창을 뚫고 건물에 진입하는 장면은 특별한 안전장치 없이 촬영을 진행했는데 성룡이 스턴트용 유리를 지나쳐 일반 유리를 뚫는 바람에 온몸에 유리파편이 박힌 것으로 유명하다. 키운 규모만큼 이야기의 허술함이 도드라지는 속편의 함정에 걸리고 말았으나 이 영화에서 보여진 성룡의 맨몸액션 만큼은 영화사에 기록되어 길이 전해질 가치가 충분하다.
중년에 접어든 후 액션의 속도와 세기, 창의성 면에서 힘에 부친 모습이 역력한 성룡이다. 그의 영화는 그의 액션이 드러내는 문제 이상으로 이야기의 허술함과 구성의 불균형을 내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성룡의 시대가 끝났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그가 과거만큼 빠르고 참신한 액션을 찍어내지 못하는 건 사실이지만 열정과 활동력만큼은 젊은 영화인 못지않기 때문이다. 어느새 환갑을 넘겼음에도 왕성한 활동력을 과시하고 있는 성룡은 지금 이 순간에도 핀란드 출신의 명감독 레니 할린 감독과 <스킵트레이스>를 촬영하는 중이다. 때문에 이번 재개봉은 성룡의 신작과 그가 전성기에 찍은 두 영화를 비교하며 감상할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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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GV, 강의,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