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1세기 중반 카이사르, 폼페이우스, 크라수스 세 사람은 1차 삼두정치로 로마 공화정을 이끌었다. 축구로 시선을 돌려보면 비안코네리(유벤투스 애칭), 로소네리(AC밀란 애칭), 네라주리(인터밀란 애칭)의 세 클럽은 챔피언스리그 우승 횟수 도합 12회를 기록하며 세계축구의 정점에 이탈리아 리그를 올려놓았고 세리에A 우승은 각각 30회, 18회, 18회로 치열한 각축전을 벌여왔다.
하지만 이 축구 트로이카는 초라한 현실에 처해 있다.
이탈리아의 경제의 전반적 불황에 더해 승부조작 스캔들과 낙후된 경기장, 축구장 내에서의 폭력과 인종차별, 그에 따른 관중수 감소로 인한 재정난, 이탈리아로 몰려들었던 스타들의 대거 탈출, 경기력 저하, 외국자본 유치 미비 등 총체적 난국을 겪으며, 크라수스가 전사하고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가 싸움을 벌이던 흥미로운 권력 쟁탈전을 축구에선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다.
홈 경기장을 새로 짓고 수익증대에 성공한 비안코네리가 두 클럽을 따돌리고 리그 3연패로 패권을 쥐었지만 1클럽 독주체제는 세리에A 팬들에게 제공할 재미있는 스토리를 충분히 만들어주지 못하고있는 실정이다.
치열하게 경쟁하던 트로이카가 한쪽으로 무게 중심이 쏠린 가운데 나머지 두 클럽은 열심히 뒤쫓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구단 소유 경기장을 확보하지 못한 로소네리와 네라주리는 이미 입장수입에서 비안코네리에게 뒤쳐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마땅한 해결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1차 삼두정치의 최종 승리자였던 카이사르는 갈리아에서 영토를 넓히고 브리타니아(영국)를 식민지로 만들며 로마 시민들의 지지를 이뤄냈지만 이탈리아 1위의 비안코네리는 잇따른 유럽대항전에서의 실패로 시대를 호령하던 자존심을 번번이 구기고 있다.
세리에A가 예전처럼 번성하기 위해선 재정난 해결이 급선무다.
그 옛날 정복사업으로 벌어들였던 금화들은 더 이상 없다. 해외자본들이 이탈리아로 들어오기엔 함께 유럽 3대리그를 구축하던 스페인과 영국리그가 버티고 있으며 이탈리아의 글로벌 마케팅 역시 딱히 두드러지는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지자체와 얽히고 설킨 구식 경기장으론 수익다각화는 어불성설이며 특히 로소네리의 이름값 있는 노쇠한 선수를 데려와 높은 연봉을 주는 것은 긴축재정을 취하는 현실에선 과도한 낭비이다.
역사를 조금 더 덧붙이자면 카이사르는 1차 삼두정치를 끝내고 종신 독재관으로 군림했다. 공화정 복귀를 원하는 자들에 의해 암살당한 후 2차 삼두정치가 있었고 옥타비아누스가 2차 삼두정치를 종결지으며 아우구스투스(영광된 자)로 제정 로마의 시대를 열고 팍스로마나의 기틀을 닦았다.
비안코네리가 카이사르처럼 종신 독재관이 될 것인가 거기서 더 나아가 유럽대항전을 제패하고 영광의 1인 제정시대를 열 것인가, 아니면 제2차 삼두정치처럼 혼란하지만 로소네리와 네라주리의 명가재건으로 치열한 트로이카의 시대가 다시 열릴 것인가!
세리에A의 앞날이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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