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상상같은 일을 겪으며 월터는 성장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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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이 현실 되다당장 사진을 찾아오지 못할 경우, 월터는 직장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셰릴은 사진가를 찾아 나서라고 외치죠. "Why not?" 그는 사진작가를 찾아 떠납니다. 티끌 같은 실마리를 찾아 월터는 그린란드로, 아이슬란드로, 아프가니스탄으로, 히말라야 산맥으로, 지구의 반대편 끝으로 떠납니다. 캐리어 가방이 아닌 서류 가방만 들고요. '위험을 무릅쓰고 어떠한 일을 함. 또는 그 일'이라는 뜻의 모험(冒險). 그 정의를 적극 옹호하듯, 모험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망망대해에 빠지기도, 상어를 만나기도 합니다. 화산 폭발을 등지고 가까스로 도망치기도 했죠.
갖가지 모험을 통해서 조금씩 월터는 성장해 갑니다. 그의 마음속 깊이 각인되어 있던 유년의 꿈은 한 장씩 인화되었습니다. 빌딩숲 속에서 박제되어 있던 월터는 생기를 찾기 시작했죠. 거의 쓰인 것이 없었던 월터의 SNS 자기소개란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가 본 곳'에는 환상적인 나라들이, '해 본 일'에는 가슴 뛰는 경험이 추가되었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나요? 그 평범한 잠언이 월터에게 이루어집니다. 그토록 찾던 사진작가를 거짓말처럼 만난 거죠. 그것도 히말라야 산 중턱에서 말이에요. 한 번의 큰 어려움은 있었지만 마감 막바지에 표지사진을 찾고, 가까스로 편집부로 넘깁니다. 표지사진은 최고의 사진이었죠. 삶의 정수를 유감없이 보여 주었습니다.
영화의 끝은 어떨까요? 아쉽게도 해피엔딩은 아니군요. 결국 해고당합니다. 아버지의 유품이었던 피아노도 팔아야 했고요. 너무 각박하지 않느냐고요? 그렇지만 그러기에 이 영화는 더욱 설득력을 갖습니다. 세상은 그리 녹록치 않으니까요.
그런데, 혹시 눈치 채셨나요? 영화의 중반부, 그러니까 월터가 사진가를 찾아 해외를 종횡무진 누비는 순간 말이에요. 그때부터는 월터의 상상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월터의 상상력이 고갈되었을까요? 혹시 상상보다 더 상상 같은 일들이 현실에서 일어났기 때문은 아닐까요? 그래서 더 이상 월터가 상상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은 아닐까요? 굳이 상상을 안 해도 더 멋진, 더 생생한 삶을 살고 있는 현실이 월터의 상상을 멈추어 버린 것이죠.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요? 그가 품어온 상상이 멋진 현실이 되었다고요.
▲이 시대의 월터 미티들에게 위로를 주는 영화cafe.naver.com/waltermitt
인생의 또다른 이름은...
이 영화의 원작은 <월터 미티의 은밀한 생활>(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입니다. 1939년 발표되었다는군요. 좋은 작품의 진가는 시간이 흘러도 변함이 없음을 새삼 느낍니다. 아니, 시간이 흐를수록 그 진가는 더욱 드러나기도 하죠. 제임스 써버는 월터를 통해 소심하고 예민한 중년 남성의 좌절을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았다고 합니다. '제2의 마크 트웨인'이라던 그의 별명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터무니없는 공상을 하는 사람', 월터 미티를 검색하면 나오는 뜻입니다. 사전에 소설의 주인공 이름이 등재되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주연을 맡은 벤 스틸러는 주로 패배자(Looser) 역할을 연기했죠. 그런 그의 외모와 연기력은 월터의 역할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게다가 감독까지 맡았으니 월터 미티의 캐릭터와 이야기를 그려내는 데 탁월할 수밖에요.
아! 한 가지 빠뜨린 사실이 있네요. 주인공 월터가 십수 년 동안 일했던, 그리고 해고당한 그 편집부의 이름을 말하지 않았군요. 바로 <Life>지입니다. 참 이상하죠? 'Life'(삶)를 박차고 나가서야 새로운 삶, 그가 전에 상상만했던 신나는 삶을 맛보았다는 사실. 참 아이러니합니다.
삶은 운명처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 주어진 삶에 의문을 갖고, 도전하고 모험해야만 전에 미처 맛보지 못한 삶의 정수를 느끼게 되는 건 아닐까요? <Life>지의 모토는 이렇습니다.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목적이다."
인생에는 수많은 이름이 있습니다. 우리를 북돋아주는 '사랑, 희망, 기쁨'이라는 이름도 있고, '절망, 외로움, 낙심' 등 우리가 견디어내야 할 이름도 있습니다. 각박함을 견디며 살아가는 이 시대의 많은 월터 미티 여러분, 인생에는 또 다른 이름이 있다는 것 알고 있나요? 바로 '모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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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문방구를 하고 싶었다>를 썼고, 다음 책을 구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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