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주완 "'더 파이브' 살인마 위해 이틀간 커피만 마셨죠"

[인터뷰] 기존 살인마와 다른 재욱 역..."'이 영화 찍다 죽어도 좋다'는 마음이었다"

슬라이드  영화 <더 파이브>의 인형 작가 재욱 역의 배우 온주완이 8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더 파이브>의 인형 작가 재욱 역의 배우 온주완이 8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조경이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배우 온주완이 연기한 영화 <더 파이브> 속 살인마는 그동안 어떤 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이색적인 인물이다. 온주완은 이번 영화에서 극악하고 잔인무도하기만 했던 살인마가 아닌, 만화 속에서 등장할 법한 미소년스러운 외모에 대외적으로는 전도유망한 인형작가이면서 살인을 저지르는 인물을 연기했다.

2004년 <발레교습소>로 데뷔해 영화 <피터팬의 공식><무림여대생>까지, 온주완도 여느 청춘스타처럼 그런 청춘의 방황과 사랑을, 혹은 그 선에 맞는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하지만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전환점이 된 작품을 맞이했으니 바로 2012년 임상수 감독의 영화 <돈의 맛>이다.  

기존의 선하고 순수한 눈빛이 비열하고 표독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 바로 <돈의 맛>이다. 극중 온주완이 김강우와 캥거루 자세의 액션신을 선보였을 때, 극장에서 는 '키득키득' 하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올 만큼 그는 다소 모자라 보이지만 사실 완벽했던 재벌가 자제를 제대로 연기해 냈다.

<돈의 맛>에 이어 영화 <더 파이브> 또한 온주완에게는 또 한 번의 연기 변신을 선보일 기회가 됐다. 온주완은 집요하리만큼 용의주도한 인물이자, 완벽주의자 살인마인 '아티스트' 재욱을 연기했다.

"날 반대했던 강우석 감독에게 '잘 했다'는 말 듣고 눈물이 났다"

슬라이드  "내가 이 영화를 찍었을 때, 몇 가지 목표가 있었다. 그 중 뚜렷하게 기억에 남는 게 '편집본이 나오는 날 강우석 감독님께 잘 했다는 말을 듣겠다'는 것이었다."
"내가 이 영화를 찍었을 때, 몇 가지 목표가 있었다. 그 중 뚜렷하게 기억에 남는 게 '편집본이 나오는 날 강우석 감독님께 잘 했다는 말을 듣겠다'는 것이었다."이정민

- <더 파이브> 시나리오를 보고 적극적으로 출연 의사를 감독에게 전달했다고 들었다.
"사실 시나리오가 나한테 들어온 것은 아니었다. 캐스팅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읽어 보았는데 끌림이 있었다. 이 살인마는 기존의 살인마들처럼 거부감이 들지 않고 캐릭터가 아름다워 보여야 했다. 만화적인 캐릭터라서 매니저에게 내가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시작이 됐다."

- 그런데 <더 파이브> 제작사 시네마서비스의 수장인 강우석 감독이 캐스팅을 반대했다고.

"연출을 하신 정연식 감독님은 나를 정말 좋아하셨고, 캐스팅하고 싶다고 하셨다. 감독님의 웹툰 '달빛 구두'를 영화화하려 했을 때 나를 남자주인공으로 생각해뒀는데, 내가 군대에 있었다더라. 그래서 내가 제대하고 (<더 파이브>를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와서 너무 좋다고 하셨다. 그런데 강우석 감독님은 '나는 온주완이라는 배우를 모른다'고 반대하셨다고 한다. 결국 카메라 오디션을 봤고, 그 영상을 강우석 감독님이 보고 난 후에 캐스팅이 됐다."

- 2004년 영화 <발레교습소>로 데뷔해 올해로 배우로 9년째다. 강우석 감독이 '온주완을 모른다'고 했을 때 많이 서운했을 것 같다.
"내가 이 영화를 찍었을 때, 몇 가지 목표가 있었다. 그 중 뚜렷하게 기억에 남는 게 '편집본이 나오는 날 강우석 감독님께 잘 했다는 말을 듣겠다'는 것이었다. 정연식 감독님에게도 그 이야기를 했다. '이 영화 왜 하는지 아냐. 시나리오도 물론 너무 좋지만, 강우석 감독님께 잘했다는 말을 들으려고다'라고 했다. 시사회에 앞서 가편집본을 보신 강우석 감독님이 배우들을 다 소집해서 '잘 해줘서 고맙다'고 해주셨는데, 그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 재욱은 기존의 살인마들과는 좀 다르게 아티스트적이다. 직업이 인형작가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외적인 비주얼도 매우 만화적이다.
"(재욱은) 만화적인 부분과 현실적인 부분이 섞여서 만들어진 것 같다. 특히 재욱이 여자들을 죽일 때 상반신 노출을 하는데, 운동도 물론 했지만 이틀 동안 수분을 빼려고 커피만 마셨다. 감독님은 (재욱의) 슬림하고 탄탄한 몸매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으셨는데, 내가 봤을 때 이 인물은 일을 하는 부분 외에 자신을 가꾸는 부분에서도 완벽주의일 것 같았다.  감독님도 나의 의견을 존중해 주셔서 꾸준히 운동하면서 몸을 다듬었다."

- 인형작가 역할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은 있었나.
"사람 뼈를 갈아서 인형의 원재료로 쓰는 인물이다. 조각가일 수 있고 미술가이기도 한데, 어머니가 미대를 나오셨다. 그래서 내가 미술에 아주 젬병은 아니다. 사실 클로즈업 촬영을 할 때엔 전문가 분이 손동작을 대신 찍어 주셨지만, (인형의) 눈썹 그리고 뼈 가루를 만드는 등의 장면은 내가 다 했다."

"'더 파이브', '내가 이걸 찍다 죽어도 좋다'는 마음으로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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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슬라이드  "여배우들과 액션신을 찍을 때는 무조건 한 번에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몇 번씩 촬영하게 되면 때리는 나도 그렇고 맞는 상대도 더 힘들다."
"여배우들과 액션신을 찍을 때는 무조건 한 번에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몇 번씩 촬영하게 되면 때리는 나도 그렇고 맞는 상대도 더 힘들다."이정민

- 극중 재욱은 은아의 남편과 딸을 모두 살해한다. 그러면서 재욱을 쫓게 되는 은아 역의 배우 김선아와는 거친 액션신까지 험한 촬영을 함께 했다.
"(김선아는) 누나이지만 실제는 여리고 여성스러운 부분이 많아서 나이를 떠나서 보듬어 주고 싶은 스타일이다. 누나가 '이게 힘든 거 같아, 오늘 다쳐서 아파' 그러면 '많이 다쳤어? 어디 보자' 그러면서 보듬어 주고 싶었다. 연기적으로는 워낙 베테랑이라서 호흡이 잘 맞았다. 상대방한테 내 연기에 대한 믿음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누나에 대한 믿음으로 나도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여배우들과 액션신을 찍을 때는 무조건 한 번에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몇 번씩 촬영하게 되면 때리는 나도 그렇고 맞는 상대도 더 힘들다. 그래서 액션을 할 땐, '빡세게 한 번에 가자'는 스타일이었다."

- 액션신이 유난히 많았다. 어떤 장면이 가장 힘들었나? 함께 작품에 출연한 마동석은 '온주완이 액션을 굉장히 잘 한다. 앞으로 더 화려한 액션영화에 출연해도 굉장히 잘 할 것'이라고 하던데.  
"(마)동석이 형이랑 들판에서 싸운 것이 가장 힘들었다(웃음). 오토바이를 타고 추격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들판을 구르고…. 그때는 사실 돌에 찍히건 뭐하건 정신없이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액션을 찍을 때는 약간의 희열이 느껴진다. 다치고 해도 그 당시에는 이상하게 아프지가 않다. 대역 없이 전부 액션을 다 했다. 사실 연기를 한지 10년이 다 되어가지만 이 영화를 할 때는 정말 신인의 마음으로 했다. '내가 이걸 찍다가 죽어도 좋아'라는 생각이었다."

- 그런데 재욱이 왜 사이코 살인마가 되었는지는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다.
"처음 감독님께 '이 아이가 왜 살인을 하게 되었을까요?'라고 여쭤본 적이 있다. 감독님은 '이 아이는 성악설을 타고 났다'고 했다. 원래부터 악이라는 존재로 태어난 아이라는 것이다. (재욱이) 여자들을 죽이면서 '이 사람을 내가 재창조 시킨다'는 대사를 하는데, 이를 통해서 이 사람의 성향을 살짝 엿볼 수 있다. 이놈은 원조교제를 하는 등 방탕한 아이들을 '네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게 아니니까 인형으로 만들어 줄 테니 아름답게 살라'는 논리를 가진 거다."

"강이 흘러가는 속도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처럼, 꾸준하고 싶다"

슬라이드  "천천히, 이대로가 좋은 것 같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내가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을 잘 해내고 싶다."
"천천히, 이대로가 좋은 것 같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내가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을 잘 해내고 싶다."이정민

- 실제 성격은 어떤가.
"살인마 역할을 맡았다고, 내일 (사람을) 죽이는 신을 찍어야 한다고 계속 감정을 잡고 있는 스타일은 아니다. 현장에 가서 사람들과 편안하게 이야기하다가, 촬영이 들어가기 10분 전부터 초 집중을 해서 그때부터는 굉장히 민감해 진다. 신에 들어갈 때는 떠들고 웃었던 사람들의 모습을 싹 잊고 집중하는 거다. 그 외에의 시간에는 '무조건 현장에선 즐겁게 해야 한다'는 주의다. 스태프가 지치면 능률이 떨어질 거라고 생각해서 현장에서는 밝고 붙임성이 있게 행동하는 편이다. "

- 군대도 다녀왔고, 서른이 넘었다.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현재 <방자전>을 연출한 김대우 감독의 신작 <인간중독>을 촬영 중이라고 들었는데.  
"군대를 다녀와서 생각도 더 많아졌다. 또, 사람이 사랑을 지독하게 하거나 아픔을 지독하게 겪거나 가족애나 그런 것들을 겪다 보면 성장한다고 하는데 나도 사랑도 해 보고 아픈 아버지에 대한 걱정도 많이 해 봤다. 그리고 내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하다 보니 조금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깊어지고 그러는 것 같다. 

천천히, 이대로가 좋은 것 같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내가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을 잘 해내고 싶다. 그 속도가 빠르게 됐든 천천히 됐든, 강이 흘러가는 속도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처럼 그렇게 지금처럼만 계속 꾸준하고 싶다."


[오마이프렌드] '발레교습소'부터 시작된 인연 '윤계상'


슬라이드  "윤계상은 '형 나 이런 일이 있었어. 이런 작품 들어가' 그럼 '그래 잘 해라. 넌 잘 할 거야'라고 늘 응원해주는 멘토다."
"윤계상은 '형 나 이런 일이 있었어. 이런 작품 들어가' 그럼 '그래 잘 해라. 넌 잘 할 거야'라고 늘 응원해주는 멘토다."이정민

배우 온주완은 가장 의지가 되는 형으로 영화 <발레교습소>에서 함께 주연을 맡았던 윤계상을 꼽았다.

"<발레교습소>가 나에게도 데뷔작이었고 형에게도 데뷔작이었다. 계상이 형과 있으면 내가 애교가 많고, 형은 남자답다. 내가 형한테 많이 기대는 편이다. '형 나 이런 일이 있었어. 이런 작품 들어가' 그럼 '그래 잘 해라. 넌 잘 할 거야'라고 늘 응원해주는 멘토다. 5살 차이가 나는데, 형은 굉장히 든든하고 남자답고 젠틀하다. 그리고 가족을 너무 사랑하는 그런 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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