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의 빨간 구두, 누가 만들었을까?

[스타를 만드는 신의 손] 할리우드서도 사랑 받는 구두 디자이너 지니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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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아이유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조경이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구두를 만들고 싶어요. 구두 디자이너 지미추와 비교를 하며 '한국의 지미추'라고도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는데 세계 속의 지니킴이 되는 게 포부입니다."

구두디자이너이자 브랜드 지니킴의 대표인 지니킴(본명 김효진·35). 2006년 자신의 영어 이름을 따서 런칭한 지니킴은 올해 7년째 국내 톱스타들은 물론 해외 할리우드 스타들도 사랑하는 브랜드가 돼 전세계 잡지에 수시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덩달아 한국 디자이너인 지니킴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의상학과를 졸업했지만 디자이너로서는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던 지니킴은 처음에 잡지사 <보그> 패션 어시스트로 일을 시작했다. 패션 홍보대행사에서도 일을 하다가 좀 더 새로운 것에 도전해 봐야겠다고 결심, 25살에 미국 유학을 떠났다. 

지니킴은 미국의 파슨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유명한 학교인 미국 뉴욕의 패션학교 FIT에 입학해했다. 바이어가 되고 싶었던 그녀는 패션비지니스를 배우다가 우연히 룸메이트가 구두를 직접 만드는 것을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따라서 만들기 시작했고, 그게 그녀의 평생 직업이 됐다.

구두공장에서 월급 80만 원으로 시작...커피 타며 디자인 배워

 구두디자이너 지니킴이 16일 오후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매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구두디자이너 지니킴이 16일 오후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매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이정민

"귀국 후 성수동의 구두공장 막내 디자이너로 취업해 커피를 타면서 디자인을 제대로 배웠던 것 같아요. 유학 갔다 와서 그때가 27살이었어요. 80만 원 받고 일할 때였죠. 엄마가 '옆집 딸내미는 3천만 원 연봉을 받는데 넌 뭐하냐'며 타박도 많이 했어요."

그렇게 성수동에서 커피타고 청소하면서 디자인을 배우고, 실제 구두를 만드는 과정도 직접 해본 그녀는 인터넷에서 2006년 처음으로 자신의 브랜드인 지니킴을 만들어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할리우드 스타일'에서 콘셉트를 잡았다.

"구두를 만드는 방법을 알아야 디자인을 할 수 있어요. 발에 신고 걸어야 하는 것이고, 제가 그린 디자인이 안 된다고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게 가능하다고 설명하려면 굉장히 많이 알아야 하거든요. 그때는 구두를 너무 좋아해서 집 안에 있는 구두 다 뜯어서 제가 원하는 천을 가지고 다시 조립해보고 그랬던 것 같아요. 디자인도 엄청 많이 그리고요. 너무 재미있어서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제 브랜드는 할리우드 글래머러스 스타일, 레드카펫 스타일이라고도 이야기할 수 있어요. 매일 신는 구두는 아니지만 특별한 날 신을 수 있는 구두가 저희 콘셉트입니다. 화려한 구두들이 많아요. 다른 브랜드에서 볼 수 없는 컬러, 실크 같은 소재를 쓰기도 하고, 스와로브스키를 활용한 반짝이는 구두도 있어요."

콘셉트대로 할리우드 스타들에게 자신의 구두를 신기기 위해 지니킴은 다시 미국으로 다 무작정 할리우드 숍을 돌아다니면서 홍보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니킴의 구두는 할리우드 몇몇 숍에 입고됐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외국잡지를 보다가 자신의 구두를 패리스 힐튼, 린제리 로한, 제시카 알바 등 유명한 신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

19개 매장, 120여 명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지니킴

 "고객들에게 계속 다양한 것을 보여줘야 해서 시즌마다 150가지의 스타일을 만듭니다. 그걸 제가 다 할 수는 없고 저는 콘셉트와 소재를 정하는 등 디렉팅을 맡고, 나머지는 디자이너들이 하죠."
"고객들에게 계속 다양한 것을 보여줘야 해서 시즌마다 150가지의 스타일을 만듭니다. 그걸 제가 다 할 수는 없고 저는 콘셉트와 소재를 정하는 등 디렉팅을 맡고, 나머지는 디자이너들이 하죠."이정민

"짧은 시간에 운이 좋았는지 할리우드 스타들이 제 구두를 신고 있더라고요. 그 잡지를 보고 미국 바이어들이 연락을 해와서 해외에 진짜 진출하게 됐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큰 백화점 중에 하나인 노드스트롬 백화점에 입점 돼 있고요, 지니킴 자매브랜드인 페르쉐는 영국에서 가장 럭셔리한 백화점인 하비니콜스의 홍콩 2군데 지점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성수동 공장에서 일했던 그녀는 이제 총 19개 매장에, 총 120여 명의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여성 사업가가 됐다. 지니킴은 공장도 직접 운영하는데, 성수동에서 구두를 만드는 장인을 비롯해 매장 직원, 디자인팀, 마케팅, 온라인 판매팀까지 총 지휘하고 있었다.

"지니킴 브랜드의 디자이너는 5명, 페르쉐 디자이너는 3명이에요. 시그니처 라인이라고 해서 정말 지니킴을 보여주는 라인은 제가 직접 디자인을 하고요, 고객들에게 계속 다양한 것을 보여줘야 해서 시즌마다 150가지의 스타일을 만듭니다. 그걸 제가 다 할 수는 없고 저는 콘셉트와 소재를 정하는 등 디렉팅을 맡고, 나머지는 디자이너들이 하죠."

지니킴의 디자인 감각이 200% 발휘된 최근 작품은 바로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서 주인공 개츠비가 사랑했던 단 한 여자(캐리 멀리건 분)를 보고 모티브를 얻은 구두 '데이지'다.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그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퍼플이나 라벤더의 느낌을 썼고, 디자인은 1930년대 스타일을 믹스했어요. 그런데 하이힐로 만들면서 좀더 현대적인 감각을 유지했습니다. 사실 3,40년대 잡지를 많이 보고 그것을 트렌드와 많이 섞어요. 컬러나 디자인을 요즘 스타일로 바꿀 때도 있고요."

지니킴 구두 데이지(Daisy)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서 영감을 받아서 여주인공의 이름을 따 지니킴만의 스타일로 제작 된 '데이지'는 지니킴 시그니처인 우아한 새틴 소재와 화려한 스톤 장식으로 1920~30년대 미국의 번영과 퇴폐적 시대상을 담아내고 있다.
지니킴 구두 데이지(Daisy)영화 <위대한 개츠비>에서 영감을 받아서 여주인공의 이름을 따 지니킴만의 스타일로 제작 된 '데이지'는 지니킴 시그니처인 우아한 새틴 소재와 화려한 스톤 장식으로 1920~30년대 미국의 번영과 퇴폐적 시대상을 담아내고 있다. 지니킴

오랜만에 컴백한 가수 아이유의 타이틀 곡 '분홍신' 무대에 쓰이는 빨간색 구두를 제작한 사람도 지니킴이다. 그녀는 "스타일리스트가 가운데 스트랩이 한 줄 들어간 게 콘셉트라고 제시해줘서 메리제인 스타일로 만들었다"며 "좀 더 복고적인 느낌을 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아이유뿐만 아니라 소녀시대도 지니킴이 디자인한 구두를 신고 무대 위에서 많은 활동을 했다. 또한 수지, 한지혜, 미란다 커 등의 스타들도 지니킴을 사랑하는 유명인들이다.

"한국 수제화는 장인들의 작품...세계적으로 뒤쳐지지 않아" 

"공장의 장인들은 실력이 굉장히 뛰어나지만 사실 고집도 있으셔서 같이 일을 하는 게 쉽지만은 않아요. 제가 공장에서 일하는 시간도 많은데 본드 냄새가 좀 나서 힘든 것 말고는 괜찮습니다. 문제는 10년 후, 우리나라에 수제화를 만드는 분들이 많이 사라질 것 같다는 전망이에요. 이태리 명품 공장에 가보면 다 젊은 사람들이 구두를 만드는데, 우리나라는 50대 이상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배우려고 하는 젊은 분들이 없어서 그게 좀 아쉬워요."

수제화인 지니킴 브랜드는 미싱 빼고는 기계를 거치지 않고 모두 장인의 손을 거쳐서 만들어내고 있었다. 고객이 주문하면 손으로 모든 것을 다 만들어 낸다고. 

 "여자들은 '구두'라는 말만 들어도 굉장히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그런 구두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게 너무 즐겁고 행복해요."
"여자들은 '구두'라는 말만 들어도 굉장히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그런 구두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게 너무 즐겁고 행복해요."이정민

"수제화는 되게 가벼워요. 한국에서 생산하는 구두들은 거의 수제화라고 보시면 돼요. 장인들이 거의 다 만들어내는 성수동 시스템이죠. 한국의 브랜드 구두들이 이태리 명품 구두와 비교해서 전혀 품질이 떨어지지 않아요. 제가 이태래 구두 명품 브랜드 공장도 정말 많이 다녔거든요. 지미추·발렌티노·마크 제이콥스의 이태리 공장에 다 가보았는데 성수동 공장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물론 가죽은 이태리 가죽이 좋지만요."

구두디자이너로서 가장 좋은 점을 물어보니, 지니킴은 "내가 원하는 구두를 직접 만들어 신을 수 있다"는 것을 꼽았다.

"여자들은 '구두'라는 말만 들어도 굉장히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그런 구두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게 너무 즐겁고 행복해요. 그리고 사실 옷은 웬만하면 다양한 브랜드, 다양한 콘셉트가 많아서 고르기가 수월할 수 있는데 구두는 딱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기 어려울 수 있어요. 그런데 저는 내가 원하는 구두를 직접 만들어 신을 수 있어서 그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일을 하면서도 정말 재밌어요."

2013 가을/겨울 구두 트렌드는?
"털이 들어간 바이커 부츠"

 "구두를 너무 좋아해서 집 안에 있는 구두 다 뜯어서 제가 원하는 천을 가지고 다시 조립해보고 그랬던 것 같아요. 디자인도 엄청 많이 그리고요. 너무 재미있어서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구두를 너무 좋아해서 집 안에 있는 구두 다 뜯어서 제가 원하는 천을 가지고 다시 조립해보고 그랬던 것 같아요. 디자인도 엄청 많이 그리고요. 너무 재미있어서 많이 했던 것 같아요."이정민

"예전에는 털로 만든 스타일이 많지는 않았는데 날씨가 춥고 눈도 많이 오다보니 털 디자인이 많이 선보일 것 같아요. '바이커 부츠'라고, 오토바이 탈 때 신을 법한 부츠인데, 안에 털이 들어가 있는 스타일이 유행할 것 같아요. 예전에는 펌프스 구두가 굉장히 잘 나갔는데, 요즘 가을이 짧아서 펌프스가 많이 안 팔리고, 워커나 부츠가 더 잘 나가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트렌드는 어느 브랜드에서나 스니커즈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이에요. 패션 스니커즈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많아지고 있어요. 신발 내부에 굽이 다 들어간 하이탑 스니커즈도 전세계적인 트렌드입니다." 



지니킴 아이유 분홍신 페르쉐 수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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