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14회 전주국제영화제 <천안함프로젝트> 상영 후 이어진 관객와의 대화
성하훈
이 영화는 재현 화면으로 연출된 천안함 관련 재판 과정과 증언을 통해 해군 주장의 허술함을 부각하고 있다. 영화에 나오는 재연 장면과 신상철씨 변호사의 이야기는, 신상철씨가 천안함 좌초 주장을 펴다 명예훼손으로 고소된 사건은 천안함의 실체 확인이 먼저 돼야 명예훼손 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재연 장면으로 연출된 법정 증언에서 신상철씨를 개인적인 차원에서 고소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고소 고발에 따른 법정 출석과 관련 업무 등은 상부의 허락을 받은 공적인 사무라고 밝혀 천안함 관련 고소 사건의 실체를 엿보게 해 주고 있다.
특히 <천안함 프로젝트>는 천안함 침몰 이후, 구조 작업을 위해 같은 날 같은 장소에 투입된 군 관계자들의 증언이 다른 이유가 의문이 증폭되는 한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 사람은 완전히 가라앉기 전 물 위에 떠오른 함수를 봤다고 말하고, 한 사람은 못 봤다고 말한다. 물 속에 잠긴 배의 위치를 찾는 것도 어선들을 동원할 경우 채 몇 시간이 걸리지 않는 일임에도 사고 직후 어선 출항을 금지시키며 이를 지연시킨 군의 대응에 대해서도 영화는 물음표를 던진다.
명예훼손으로 신상철씨를 고소한 군이 도리어 법정에서는 상대 변호사에게 심문을 받는 모습으로 수세적인 입장이 되는 것은 눈여겨 볼부분이다. 백승우 감독은 이 장면에 대해 "영화에서 하고 싶었던 말이 그 법정증언에 다 담겨 있어 연출된 화면으로 재연하게 됐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영화의 결론은 소통 문제다. 정부 발표를 믿는 사람도 있고 안 믿는 사람도 있는 현실에서 마치 정부의 발표에 의구심을 가지면 종북으로 몰아 마녀사냥을 하려는 세태의 모습을 지적한다.
영화에서 이종인 대표는 "그만 떠들고 조용히 하라는 이야기를 여러 경로를 통해 들었다"며 "그렇게 말하는 게 누구냐고 물어보면 아주 윗선이라고만 하는데, 차라리 공식적인 문서를 통해 입을 다물라고 하면 그렇게 해 주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증언한다. 의문을 해소시켜 주기는커녕 어떻게든 가로막으려만 하는 모습을 지적한 것이다.
정지영 감독이 천안함을 다시 끄집어내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숱한 의문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가라앉아 있는 천안함 문제에 대해 의심을 공유해 보자는 생각이 작용한 것이다. 정 감독은 "북한소행이 아니라고도 단정 짓지 못하는 사안"이라며 "가라앉은 의문을 끄집어 내 보자"고 제안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안 하는 것 같아 하게 됐다"며 '내가 연출을 맡았으면 더 강하게 나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시각에서 의문점 던져야 건강한 문화"
▲천안함프로젝트를 연출한 백승우 감독과 나레이터 및 재연 장면 배우로 출연한 배우 강신일성하훈
영화에 대한 관심만큼 첫 상영에 대한 관객들의 열기도 뜨거웠다. 여러 개의 질문이 쉴 새없이 오갔는데, 한 관객은 혼란에 빠지길 원한 것 아닌지 의문이라면서 갈등을 부추기기 위해 만든 건 아니냐고 공격적인 질문을 했다.
이에 대해 백승우 감독은 "감독으로는 던진 것일 뿐이고 받아들이는 것은 각자의 몫"이라며 "정부의 이야기는 그동안 많이 들었으니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고 응수했다.
백 감독은 처음부터 소통에 초점을 두고 제작했다며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이 같은 것도 그 때문이라며 "영화 도입부에 소통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면 나 역시 관객과 소통할 생각이 없는 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속 내레이터와 재연 장면의 변호사로 출연한 배우 강신일씨는 정지영 감독을 스크린쿼터 반대 투쟁을 할 때부터 알고 지내왔다며 "(정 감독이) 저를 찾아주신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열심히 재밌게 했는데, 편집된 부분이 있는 것은 아쉽게 생각하지만 "다양한 시각에서 의문점을 던져줘야 건강한 문화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영화의 의의를 강조했다.
전주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천안함프로젝트>는 천안함 문제를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부러진 화살>과 <남영동 1985>등으로 영화의 최전선에서 도전적 문제의식을 나타내고 있는 정지영 감독이 의지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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