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품은 달> 포스터

<해를 품은 달> 포스터 ⓒ MBC


2012년 안방극장은 그야말로 장르의 향연이었다. <해를 품은 달>로 시작해 <추적자>를 거처 <마의>로 끝난 올 한해의 드라마는 퓨전사극부터 멜로, 스릴러, 사회고발 드라마까지 다양한 장르로 매 작품마다 화제를 모았다.

장르가 다양했음에도 일정한 패턴은 있었다. <해를 품은 달>과 <전우치>등의 픽션 사극에서부터 <옥탑방 왕세자> <닥터진>등의 타임슬립물, 그리고 <추적자>,<골든타임>등의 사회고발 드라마가 열풍을 이끌었다. 올 한해 안방극장을 달궜던 드라마를 정리해봤다.

봇물처럼 터진 사회고발성 드라마

올 한해 드라마 흐름의 큰 축은 사회고발 성격이 강한 드라마가 맡았다. 보통 시청자들이 주인공의 진한 사랑에 열광하기에 멜로는 단골처럼 등장하지만 올해 유독 멜로 라인이 불분명하면서 강한 사회 비판 정신이 담긴 작품들이 시랑을 받았다.

시작은 <추적자 The Chaser>(이하 '추적자')였다. <추적자>는 갑작스런 딸의 죽음을 추적해 나가는 아버지 백홍석(손현주 분)의 이야기다.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또 다른 주인공인 강동윤(김상중 분)을 통해 경제계와 정치계의 어두운 면을 냉정하게 그려냈다. 또한 힘없이 권력에 의해 당하고마는 백홍석을 통해 서민의 애환을 그려 대중성과 작품성을 둘 다 잡았다.

<골든타임>과 <유령>도 맥을 같이 하였다. <골든타임>은 한 종합병원 중증외상센터를 배경으로 했지만 병원에 국한되지 않고 학벌주의나, 물질만능주의 등 우리사회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꼬집었다. <유령> 또한 사이버 수사대를 배경으로 타진요 논란, 연예인 성접대, 대규모 정전사태, 성적 지상주의 등 사회 문제를 배합해 다시금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역할을 했다.

현재 방송중인 <드라마의 제왕> <청담동 엘리스>는 얼핏 신데렐라 성공기 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드라마 제작 환경의 이면을 보여주면서 현실을 비꼰다든지 소위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20대 비정규직들의 애환을 그리기도 했다. <학교2013> 역시 학원가에서 일어나는 왕따, 체벌 등의 문제들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추적자> 포스터

<추적자> 포스터 ⓒ SBS


픽션사극과 타임슬립 열풍 속에 정통사극의 존재감

올해 초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을 그야말로 열풍이었다. 그동안의 사극은 역사적 배경에 기초한 정통사극에 가까웠다면 올해는 다양한 성격의 사극들이 등장해 시청자들의 선택권을 넓혀줬다.

설화를 바탕으로 한 <아랑사또전> <전우치>와 또 타입슬립(시간 여행) 요소를 가미한 <옥탑방 왕세자> <신의> 그리고 정통사극 가까웠던 <무신> <마의>까지 사극이라는 틀 안에서도 서로 다른 개성이 분명한 작품들이었다.

특히 <옥탑방 왕세자> <닥터진>을 필두로 한 타임슬립물은 작가의 상상력을 충분히 가미해 색다른 맛을 선보였으며 안방극장에 판타지 바람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타임슬립물이 다 흥행한 것은 아니었다. 조선시대 왕세자가 21세기로 와 겪는 사건을 코믹하게 그려냈던 <옥탑방 왕세자>는 시청률이 높았지만 후발주자였던 <닥터진>이나 <신의>등은 상대적으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타임슬립과 함께 설화를 바탕으로 한 사극 역시 짚어볼만하다. 밀양지방의 전해 내려오는 설화를 바탕으로 했던 <아랑사또전>은 배우 캐스팅 면에서나 소재 면에서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혔으나 막상 뚜껑을 얼어보니 극전개가 허술하다는 등의 평가를 받았다. 현재 방송중인 <전우치> 역시 시청률이 다소 오르고 있긴 하지만 기대만큼 성적을 내고 있진 못한 상황.

정통사극에 가까운 작품들도 주목을 받았다. 고려 무인 정권기를 다룬 <무신>은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 소재나 작품의 짜임새 면에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또한 사극의 거장 이병훈 PD의 신작 <마의> 역시 여전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방송 중에 있다.

 <마의> 포스터

<마의> 포스터 ⓒ MBC


정통 멜로의 부활도 반갑다...<착한남자> <보고싶다>

드라마의 큰 축은 누가 뭐래도 러브라인이다. 특히 2012년의 멜로 드라마의 키워드는 단연 첫사랑으로 꼽을 수 있다. 물론 첫사랑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많았지만 특히 올 한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이하 '착한남자') <보고싶다>는 인상적이다.

<해품달>의 현대판 이라 해도 좋을 <보고싶다>는 어린 시절에 사랑에 빠진 이들이 불행한 사건으로 헤어진 뒤 성인이 되어 재회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아픈 사랑의 모습을 그려내며 멜로 뿐 아니라 아동 성폭력 문제, 사형제 폐지 논란 등 사회문제도 적절하게 담아내고 있는 것.

정통 멜로를 표방했던 <착한남자>는 한남자의 순애보적인 사랑을 그리면서도 물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보여 주었다. 올 하반기 최고 청춘스타로 꼽을 수 있는 송중기와 문채원이 좋은 호흡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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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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