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0일에 열린 부산 KT와 고려대의 경기는 앞서 29일에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 경희대의 매치와 더불어 2012 프로-아마 최강전 1라운드의 최고 빅매치로 손꼽혔다.

부산 KT와 고려대의 승부가 농구팬들의 관심을 끈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KT에는 이번 시즌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고 있는 국보센터 서장훈과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프로에 입단한 장재석 등의 센터진이, 고려대에는 당장 프로에 와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이승현과 고등학생 신분으로 국가대표가 되며 제 2의 서장훈이라 불린 이종현 등의 센터진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장훈, 장재석, 이승현, 이종현 등 세대를 뛰어넘는 빅맨 자원들이 두 팀에 넘쳐났고 특히 대학 입학 예정자 신분으로 공식 대회에 첫 선을 보일 이종현에 대해, 이종현이 프로팀을 상대로 어떤 활약을 보일지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농구팬들의 관심대로 고려대의 이종현과 이승현은 더블 포스트를 구성하며 경기에 나섰고 KT에서는 시즌 도중 많은 부상에 시달린 국보 센터 서장훈 대신 2년차 김현민이 루키 장재석과 함께 KT의 골밑을 구성했다.

애초에 많은 이들의 초점은 이종현, 이승현, 장재석 등에게 맞춰졌기 때문에 서장훈 대신 선발 출장한 김현민에게는 관심이 분산되지 않았고 심지어 김현민을 투입한 KT의 전창진 감독도 김현민의 활약에 대해 큰 기대를 갖지 않았음을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남겼다.

김현민의 이번 시즌 성적만을 보면 김현민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이번 시즌 서장훈과 장재석의 가세로 인해 1군 8경기에만 출장한 김현민은 평균 5분 54초를 뛰며 0.9득점 1.9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데 그쳤고 지난 시즌보다 줄어든 출장 기회 속에서 뜨겁게 벤치를 달궜다.

그리고 실제로 김현민은 이 날 전반전에 4득점만을 올리며 별다른 임팩트를 보이지 못했다. 함께 골밑을 지킨 루키 장재석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파울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지 못했고 KT는 이승현과 이종현이 버틴 고려대의 높이에 고전했다.

그렇지만 전반전에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중점을 둔 김현민은 3쿼터부터 무시무시한 모습을 선보였다. 김현민은 3쿼터에만 11득점을 올리며 전반전에 밀리던 KT의 역전을 이끌었고, 4쿼터에서도 10득점을 몰아넣으며 고려대의 전의를 상실시켰다.

이날 김현민이 남긴 최종 성적은 38분 25초 출장에 25득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이었다. 팀 동료인 루키 장재석이 파울 관리 실패로 21분 21초를 뛰며 2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데 그쳤고, 고려대 이승현과 이종현이 각각 40분 풀타임을 뛰며 합계 24득점 17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이 날 김현민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이번 시즌 들어 국보 센터 서장훈과 1순위 신인 장재석의 가세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뜨겁게 벤치를 달굴 수밖에 없었던 김현민은 사실상 제대로 된 첫 출장 기회를 프로-아마 최강전 1라운드를 통해 잡았고, 그 기회를 최대로 살려냈다.

대학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고려대를 상대로 멋진 활약을 펼쳐 보인 김현민의 상승세가 이후의 프로-아마 최강전에서도, KBL에서도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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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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