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타'의 황금사자상 수상이 발표되는 순간 조민수와 포옹하고 있는 김기덕 감독

'피에타'의 황금사자상 수상이 발표되는 순간 조민수와 포옹하고 있는 김기덕 감독 ⓒ 성하훈(중계화면 캡쳐)


9일 새벽 전해진 김기덕 감독의 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소식에 영화인들은 SNS 등을 통해 함께 기뻐하며 김기덕 감독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비주류였던 감독이 최고의 상을 받은 것에 대한 축하와 함께 국내 영화계의 지원이 없었던 것에 대한 자성의 말도 나왔고, 김기덕 감독의 향후 작품 활동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박찬욱도 봉준호도 홍상수도 이창동도 아닌 김기덕 감독이 먼저 최고상을 받았네요. 한국에서 유독 비주류 아웃사이더였던 그의 오늘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김 감독의 황금사자상 수상에 박수를 보냈다. 

이현승 감독은 "김기덕의 수상은 자랑스러우면서도 한편 부끄럽다. 사실 한국영화계가 그에게 해준 것이 없다. 그의 제작비의 대부분은 자신의 돈과 해외 판매 수익으로 충당된 것이다. 한국영화계가 키워낸 감독이 아니라 한국 밖의 관객과 영화인이 키운 감독이다."라며 국내 영화계의 별다른 도움 없이 홀로 이뤄낸 김기덕 감독의 성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김기덕 수상 자랑스럽지만 한국 영화계가 해 준 것이 없어 부끄러워"

<후궁 : 제왕의 첩>을 제작한 황윤정 피디는 "김기덕 감독님이 베니스 황금사자상을 수상하셨네요~ 완전 축하! 아주 예전에 '파란대문'을 너무 재미있게 보고서 감독님과 창녀3부작을 함께 준비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분의 인생역정과 열정, 집념, 그리고 불타는 창작열을 좀 알기에 더 감격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쾌거가 '피에타'의 흥행과, 앞으로 김기덕 감독님이 조금은 편안하게 작품 활동을 하시는데 커다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69회 베니니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고 기뻐하는 김기덕 감독

69회 베니니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고 기뻐하는 김기덕 감독 ⓒ 성하훈(중계화면 캡쳐)


문성근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김기덕감독의 <피에타>가 베니스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네요. 3대 영화제 대상은 한국영화사상 최초입니다. 현재 150개관 개봉 중이니 축하 겸 관람해야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영화평론가 강성률 광운대 교수는 "김기덕 감독이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김기덕의 오랜 팬이었던 나로서는 매우 기쁜 일이다. 독특한 것에 그치지 않고 독창적이면서 미학적이고 사회적인 그의 영화는 미묘하게 나를 건드려왔다. <피에타>가 그의 최고작은 아니지만 인간 삶에 대해 긍정하고 여전히 이 모진 자본주의 사회에서 구원을 갈구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었다"며 축하를 전했다.

민주통합당 진선미 국회의원 보좌관을 맡고 있는 박영선 전 언론개혁시민연대 대외협력국장은 "김기덕 감독 황금사자상 쾌거는 이명박 정권의 좌파영화인 축출이라는 '문화균형화 전략' 실행 속에 피어난 승전보. 문화 예술인과 영화인 척결이라는 탄압을 뚫고 꽃피운 결과라 더 감동이다. 이명박의 축하 인사 전 영화인들에게 사죄부터 하라"고 일갈하며 얼마 전 공개된 이명박 정권의 '좌파문화인사 축출' 문건을 꼬집었다.

일례로 2010년 칸 영화제에서 <시>로 각본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의 경우, 국내에서는 영진위 지원 심사과정에서 일부 평가가 0점 처리되며 지원 심사에서 탈락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창동 감독이 노무현 정부 문화부 장관을 역임한 인사라는 점에서 심사에 정치적 논리가 개입됐다는 게 당시 영화계의 일반적인 시선이었다.

조민수 여우주연상도 만장일치였으나 베니스 규정에 밀려

 수상소감을 전하고 있는 김기덕 감독

수상소감을 전하고 있는 김기덕 감독 ⓒ 성하훈(중계화면 캡쳐)


한편 영화 전문지 '헐리우드 리포트'는 황금사자상을 받을 경우 2개 이상 수상을 제한하는 베니스 규정에 걸려 <피에타>가 수상작품으로 선정된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피에타>와 함께 경쟁을 펼쳤던 미국 영화 <더 마스터>가 남우주연상 공동 수상자로 결정되면서, <더 마스터>가 황금사자상이 아닌 은사자상을 수상했다고 전했다.

베니스의 규정은 배우 조민수의 여우주연상 수상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확인됐다. <피에타>의 황금사자상 수상이 결정되면서 유력한 여우주연상 후보였던 조민수가 아쉽게도 규정에 따라 수상에서 제외됐다는 것이다.

현지에서 트위터를 통해 소식을 알려 온 장경익 NEW 영화사업부 총괄이사는 "시상식이 끝나고 몇몇 심사위원들은 피에타에 대해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리더라"며, 일반인이 아닌 심사위원들의 눈물의 고백은 정말 낯설었습니다. 그리고 조민수 씨의 여우주연상은 만장일치였지만 황금사자상 때문에 줄 수 없었다는 것도 아쉽지만 기분 좋은 고백이었습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한 트위터 이용자는 씨는 "수상작 기자회견에서 심사위원장이 '심사위원들도 모두 아티스트로서 어떤 영화가 얼마나 감동을 주었느냐를 중요하게 보았다. 나라별로 상을 분배하지는 않았다. 철저하게 영화의 가치를 평가했다'고 말했다"고 전하고 "심사위원 전원이 <피에타>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영화는 폭력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마지막엔 영적성장으로 마감한다"는 여자 심사위원의 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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