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러브 베이스볼 공개방송 당시 최희 아나운서와 찰칵. 최희 아나운서에게 특별제작 피켓을 선물했다.
박남현
2000년대 초중반 프로야구의 인기가 사그라진 때가 있었지요. 경기장은 텅텅 비었고 프로야구 전 경기를 중계해주는 지금과 달리 한두 경기 중계해줄까 말까 하는 시절이었습니다. 해태 타이거즈도 기아 타이거즈로 옷을 갈아입고 성적조차 시원찮았죠. 하지만 그는 경기장에 서 있었습니다.
"응원하는 게 즐거워요. 지금처럼 체계가 잡힌 응원은 아니었지만 선수이름을 연호하면 즐거움이 샘솟았죠."2008년 500만 관중 돌파와 함께 그의 응원도 한층 업그레이드되었는데요. 바로 피켓 응원입니다. 사실 여기에는 조그마한 함정이 있는데요. 중계방송에 한 컷 나와 보고자 하는 바람이 있었던 거죠. 맞습니다. 그는 프로그램 '한 컷 사냥꾼'이었던 거죠. 중계방송 방송사를 피켓 내용에 넣는다든지, 카메라가 자신을 비춘다 싶으면 환호를 지르거나 아쉬움을 표하는 일종의 연기를 하는 거죠. 그래서 브라운관에 단골로 비쳤지 않나 싶습니다.
피켓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도 있는데요. 군대 가기 전에는 피켓의 코팅을 투명 테이프로 했다고 합니다.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여간 번거로운 작업이 아닐 수 없었죠. 하지만 지금은 아스테이지로 씌운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군 생활이 큰 영향을 미쳤는데요. 그는 행정병 출신이었습니다. 행정병으로 근무하면서 아스테이지는 이골이 날 정도로 만졌다고 하네요. "이제 이런 작업에 귀신이에요. 옆 중대에서도 저를 소환하곤 했어요." 피켓 만드는 것을 작업이라고 표현한 그는 하나를 제작하는 데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TV 한 번 나오려고 발악을 했던 때가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지금은 너무 많이 나와서 피곤해요.(웃음)" 진정한 맛집은 하도 방송을 많이 타서 주인들이 오히려 방송출연을 거부한다고 합니다. 그런 상황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는 이어 말합니다. "응원하다가 주머니에서 핸드폰 진동이 와요. 그럴 때 느끼죠. 아 또 TV에 나왔구나."
▲한 컷 사냥꾼의 사냥실력이 드러나는 피켓 연계되어 방영되는 프로그램을 실어 그야말로 '한 컷'을 노렸다.
화면 캡쳐
방송을 몇 번 타자 경기장에서도 알아보는 사람들이 생겼겠죠? 한번은 경기장에서 40대 아저씨들이 맥주 한 잔을 사주기도 하셨다고 합니다. "감사했죠. 그래서 다시 야구장에서 만났을 때 아저씨들에게 다시 맥주 한잔 보답했어요. 요즘엔 알아보시는 분들도 몇몇 계시더라고요."
평소 좋아하는 선수가 누구냐 물었더니 한기주 선수를 꼽았습니다.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찔러 넣던 매력에 푹 빠져들었던 것이죠. 지금은 물론 성적이 좋지 않습니다. 8월 17일 경기를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어 2군으로 내려갔지요. 보통 팬들이라면 잘하고 있는 선수들에 열광하기 마련이지만 한기주 선수의 부활을 기원하는 진정한 팬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물었습니다. 팬심의 정도는 어디까지일까? 본인도 경기에 지면 속상할텐데 선수단을 향해 욕을 하는 관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를요.
"저도 경기에서 지고 나면 속상하죠. 하지만 그들을 향해 야유를 하거나 욕을 하는 건 좀 아니라고 봐요. 열정있는 팬심 좋죠. 하지만 진정으로 그들을 응원해주는 넓은 마음이 진정한 팬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어 당부합니다. "경기장을 찾는 가족단위의 관객도 많고, 더불어 아이들도 많은데 욕을 하는 관중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미래의 꿈나무가 될 수 있는 아이들에게 그런 모습 보여주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는 한기주 선수의 팬이라 밝혔다. 사진은 한기주 선수 등판 당시 응원하던 모습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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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응원하다 진동오면 알죠, TV에 나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