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의 전쟁>의 깡패 최형배(하정우 분)와 '청탁의 달인' 반달 최익현(최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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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판사, <범죄와의 전쟁> 속 가족주의를 현현하다<범죄와의 전쟁>은 1일까지 420만 관객이 관람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 않았음에도 <범죄와의 전쟁> 속 최익현이 검경과 기득권층을 상대로 벌이는 처세와 청탁의 릴레이에 대한 묘사는 핍진성(개연성)과 설득력이 충만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최익현(최민식 분)의 부정과 부패가, 그를 위해 청탁과 수사지시까지 마다 않는 법조계의 비리 사슬이, 비단 지나간 과거의 일화만은 아니라는 관객들의 공감대가 형성된 탓이리라.
영화 속에서 "가족보다 더 중요한 명분이 어디 있느냐"고 항변하는 최익현. 부패한 세관 공무원 출신에서 '반달(반건달)'로 성장(?)한 최익현은 뒷일을 봐줄 고위층을 찾아 '경주 최씨' 인맥을 찾아 나선다.
최익현이 먼 집안 형님 최두현(김삼일 분)을 통해 최주동 검사(김응수 분)을 소개받아 '금두꺼비'를 건네고, 최 검사는 '우리가 남이가' '좋은 게 좋은 거'라는 '가족주의'를 몸소 실천에 옮긴다. 일선 검사도, 경찰도 속수무책으로 수사를, 조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행여 김재호 판사 또한 아내를 위해, '가족'을 위해, 전화를 걸어야만 했던 것일까. '대부' 최익현이 깡패이자 먼 친척인 최형배(하정우 분)에게 한 대사처럼 "우주의 기운이 우리 둘을 감싸고 있다"며 기고만장했던 건 아닐까. 이제 김재호 판사는 <범죄와의 전쟁> 속 '가족주의'를 완벽하게 현현(顯現, 명백하게 나타냄)한 인물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부러진 화살>에서 판사를 연기한 배우 문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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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불신' 3부작이 도합 1000만 동원하는 까닭? 최근 한국영화 속에서 당당하지 못한 검사와 판사들이 조연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건 주연으로 '스폰서검사'를 내세운 <부당거래>부터다.
이후 작년 가을, <도가니>로 촉발된 사법부에 대한 부정적 묘사는 <부러진 화살>에 이르러 개봉도 하기 전에 대법원이 "<부러진 화살>은 흥행을 위한 예술적 허구"라며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해프닝을 낳았다. 영화를 영화로 보지 못하는 사법부를 위해 MBC <100분 토론>까지 나서 '<부러진 화살> 논란'을 주제로 삼았을 정도다.
영화의 정서적인 힘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극영화는 현실을 바탕으로 서사를 재구성해 낼뿐이다. 다큐가 아닌 이상 극영화의 리얼리티는 거기까지다. 대신 한국사회에서 발을 딛고 살아가는 관객이 무엇을, 어떻게 느끼느냐의 문제로 옮겨가는 정도다. 장르영화에서도 현실감을 중시 여기는 한국관객은 더더욱 그러하다.
<도가니>가, <부러진 화살>이, <범죄와의 전쟁>이, 도합 천 만을 동원한 세 편의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이유 중 하나다.
세 편 모두 현실에서 소재를 취했을 뿐이다. 그러나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실제 사건이나 공감대를 불러 일으킬만한 허구 속에서 일부 법조인들의 부정은 현실감을 상승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400만을 돌파한 <범죄와의 전쟁>은 '사법부 불신' 3부작에 방점을 찍은 셈이 됐다.
▲영화 <도가니>의 한 장면
삼거리 픽쳐스
부당거래 거부한 박은정 검사, 모쪼록 무사하길
결과가 어떻게 흘러가든 나경원 전 의원과 김재호 판사의 청탁 건은 일단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혹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그렇게 현직 판사의 청탁이 드러남으로서 "영화가 사법부의 불신을 조장하고 선동한다"는 밑도 끝도 없는 주장들도 정당성을 잃게 됐다. <범죄와의 전쟁>이 김재호 판사의 청탁 사건으로 리얼리티를 검증(?)받으며 흥행에 탄력을 받을지도 지켜 볼 일이다.
<부당거래>의 류승완 감독은 한 청룡상 작품상을 수상하며 "세상의 모든 부당거래에 반대한다"는 소감을 남겼다. 부디, 영화 속 '스폰서검사'들이나 '청탁 판사'들과 달리 기소청탁이라는 부당한 거래를 거부한 박 검사가 무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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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칼럼니스트 및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전 FLIM2.0,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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