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저녁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2011 MBC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나는 가수다>의 가수 김범수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9일 저녁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2011 MBC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나는 가수다>의 가수 김범수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이정민


결국 MBC의 선택은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였다.

3월 방송을 시작해 돌풍을 몰고온 <나가수>가 29일 방송된 MBC 방송연예대상(진행 윤종신·박하선)에서 대상 격인 '올해의 예능프로그램상'을 차지했다. 박정현은 "무엇보다 음악을 멋있게 할 수 있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수상소감을 전하던 이병혁 PD와 윤도현은 입을 모아 <나가수>를 기획한 김영희 PD에게 감사를 표했고, '재도전 논란'으로 연출에서 물러난 김영희 PD는 무대 위가 아닌 아래에서 흐뭇한 표정으로 이를 지켜봤다. 이 외에도 <나가수>는 올해의 작가상(여현전 작가), 인기상(김범수·박정현)을 휩쓸었다.

반면 '올해의 예능프로그램상'의 강력한 후보로 손꼽혔던 <무한도전>은 유재석의 최우수상과 박명수·정준하의 베스트커플상, 그리고 정재형의 인기상 수상으로 만족해야 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유재석의 수상 소감이었다.

유재석은 소감 말미에 "내년에는 방통위(기자 주-이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방송통신위원회를 지칭하는 말이다)에 계신 위원님들께도 큰 웃음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무한도전>이 유난히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많은 제재를 받았던 것을 상기시키는 발언이었다.

 29일 저녁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2011 MBC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무한도전>팀이 "무한도전"을 외치며 인사하고 있다.

29일 저녁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2011 MBC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무한도전>팀이 "무한도전"을 외치며 인사하고 있다. ⓒ 이정민


상을 많이 주는 것이 '축제의 장' 만드는 왕도였을까

이날 시상식은 쇼·버라이어티 부문과 코미디·시트콤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코미디·시트콤 부문에선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최우수상을 받은 윤유선을 비롯해 우수상 박하선·윤계상, 신인상 고영욱, 인기상 안내상·백진희까지 많은 출연진들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쇼·버라이어티 부문에선 <나가수>와 <무한도전>, <황금어장-라디오스타>, <세바퀴> 그리고 <우리 결혼했어요>까지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이며 상이 돌아갔다.

 29일 저녁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2011 MBC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우리결혼했어요>의 박소현-김원준 커플이 입장하고 있다.

29일 저녁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2011 MBC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우리결혼했어요>의 박소현-김원준 커플이 입장하고 있다. ⓒ 이정민


 29일 저녁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2011 MBC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나도 가수다>의 김세아, 추대엽, 정명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9일 저녁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2011 MBC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나도 가수다>의 김세아, 추대엽, 정명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그러나 여전히 아쉬움은 남았다. 먼저 몇몇 진행상의 실수가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2부를 열었던 YB와 <웃고 또 웃고-나도 가수다>의 합동 축하 공연이었다. 정엽을 패러디한 '천엽'(추대엽)의 순서에서 마이크가 나오지 않아 "마이크가 안 나와요"라는 다른 출연자의 목소리가 들렸던 것이다. 이 공연에서 잠시 카메라 화면이 무대가 아닌 큐시트를 비추는 일도 벌어졌다. 또한 무대 아래의 크고 작은 소리가 방송을 타기도 했다. 특별상 가수 부문 수상자로 슈퍼주니어가 호명되자, 김구라로 추정되는 인물이 "왜 받는거야"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그대로 방송에 나오는 해프닝도 빚어졌다.

아울러 '나눠먹기식 시상식'이라는 지적은 2011년에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공동 수상은 없었지만, '특별상'과 '인기상'이라는 명목 하에 많은 인원에게 상이 돌아갔다. 특히 특별상에선 <위대한 탄생>의 멘토 5인과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의 MC 4인방 등 총 14팀이 함께 상을 받았다. 아무리 한 해동안 고생한 이들을 격려하는 의미였다지만 지나친 트로피 남발은 박미선의 "인기를 떠나 한해 동안 수고한 예능인들에게 골고루 상을 나눠주시는 것 같아 조금은 지루했다"는 말마따나 지루함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많은 이들에게 상을 주는 것만이 과연 '예능인들의 축제의 장'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었을까.

 29일 저녁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2011 MBC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의 윤유선과 서지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9일 저녁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2011 MBC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의 윤유선과 서지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2011 MBC 방송연예대상 수상자 명단
 29일 저녁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2011 MBC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세바퀴>의 조혜련(오른쪽)과 김지선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9일 저녁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2011 MBC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세바퀴>의 조혜련(오른쪽)과 김지선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
▲최우수상: 김갑수(코미디·시트콤 부문 남자), 윤유선(코미디·시트콤 부문 여자), 유재석(쇼·버라이어티 부문 남자), 박미선(쇼·버라이어티 부문 여자)
▲우수상: 윤계상(코미디·시트콤 부문 남자), 박하선(코미디·시트콤 부문 여자), 김태원(쇼·버라이어티 부문 남자), 박소현(쇼·버라이어티 부문 여자)
▲인기상: 안내상·정성호·조권·백진희(코미디·시트콤 부문), 정재형·제시카 고메즈(쇼·버라이어티 부문), 김범수·박정현(가수 부문)
▲베스트 커플상: 박명수·정준하
▲올해의 작가상: 여현전
▲공로상: 세시봉 친구들(김세환·송창식·윤형주·조영남)
▲PD상: 윤종신·김원희
▲우정상: 선우용여·조형기·이경실·조혜련·김지선·김신영
▲특별상: 이선희·윤상·이승환·윤일상·박정현(쇼·버라이어티 부문), 슈퍼주니어(가수 부문), 김국진·김구라·윤종신·규현·유리·티파니(MC 부문), <K-POP 콘서트>·<코이카의 꿈>(프로그램 부문)
▲신인상: 고영욱(코미디·시트콤 부문 남자), 정명옥(코미디·시트콤 부문 여자), 김희철(쇼·버라이어티 부문 남자), 함은정(쇼·버라이어티 부문 여자)
▲라디오 부문 신인상: 이진
▲라디오 부문 우수상: 정엽·윤하
▲라디오 부문 최우수상: 양희은·강석우
▲라디오 부문 올해의 작가상: 오시정
▲라디오 부문 특별상: 곽지연·성기애
▲라디오 부문 공로상: 배한성
▲시사교양 부문 올해의 작가상: 윤희영
▲시사교양 부문 특별상: 고은주·오상진

MBC 방송연예대상 나는 가수다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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