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UFC141 대회를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기대주 리그'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각 체급 기대주들이 대거 출전한다. 지금까지 전승, 전 서브미션 승을 거두고 있는 페더급의 '더 키드' 짐 헤티스를 비롯, 강력한 타격을 갖춘 라이트 헤비급의 기대주 알렉산더 구스타프손. 웰터급의 돌주먹 레슬러 조쉬 헨더릭스 등이 그 선수들인데, 본 글에서는 이들이 왜 기대주로 주목 받는 것이며, 이 경기들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알려들이고자 한다.

[페더급] '더 키드' 짐 헤티스 vs 남 판
- 무패의 기대주, 짐 헤티스의 방송 데뷔 무대!

남 판(좌) 와 짐 헤티스의 프로필 종합격투기 베테랑 남 판의 모습. 신예인 짐 헤티스는 아직 UFC 프로필 사진이 등록되지 않았다.

▲ 남 판(좌) 와 짐 헤티스의 프로필 종합격투기 베테랑 남 판의 모습. 신예인 짐 헤티스는 아직 UFC 프로필 사진이 등록되지 않았다. ⓒ UFC.com


투기 종목 경기를 시청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판 승을 원한다. 판정 승부보다 깔끔한 승부가 나기 때문일 것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는 기대주가 있으니 '더 키드' 짐 헤티스가 바로 그 선수이다.

헤티스는 유도를 비롯, 주짓수, 복싱을 수련해온 선수인데 특이한 것이 지금까지 가진 프로, 아마추어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모두 서브미션 승리를 거두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상대들이 이름이 거의 없다시피 한 선수들이어서 UFC에 데뷔할 때만 해도 그 반응은 상당히 회의적이었는데, 보란 듯이 데뷔전에서도 서브미션 승리를 거두었다.

아직 25세의 젊은 나이, 유도 미국 주 대회 챔피언 출신 등의 종합격투기에선 드문 이력으로 더욱 기대가 가는 선수인데, 이번에 검증으로 제격인 상대와 만났다.

상대인 남 판은 말 그대로 베테랑 파이터이다. 최대 매이저 무대인 UFC는 물론 이전에는 UFC 페더급의 전신인 WEC, 스트라이크포스, k-1, 센고쿠에서 싸워왔으며 강자와의 대진에선 빈번히 패배했지만 언제나 화끈한 경기를 펼치는 선수이다.

비교적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나오는 빠른 공격이 특기이며, 최근에는 편파판정 논란이 되었던 '돌격대장' 레오나르도 가르시아와 2차전을 펼치며 멋지게 승리, 아직 현재 진행형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비록 UFC 데뷔전에서 멋진 승리를 거두었다고는 하지만 헤티스는 아직 전력 분석이 되지 않는 선수이다. 때문에 경험이 훨씬 풍부하고, 여러 부분에서 고루 강점을 보이는 베테랑과의 경기가 자신을 검증하기 위해 가장 좋은 매치가 될 것임은 자명한 일. 헤티스에게는 검증 전, 남 판에게 있어서는 베테랑의 자존심을 지켜야만 하는 흥미진진한 경기가 될 것이다.

[라이트헤비급] '난폭자' 알렉산더 구스타프손 vs '문지기' 블라디미르 마츄센코
- 문지기를 상대로 탑랭커 진입을 노리는 옥타곤의 난폭자

블라디미르 마츄센코(좌)와 알렉산더 구스타프손(우) 라이트헤비급 공인 문지기 마츄센코와 기대주 구스타프손의 모습.

▲ 블라디미르 마츄센코(좌)와 알렉산더 구스타프손(우) 라이트헤비급 공인 문지기 마츄센코와 기대주 구스타프손의 모습. ⓒ UFC.com


겨우 23세의 나이로 프로전적 8승 무패 6 KO승을 거두며 UFC에 입성했던 스웨덴의 기대주 알렉산더 구스타프손. 그는 중량급인 라이트급에서도 큰 축에 속하는 196cm의 신장에서 비롯되는 긴 리치로 상대를 몰아치는 별명 그대로의 '난폭자'이다.

어릴 때부터 수련해온 복싱을 주특기로 하며, UFC 데뷔 초기엔 당시 기대주이자 현 라이트헤비급 탑랭커 '미스터 원더풀' 필 데이비스에겐 패배하긴 했지만 나머지 4경기에서는 모두 KO 혹은 서브미션 승리를 거두었다.

특히 순수 타격 실력만큼은 동 체급에서 정상급이라고 평가 받던 '스네이크' 시릴 디아바테를 오히려 타격에서 휘청거리게 하는가 하면, 다소 열세가 예상되었던 '더 해머' 맷 해밀과의 경기에서는 타격으로 압도하며 파운딩 KO승을 거두었다. 그전까지 탑랭커로 꼽히던 해밀이 이 경기를 기점으로 은퇴를 했을 정도.

하지만 데뷔 초기의 패배의 임펙트가 커서 그런지, 일부 매체에서는 여전히 탑 파이터로 인정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여론들을 뒤엎을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이 경기인 셈.

상대인 블라디미르 마츄센코는 닉네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UFC 라이트헤비급의 수문장 역할을 하고 있다. 현 챔피언 존 존스와 같이 강자들에겐 매번 약한 모습을 보였으나, 어중간한 레벨의 2군 선수들에겐 매이저 무대 벽의 높이를 실감시켜 주는 모습들이 그러했다.

이런 점을 미루어 봤을 때 구스타프손의 입장에서는 마츄센코는 꼭 넘어야 하는 산인 셈이다. 이 경기가 마츄센코가 그동안 숱하게 꺾어왔던 그저 그런 선수가 될 것이냐, 아니면 1군으로 올라갈 것이냐의 기로가 될 것이기 때문. 기득권을 지키려 하는 마츄센코와 이를 넘어서려는 구스타프손의 치열한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웰터급] 조쉬 헨드릭스 vs '절대 2인자' 존 피치
- 웰터급 춘추 전국을 노리는 기대주의 반란!

존 피치(좌) 와 조쉬 헨드릭스(우) 웰터급의 절대 2인자 존 피치와 조쉬 헨드릭스의 모습

▲ 존 피치(좌) 와 조쉬 헨드릭스(우) 웰터급의 절대 2인자 존 피치와 조쉬 헨드릭스의 모습 ⓒ UFC.com


현 종합격투기를 통틀어서도 가장 성공적인 대학 레슬링 커리어를 갖춘 선수인 조쉬 헨드릭스. 종합격투기에 있어서 레슬링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인데, 그 분야에서 최고에 있던 선수이다 보니 종합격투기 무대 적응력도 남달랐다.

헨드릭스는 이런 강점을 기반으로 언제나 자신감 넘치는 경기를 펼치며, 특히 근접전에서의 과감한 연타는 어떤 상대든 주춤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맷집과 펀치력도 수준급이어서 현 웰터급 체제를 뒤흔들 수 있는 기대주로 꼽히고 있는데, 이번엔 상대가 좋지 않다. 바로 지옥의 체급 웰터급에서 수년간 2인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절대 2인자' 존 피치이기 때문이다.

존 피치는 상대를 화끈하게 몰아붙이는 경기는 거의 펼치지 않지만, 강력한 레슬링을 바탕으로 누구와 맞붙더라도 자신만의 경기 페이스로 몰고가 상대의 진을 빼고 판정 승리를 거두는 압박에 능한 선수이다.

이 때문에 현 챔피언 조르주 생 피에르와 더불어 UFC 역사상 가장 많은 판정승리를 거둔 선수 명단에 올라가는 불명예를 얻으며, 연승속에서도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타이틀전에 수차례 도전할 만한 충분한 커리어를 쌓고도 단 1차례 밖에 도전하지 못한 비운의 선수이기도 하다.

피치가 이렇게까지 철저히 승리만을 위한 경기를 펼치는 이유는 선수 생활을 오래하기 위해서임을 밝힌 바 있다. 또 최근에는 재능은 노력을 앞설 수 없고 자신이 굉장한 노력파임을 전하기도 했는데, 이를 종합하자면 꾸준히 강한 선수란 이야기.

이런 두 선수의 성향을 보았을 때, 이 경기는 상당한 진흙탕 싸움일 될 것으로 예상된다. 헨드릭스는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와 같이 존 피치의 한계점을 넘어서려고 할 것이며, 피치는 기존과 같이 체급 내에서도 큰 신장과 강한 힘을 바탕으로 경기를 운영. 헨드릭스를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화끈한 경기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

이런 상황속에서도 헨드릭스의 경기가 기대되는 이유는 이번 경기가 진정한 웰터급 춘추 전국시대 도래의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 UFC 웰터급은 챔피언을 제외한 선수들의 춘추전국시대라고 불리는데, 사실 존 피치와 조쉬 코스첵이 포함된 3강 체제 외 춘추전국시대가 더 정확한 표현이다.

이 체제를 무너트리고 진정한 전국시대의 맞이하기 위해선 기존 강자들을 위협할 신예들의 도약이 절실한 시점. 이미 기존 탑5로 꼽히던 제이크 쉴즈나 티아고 알베스는 신예들에게 무너졌기 때문에, 남은 탑3를 넘으트려야 할 1번 타자 헨드릭스의 어깨가 무겁다.

경기에서는 갠관적인 전력으론 피치의 우세가 예상되지만, 헨드릭스의 근거리 한방과 레슬링 실력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록 현 챔프 피에르와의 타이틀전에서 인간 이상의 맷집과 근성을 보여준 피치이기 때문에 이런 이변의 가능성도 크게 높지는 않지만, 언제나 결과를 알 수 없는 종합격투기이기 때문에 헨드릭스의 반란을 기대하며 경기를 시청하기를 당부한다.

[라이트급] '카우보이' 도날드 세로니 vs '동생 좀비' 네이트 디아즈
- 차기 대권 기대주들의 난타전 예고!

네이트 디아즈(좌)와 도날드 세로니(우) 동생 좀비 디아즈와 카우보이 세로니의 모습이다.

▲ 네이트 디아즈(좌)와 도날드 세로니(우) 동생 좀비 디아즈와 카우보이 세로니의 모습이다. ⓒ UFC.com


국내 팬들에겐 한국계 에이스 '김치파워' 벤 헨더슨에게 연패하는 모습으로 더욱 친숙한 이름 '카우보이' 도날드 세로니. 하지만 이 패배들이 약이 되었을까? 그 뒤로 계속해서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파죽의 6연승을 거두며, 이제는 차기 타이틀 도전자로 지목 받는 경지에 이르렀다.

이 모든 것은 도날드 세로니가 엄청난 노력파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는데, 훈련량하면 어지간한 선수에게 지지 않는 전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슈가' 라샤드 에반스 마저도 세로니의 연습량에 혀를 내둘렀을 정도. 체육관에서 '모든' 걸 해결한다나.

이에 맞서는 또 다른 대권 기대주 '동생 좀비' 네이트 디아즈는, 현 웰터급의 탑 파이터 닉 디아즈의 친동생으로 형과 판박이 같은 '좀비 복싱'을 구사한다. 정통 복싱처럼 스탭은 많이 활용하진 않지만 강한 맷집으로 상대의 공격을 버티며, 동체급에서 압도적으로 긴 리치를 활용해 상대를 무너트리는 것이 이 형제의 필승 패턴.

네이트는 비록 웰터급으로 체급을 올린 후 '스턴건' 김동현 선수와 '아레스' 로리 맥도날드에게 패배하긴 했지만 라이트급으로 복귀 후에는 과거 라이트급 최강자인 고미 다카노리를 상대로 문자 그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이런 두 선수가 맞붙게 된다면 화끈한 승부는 자명한 일이다. 두 선수 모두 장신의 강력한 스트라이커로서 타격에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며 난타전을 아끼지 않기 때문. 또 다른 의미로는 현 UFC 라이트급 최고의 스트라이커를 가리는 경기가 될 것이며, 이 대회의 가장 강력한 '오늘의 경기상' 후보이다.

평소 레슬링의 약점을 보이고 스텝을 많이 활용하지 않는 네이트 디아즈가 공격 루트가 다양한 세로니에 비해 조금은 불리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디아즈 형제 특유의 강력한 한방과 맷집이 있기 때문에 경기는 3라운드가 공이 울릴 때까지 종잡을 수가 없다.

만약 UFC141을 보려고는 했지만, 메인이벤트나 김동현 선수의 경기만을 챙겨보려고 했던 라이트 팬들이라도 이 경기 만큼은 꼭 챙겨보시길 추천한다. 분명 올해 최고의 경기 중 하나가 될 것이며, 남은 2011년을 가장 화끈하게 마무리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UFC141 미리 보기 ③ 편, '2011년을 날려버릴 괴수들의 대격돌'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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