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타기는 무섭고, 화장실 문 열면 여치 뛰어나와"

KBS 대하사극 <광개토태왕> 출연진이 전하는 "사극이 어려워!"

 KBS 1TV 대하사극 <광개토태왕>은 22일 속초에 마련된 후연을 위한 세트장에서 촬영하며 이 현장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KBS 1TV 대하사극 <광개토태왕>은 22일 속초에 마련된 후연을 위한 세트장에서 촬영하며 이 현장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KBS

집중호우와 무더운 더위가 가신 후, 대하사극 <광개토태왕>의 야외 촬영 현장에도 조금 여유가 찾아왔다. 주조연, 단역 배우 할 거 없이 치렁치렁한 전통 복장에 두꺼운 갑옷까지 입고 현장 곳곳의 그늘에 앉아 대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촬영현장에서 만난 배우들에게서 지난 여름의 힘들었던 촬영기를 들어봤다.

광개토태왕과의 로맨스를 그리고 있는 도영 역의 오지은은 얼마 전 종영한 KBS 일일드라마 <웃어라 동해야> 때보다 살이 조금 빠졌다. 지난 여름, 찜통더위 속에 땀을 뻘뻘 흘리며 촬영했기 때문일까. 오지은은 "옷을 입고 있으면 찜질방에 온 것 같았다"고 회상하면서도 연신 "촬영현장이 재밌다"고 말했다. 속초, 문경 등 전국 곳곳의 세트장에서 촬영하는 것을 "여행 다니는 셈"으로 치고, 공공화장실을 이용할 때도 "문을 열면 여치 떼가 뛰어나와 재밌다"고 즐거워하는 그는 정말 '사극 체질'인 모양이었다.

"사극은 처음인데 주변에서 되게 많이 반대했어요. 연속극보다 올드해질 수 있다는 우려였죠. <웃어라 동해야> 때 밝고 통통 튀는 캐릭터여서 너무 가벼운 느낌에 대한 허무함이 있었고, 좀 더 진지하고 어두운 느낌의 연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광개토태왕>에서는 비극적 상황이 많이 연출되는 여자 주인공이기 때문에 공허했던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

2009년 12월 <아내가 돌아왔다> 촬영 중 낙마사고를 당한 박정철은 사극에 출연을 결심하면서 고심을 했을 듯싶다. 당시 말에서 떨어져 시멘트바닥에 머리를 부딪친 박정철은 뇌진탕 증세까지 보였다. 그는 "당시 아픈 기억 때문에 말이 빨리 달리려고 하면 고삐를 조이려고 한다"며 "45회부터 전쟁신이 많아지는데, 대역을 쓰고 싶은 생각이 솔직히 있을 정도지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이태곤은 한 손으로도 말을 잘 탈 정도라고.

하지만 이태곤 역시 <광개토태왕> 초반 낙마해 발목 부상을 입었다. 이태곤은 "컨디션이 너무 좋은 날이라 몸을 사리지 않아서 다친 것 같다"며 "이틀 쉬는데 몸이 근질해서 슬럼프가 오더라"고 회상했다.

"구리시에 광개토태왕비와 동상이 세워져 있는데 우리집에서 10분 걸리더라고요. 기브스하고 혼자 다녀왔어요. 동상 앞에 서서 '나를 도와주십시오'라고 간절하게 빌었죠. 지나가던 사람들이 '쟤는 뭔가' 싶었을 거예요. 차를 타고 가다가 아무래도 안 되겠어서 슈퍼에 가 막걸리를 사와서 뿌렸어요. 예상보다 인대가 빨리 붙어서 촬영을 나갈 수 있었죠."

한편 말갈족의 여전사 설지로 강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김정화는 제 역을 만난 것처럼 즐거워했다. 2008년 <바람의 나라>에서 태자비 역할을 했을 때는 "부담스러운 복장과 큰 머리 장식 때문에 힘들었다는 김정화는 "지금은 바지 입고 다니니까 공주 역할 하는 분들이 활동적이라고 부러워한다"며 웃었다.

여름 더위도 끝, 살만 해지기 무섭게 이제 곧 살벌한 추위가 기다리고 있다. <광개토태왕>의 출연진들은 22일 속초 촬영을 끝내고 다시 문경으로 향했다.
    

광개토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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