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좀비> 관객과의 대화 현장을 가다

류훈, 장윤정, 홍영근 감독이 들려준 '이웃집 좀비'에 대한 이야기

이웃집 좀비 홍영근,장윤정,류훈 감독
이웃집 좀비홍영근,장윤정,류훈 감독키노망고스틴

<이웃집 좀비>는 한국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장르의 좀비영화다. 또한 이 작품은 단 한 대의 카메라와 2000만원이란 제작비, 한정된 장소에서 촬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감독들과 스태프, 그리고 배우들의 열정이 모여 근래에 보기 드문 상업적인 완성도를 가진 독립영화로 관객들을 찾아왔다. 이렇게 특색 있는 장르영화를 연출했던 <이웃집 좀비>의 류훈, 장윤정, 홍영근 감독이 2009년 2월27일 오후8시 부산국도예술관을 찾아 관객들과 1시간 30여분의 대화를 가졌다. 이 관객들과의 대화시간을 통해 평소 <이웃집 좀비>를 보면서 궁금하게 생각했던 것에 대해 알아보았다.

 

무비조이에서는 총 다섯 가지 질문을 하였다. 이 질문에 대해 세 명의 감독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모든 내용을 다 이 짧은 지면에 실지 못해 요약하여 감독들이 들려준 <이웃집 좀비>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 보았다.

 

- <이웃집 좀비>는 2000만원이란 저예산, 단 한 대의 카메라 그리고 여러 가지 제약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괜찮은 장르영화로 관객들을 찾아온 것은 분명 사실입니다. 하지만 무비조이 필진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뉘어졌는데요. 가장 큰 불만사항 중에 하나가 '좀비'영화를 즐기는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좀비'영화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소수 의견이 있었습니다. 외피는 '좀비' 영화지만 그 실체는 '좀비' 영화가 아닌 인간에 대한 이야기란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야기해주십시오.

"우선 저희 네 명은 이 작품을 완전한 '좀비'영화로 만들기보다 각자 재미있게 작업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었습니다. 네 명이 각자 '좀비'란 초점에 맞추어 시나리오를 쓰고 이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연출하고 즐기는 것이 우선 첫 번째 목표였습니다. 그리고 이야기하신 것처럼 '좀비'영화로 만들기보다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에서 '좀비'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좀비'라는 특수한 상황이 만들어주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감성 부분을 더욱더 살려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부분이 되었든 네 명이 함께 모여서 즐겁게 영화 작업을 하였고, 이런 부분들이 영화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나 생각을 해봅니다. 한국에서 장르 영화자체가 성공하는 경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꼭 장르영화에 집착하기보다는 '좀비'란 주제로 재미있게 영화를 구성하고 우리들의 감성이 살아 있는 영화로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웃집 좀비 관객과의 대화
이웃집 좀비관객과의 대화키노망고스틴

- 배우들 연기가 상당히 어색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몰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 경우도 있습니다. 감독님들이 생각하시기에 <이웃집 좀비>에서 배우들이 보여준 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감독들의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웃집 좀비>에 출연한 배우들은 전부 노개런티로 출연하였습니다. 저희들하고 오랫동안 영화 작업을 하면서 친분을 쌓아온 배우들이 출연을 하고 열심히 연기를 해주었습니다. 저희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 모두 연극무대나 영화 등에서 이미 실력을 검증 받은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웃집 좀비> 촬영 당시 동시 녹음이 원활하지 않아서 80% 정도가 후시 녹음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렇다보니 연기할 때는 감정이나 모든 것이 좋았는데, 후시 녹음이 되면서 배우들이 실제 그때 보여주었던 감정을 저희들이 100% 살리지 못했습니다. 배우들이 훨씬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녹음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여 그 느낌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부분이 분명 있기에 이런 부분들은 전부 감독들의 잘못이란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다 한국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좀비영화이고, 좀비에 대한 연기 역시 배우들 모두 처음하다 보니 캐릭터를 제대로 잡기 힘들었던 것 역시 사실입니다. 모든 것이 처음으로 시도하는 장르영화란 점 때문에 배우들도 연기하는데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바쁜 일정을 빼가면서까지 저희 영화에 출연해준 배우들에 대해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들도 이번에 경험을 통해서 다음 작품을 만들 때 더 많은 노하우를 익혔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경험 하나 하나가 저희들에게 좋은 밑바탕이 될 것 같습니다."

 

- <이웃집 좀비> 편집하면서 잔인한 장면들이 잘려나간 부분이 없는지 궁금합니다. 최근 독립영화 전문 유료다운로드 사이트가 곧 오픈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만약 편집 과정에서 잘려나간 부분 중에 꼭 넣고 싶었는데 넣지 못한 장면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만약 독립영화 전문 유료다운로드 사이트가 오픈되면 이 장면들을 집어넣어 완전판으로 다시 내어놓을 계획은 없는지도 궁금합니다.

"우선 생각만큼 잔인한 장면들이 잘려나간 부분은 없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거의 대부분 영화에서 잔인한 부분들은 사용을 하였습니다. 다만 몇 장면 더 추가하게 된다면 액션장면 등이 빠진 부분이 있는데 그 장면 등이 더 추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장면이 빠진다고 해도 이미 극장에서 개봉한 <이웃집 좀비>에서 더 크게 추가될 내용들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이웃집 좀비 관객과 함께 촬영
이웃집 좀비관객과 함께 촬영키노망고스틴

- <이웃집 좀비>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되어져 있는데요. 혹시 이런 옴니버스 영화가 아니라 하나의 장편영화로 <이웃집 좀비2>를 만들 계획은 없으신지 궁금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현재 저희들로서는 계획이 없는 상태입니다. 저희들 모두 각자 좋아하는 장르가 다 다릅니다(웃음). 멜로, 액션, 코미디, 공포 네 명 모두 좋아하는 장르가 다 다른 관계로 인해 다음 영화를 준비하게 된다면 '좀비' 영화가 아니라 다른 영화로 관객들과 만나게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일이란 모르는 거라서 저희들 영화를 보시고 제작비를 대주시겠다고 한다면(큰 웃음) <이웃집 좀비2>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시간이 지난 후 저희 영화가 마음에 들었던 다른 사람에 의해서 새로운 극장판 <이웃집 좀비>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구요. 현재로서는 '좀비'란 주제로 영화 속편을 만들 계획은 없는 상태입니다.

 

다만 <이웃집 좀비> 에피소드 중에 <백신의 시대> 같은 경우에는 이미 시나리오 전체가 완성된 상태에서 일부분만 가져왔기에 다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많습니다. 혹시 이 에피소드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장편 영화로 만들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 마지막 질문으로 <이웃집 좀비> 같은 경우에는 각종 영화매체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물론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영화에서 더 많은 장점과 각 감독들에 대한 발전 가능성을 언급한 경우가 많습니다. 감독님들도 이런 영화평들을 많이 보셨을 것 같은데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제 다음 작품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첫 작품보다 더 뛰어난 아이디어로 뭉친 작품들이 되기를 원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혹시 이런 부분들이 감독님들에게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이 되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저희들에게 그런 관심과 격려 자체가 너무 큰 힘이 됩니다. 앞에도 이야기 드렸지만 저희들 모두 <이웃집 좀비>와 같이 톡톡 튀는 영화보다 각자 하고 싶었던 영화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서로 하고 싶은 영화들이 다 다르기 때문에 아마도 다양한 장르의 영화로 찾아뵙게 될 것 같아요.

 

다음 작품은 네 명이 같이 모여서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각자 좋아하는 영화 장르들이 다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영화들을 준비중이구요(큰 웃음). 하지만 어떤 감독이 어떤 영화를 연출하든 저희 모두들 함께 도와줄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 키노망고스틴은 저희를 아는 모든 친구들이 함께 하는 공동체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저희들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각자 또 다시 뭉쳐서 <이웃집 좀비>와는 완전히 다른 색다른 장르 영화를 연출할 수도 있을 것 같구요. 그러기 위해서 서로들 열심히 노력해야 될 것 같습니다."

 

이웃집 좀비 관객과의 대화
이웃집 좀비관객과의 대화키노망고스틴

무비조이에서 질문한 것뿐만 아니라 관객들 역시 여러 질문을 하였는데, 이중에서 몇 가지 재미난 에피소드를 들려준 부분이 있어서 이 지면을 통해 몇 가지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웃집 좀비>같은 경우에는 오영두, 장윤정 감독 집에서 대부분 촬영이 되었다고 한다. '영화 장르특성상 피 튀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이 장면들 때문에 아직도 집 곳곳에 핏자국이 남아 있는 상태'란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들려주었다. 그래서 '항상 촬영이 끝나고 나면 다음 장면을 위해 핏자국 지우는 것이 가장 큰 일이었다'는 재미난 에피소드를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또 재미난 에피소드로 '이웃집 좀비 제작비는 모두 장윤정 감독이 앞으로 이사 가야 될 집을 구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돈으로 제작했다'는 이야기 역시 언급하였다. '장윤정 감독이 실제 이웃집 좀비의 가장 큰 투자를 한 제작자'란 이야기에서 관객들 사이에 큰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영화장면에서 '신문지를 붙여 놓은 장면들이 나오는데 이 부분이 혹시 피가 튀면 지우기 너무 귀찮아서 임시방편으로 해놓은 장치가 아닌지?'하는 질문에 대해서 '절대 임시방편으로 해놓은 장면은 아니라고' 답변하였다. '단지 시나리오 상에 텅 빈 방에 신문지가 더덕더덕 붙여져 있단 설정 때문에 스태프들이 모두 신문지를 붙였을 뿐'이라고 하여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주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감독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관객들이 미처 이해하지 못했던 장면 혹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던 장면들에 대해 감독들이 직접하는 이야기를 통해 그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이웃집 좀비> GV 역시 그런 면에서 상당히 좋은 성과가 있었다. 영화에 대해 보다 많이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웃집 좀비 관객과의 대화
이웃집 좀비관객과의 대화키노망고스틴

이웃집 좀비 관객과의 대화
이웃집 좀비관객과의 대화키노망고스틴

이웃집 좀비 관객과의 대화
이웃집 좀비관객과의 대화키노망고스틴

이웃집 좀비 관객과의 대화
이웃집 좀비관객과의 대화키노망고스틴

이웃집 좀비 관객과의 대화
이웃집 좀비관객과의 대화키노망고스틴

이웃집 좀비 홍영근,정진아 매니저,장윤정,류훈 감독
이웃집 좀비홍영근,정진아 매니저,장윤정,류훈 감독키노망고스틴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 최초 송고된 후 순차적으로 http://www.moviejoy.com 에도 발행될 예정입니다.

2010.03.01 10:43 ⓒ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 최초 송고된 후 순차적으로 http://www.moviejoy.com 에도 발행될 예정입니다.
이웃집 좀비 무비조이 MOVIEJOY 국도예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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