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은 내달 2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심판판정에 대한 특별이사회를 개최한다.FIFA
점입가경이다. 너무나 뻔한 반칙이 경기를 갈랐으므로 재경기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더니, 일국의 대통령이 상대국민들에게 사과를 하기까지 했다. 재경기는 불가하다던 국제축구연맹(FIFA)에서는 마침내 6심제를 도입하기 위해 논의를 한다고 한다.
축구경기장에서 가장 민감한 장소일 수밖에 없는 페널티박스에서의 부정행위를 효율적으로 감시하기 위해 각 골라인에 심판 한 명씩을 더 배치한다는 것이다.
6심제보다 정확한 카메라판독을 도입하면 오심을 근절시킬 수 있을까?
축구선수들의 실력이 과거에 비해 상승한 것과 같이 심판들의 판정능력도 그들의 부단한 노력의 결과로 분명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향상되었다. 현재 직접 경기를 판정하는 심판은 세 명이다. 주심은 경기장 전체를 뛰어다니며 부정행위를 찾아낸다.
중앙선을 기준으로 양 진영에 배치된 각각의 부심은 자기 진영 내에서 벌어지는 행위들에 대해 의견을 밝히며 주심의 최종판정에 도움을 준다. 날아가는 공이나 선수들보다 빠를 수 없는 주심은 각 진영 구석구석을 살필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이 놓친 행위에 대해서는 주로 그 행위가 일어난 지역에 있는 부심의 판단을 듣고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양 골라인에 두 명의 부심이 배치되면 오심을 피할 수 있을까?
심판들은 일반축구팬들보다 더 많은 축구 규칙을 알고 있고 대부분의 경우 더 정확한 판단을 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확실한 판정을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경기를 중계하는 방송카메라다. 카메라는 심판들이 한 쪽 페널티박스에 머물러 있는 공에 신경을 집중할 때, 반대편 페널티박스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적발할 만큼 경기장을 샅샅이 살피는 도구다.
따라서 6심제를 도입해서 오심을 막는 것보다는 심판들에게 중계화면을 볼 수 있는 장치를 주어, 불확실한 경우에는 카메라 판독을 통해 경기를 진행하게 하는 편이 더 적은 경기 후 시비를 방지할 수 있는 길일 것이다.
골라인을 완전히 통과해야 득점이 인정되는 축구보다 더 작은 공을 가지고 더 좁은 라인안에 공을 넣어야 하는 테니스와 같은 종목에서는 비디오판독을 이미 도입했다. 손가락에 공이 맞았는지와 라인을 지나쳤는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던 국내 프로배구에서도 카메라판독후 판정을 수용해 보다 정확한 판정이 내려지고 있다. 농구, 미식축구와 같은 종목에서도 심판들이 비디오를 본 이후에 결정하는 장면이 심심치않게 나온다.
실제로 비디오판독이 여러 종목에 적용된 이후 판정시비는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고, 이런 이유 때문에 아르센 벵거 아스널 FC 감독도 한 때 카메라판독을 축구경기에도 도입하자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번 프랑스와 아일랜드간의 마찰을 지켜보던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도 경기에 비디오 판독을 도입하자는 의견을 냈다고 보도됐다.
하지만 다른 종목에서 기술을 이용한 경기판정이 모든 오심을 방지하거나 경기 후 시비를 막을 수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중계방송을 시청하는 일반 축구팬이나 심지어는 현장에서 경기를 직접 보는 것으로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어, 방송의 슬로우 화면을 보던 캐스터와 해설자 사이에서도 이견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방송사에 따라 해설자의 해설이 정반대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2006년 독일월드컵 본선 32강전 한국과 스위스의 경기가 대표적이다. 슬로우 화면을 반복해서 본 이후에도 알렉산더 프라이의 두 번째 골에 대한 한국의 3개 메이저 방송사 해설자 들의 판단은 엇갈렸다. 두 명은 오프사이드를 선언했고 한 명은 골이 유효하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정확한 판정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인간의 노력은 인간의 불완벽성과 같이 완벽할 수 없는 것이다.
심판의 오심도 즐겨라
결국 오심의 논란이 없는 아름다운 축구경기를 감상하고 싶은 축구팬들은 오심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아쉬운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하지만 인간은 유효한 플레이와 반칙 이외의 다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존재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일단 모든 스포츠는 승리를 목표로 한다. 축구와 같이 인기 있는 스포츠는 더욱 그렇다. 오심에 따라 그 승리가 뒤바뀔 수 있지만, 오심은 한 팀에 좋은 방향으로 또는 참혹한 방향으로 일어난다. 이에 반해 강한팀에 대한 선입견 혹은 자신이 지지하는 팀에 대한 선입견은 심판의 판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한 때 각 팀 감독들이 심판 판정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에 유리하다고 심판진을 성토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한 비난은 심판들에 압력으로 다가왔고, 이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심판들이 맨유에 혹독한 판정을 한다고 예의 목소리를 높였다.
심판의 선입견과 그에 따른 오심, 그리고 이를 비난하는 팬들의 피드백은 심판에 또다른 선입견으로 남아 결국 한 팀에 대한 오심은 중간으로 수렴된다.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팬들은 오심이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 불리하다고 하더라도 다음에는 자신의 팀에 유리한 판정이 내려질 수 있다는 판단하에 경기를 즐기는 것이 스포츠의 진정한 존재이유라고 생각한다.
경기를 볼 때 승패를 떠나 경기중에 나오는 멋진 플레이에 찬사를 보내고 이를 즐기며, 오심도 인정한다면 우리는 스포츠가 인간에게 가져다주는 매력과 즐거움을 더욱 누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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