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업 의혹' 서장훈, 허재-우지원에게 배워라!

[주장] 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진정 프로다운 모습

 서장훈(사진 왼쪽)은 장신 센터치고는 슛과 드리블 등 기본기가 무척 좋은 선수다
서장훈(사진 왼쪽)은 장신 센터치고는 슛과 드리블 등 기본기가 무척 좋은 선수다 전주 KCC

프로농구 전주 KCC 이지스의 서장훈(34·207㎝)은 팬들 사이에서 '양날의 검'으로 불린다. 큰 신장에 탄탄한 웨이트, 거기에 기본기와 농구센스가 뛰어난지라 보유하고있는 팀은 외국인 선수를 1명 더 가지고 있는 듯한 이익을 보지만, 역효과가 나게되면 '득보다 실'이 더 많은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

 

이 같은 경우는 서장훈이 나이를 더 먹어갈수록 더 심화되고있는데, 그러한 것을 입증이나 하듯 농구 팬들 사이에서는 그에 대한 논쟁이 그치질 않고 있다. 물론 팀 성적이 좋으면 단점은 장점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KCC의 성적이 좋지 않아지면서 서장훈 딜레마는 더욱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장점과 단점이 너무도 뚜렷한 센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서장훈은 기량만을 따지고 보면 국내 농구 역사상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위력적인 선수다. 207㎝의 신장을 감안했을 때 자신의 신체조건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팀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데, 거기에 드리블-슛 등 장신센터 답지 않게 기본기 마저 탄탄하다. 특히 안정적인 자세에서 터져 나오는 미들슛은 전문슈터들과 비교해서도 크게 꿀리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장점 못지 않게 약점도 뚜렷하다. 이같은 요소는 농구의 프로화-외국인선수의 도입 등으로 인해 발생한 부분도 크다는 의견. 때문에 서장훈은 '6강 보증 수표'이면서도 상황에 따라서는 '부도수표(?)'로 평가 절하되기도 한다.

 

서장훈은 일단 전체적인 대세인 달리는 농구에 어울리지 않는다. 본인의 스피드 문제도 있겠지만 체력관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뛰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으며, 골 밑에 부딪히면서 슛을 성공시키기보다는 미들 라인 등에서 슛을 던지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팀컬러가 맞지 않은 경우에는 혼자 노는 플레이로 비치기도 한다.

 

그처럼 다재다능하지는 않지만 빠른 몸놀림과 달리는 농구를 통해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는 원주 동부 김주성(29·205cm)과의 차이점이기도 하다. 김주성같은 경우는 선수비-후공격의 플레이를 펼치는 빅맨으로 동료선수들과 같이 뛸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가치가 무척 높다. 반면 서장훈은 그의 장점을 잘 살려주지 않으면 위력이 반감되는 경우도 잦아 감독들에게 좀더 부담을 주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서장훈은 외국인 선수 등 팀 구성 자체를 철저하게 그에게 맞춰줘야 하지만, 김주성은 스스로 팀컬러에 자신을 맞출 수 있는 선수다. 거기에 빠르게 공수전환이 가능한 스타일인지라 컨디션이 다소 나쁘더라도 기복 없이 팀에 공헌할 수 있다. 김주성 입단 후 '지지 않는 왕조'로 탈바꿈한 동부의 성적이 이를 증명해준다.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소속팀에도 적(?)으로 돌변해버리는 선수

 

어쨌거나 서장훈은 장점이 워낙 확실한 선수라 존재자체로 자신이 속해있던 팀들을 꾸준한 6강 이상 팀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스피드가 점점 쳐지고 슛감도 들쭉날쭉한지라 예전에 비해 위력이 많이 떨어진 것만은 사실이다. 슛감이 좋은 날은 그야말로 누가 와도 당해내기 어려울 정도로 상대팀을 곤혹스럽게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단점만 잔뜩 노출하며 팀 조직력을 와해시키는 '내부의 적'으로 탈바꿈한다.

 

서장훈의 가장 큰 문제는 '수비'다. 과거에는 외국인센터 정도가 아니면 득점을 허용하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몸놀림이 더욱 느려지면서 국내 장신자들은 물론 가드 포지션에 위치한 선수들까지도 서장훈 앞에서 자신감 있게 드라이브인을 시도하고 있다.

 

백코트도 서장훈의 약점중 하나다. 그는 심판판정에 워낙 민감한 성격상 자신이 다소 억울하다싶으면 경기 중에도 어필을 과감하게 한다. 적절한 어필은 승부욕이 넘친다고도 할 수 있겠으며 팀 분위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서장훈은 백코트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심판을 쳐다보며 항의하기 바빠 그 순간을 노려 상대팀의 속공을 허용하기 일쑤다. 열심히 달려도 어려울 판에 그 순간을 쪼개(?) 어필에 신경 쓴다면 소속팀에는 그야말로 치명적인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거기에 서장훈은 플레이가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스스로 경기력이 다운되어버리는 경향이 잦은데, 그럴 경우 소속팀 감독과 동료들은 상대팀과의 승부 뿐 아니라 서장훈 달래기에도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한다. 심판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휘슬을 분다고 생각되거나 그날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굉장히 무성의한 플레이로 일관해 스스로 경기를 망쳐버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경향은 서장훈이 나이를 먹을수록 더 깊어지고 있는데, 대다수 선수들과 달리 고참으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하기보다는 더 괴팍해지고 자존심이 강해지는 경향이 잦아지고 있다. 현재의 소속팀 KCC는 물론 전 소속팀 삼성에서도 이같은 서장훈의 기복에 많은 애를 태웠던 것이 사실이다.

 

서장훈(사진 왼쪽)과 허재 감독 서장훈의 '개성'과 '성질'은 카리스마 강한 허재 감독 조차도 감당하기 어렵다
서장훈(사진 왼쪽)과 허재 감독서장훈의 '개성'과 '성질'은 카리스마 강한 허재 감독 조차도 감당하기 어렵다전주 KCC

 

영원히 화려할 수는 없다, 희생하는 '리더십' 필요

 

이렇듯 가만히 있어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서장훈이거늘 최근 KCC에서는 그를 자극하는 일까지 벌어지며 휴화산에 불을 붙여 버렸다. 다름 아닌 한참동안 팬들 사이에서 논쟁이 되었던 '서장훈 트레이드 설'이 그것으로 진실유무를 떠나 서장훈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것은 사실인 듯 보인다.

 

서장훈은 후배 하승진(23·221cm)의 입단으로 인해 출장시간이 상당 부분 줄었다. 입단 초기만 해도 "후배의 성장에 버팀목이 되고싶다"며 성숙한 발언으로 일관했던 그이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조금이라도 더 뛰고싶은 것은 농구선수로서의 당연한 마음이다. 하지만 팀에도 전술이라는 것이 있고, 또 수비에서 워낙 '구멍' 역할을 하는지라 감독으로서는 어떻게든 팀이 이기는 쪽으로 구성원을 꾸려나갈 수밖에 없다. 서장훈이 진정으로 팀 승리를 원한다면 동갑내기 추승균(34·190cm)이 그렇듯 화려한 득점 외에 수비-패스 등 궂은일에도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역할을 제대로 해낸다면 감독은 쓰지 말라고 해도 서장훈을 쓰게 된다.

 

최근의 서장훈은 기분이 상당히 가라앉아 있다. 자신이 중심이 되어 팀이 돌아가야 하거늘 수시로 하승진과 교체되는 등 예전에 비해 존재감이 줄어드는 분위기 때문이다. 그러한 상황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는 백코트도 더욱 불성실하게 하는 것은 물론 패스를 줘야하는 타이밍에서도 억지로 슛을 던지거나 골 밑으로 파고들어 공을 가로채기 당하기 일쑤다.

 

가뜩이나 공수전환이 느린 그가 이런 식으로 플레이를 해버리자 상대팀은 아주 손쉽게 속공을 펼치는 모습이다. 심판판정이 맘에 안들 때는 팀 동료들이 백코트를 하건 말건 아예 드러누워 한참 있다 일어나 버린다. 결국 그가 백코트를 하지 않은 빈자리는 동료들이 더욱 열심히 뛰어 메워야되는 상황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렇듯 서장훈이 불편한 심기로 일관하자 팀 후배들은 그의 눈치를 보느라 더욱 힘들어하는 기색이다. 자신도 실책을 많이 하면서 후배들이 매끄럽게 플레이를 하지 못하면 야단을 치기 일쑤인지라 팀 분위기도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시즌 초 활기찬 플레이로 팀 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던 하승진이 점점 의기소침해진 배경에도 이러한 부분이 영향을 끼쳤다는 의견도 있다. 신인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선배가 다독여주며 격려해줘도 모자랄 판에 출장시간 불만 등이 언론에 이슈화되는 와중에서 서장훈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감독도 눈에 보이지 않는 '아웃사이더'

 

서장훈은 자신이 팀 공격에 중심이 되어 흘러가는 상황이 아닐 때는 작전타임 시에도 철저하게 '아웃사이더'로 일관한다. 허재 감독이 아무리 목청 높혀 작전지시를 해도 눈은 다른데를 쳐다보고 있거나 엉뚱한 이와 대화를 나누는 등 팬들이 보기에도 눈살 찌푸려지는 행동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

 

고참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신인급 선수들처럼 진지하게 경청을 하지는 못한다해도 최소한 팀의 수장이 말을 하면 반응은 해줘야 한다. 단체스포츠라는 점에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간의 소통은 무척 중요하다고 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서장훈이 진정한 고참임을 자부한다면 '중간매개체' 역할을 해줘야한다는 지적이다.

 

물론 허재 감독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강압적인 분위기를 이끌어간다는 혹평이 나오고 있는게 사실이다. 좀더 강약을 조절해서 선수들을 다뤄야만 하는데 경기장에서 보여지는 그의 스타일은 굉장히 엄격하고 강하다. 서장훈이 여기에 불만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그렇다고 다급하게 작전지시를 내리는 감독의 눈도 제대로 안쳐다보고 심드렁한 표정으로 딴청을 부리고있는 모습은 팀 전체 분위기를 위해서 결코 좋지 않다. 이같은 서장훈의 스타일은 허재 감독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인 삼성 안준호 감독 조차 힘들어했던 부분이다.

 

서장훈 입장에서는 자신의 가치를 먼저 끌어올린 다음에 에이스로의 대접을 요구해도 해야한다. 팀이 연패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모두가 힘을 모아 위기를 탈출하는데 앞장서는 역할을 해준다면 감독은 물론 동료들의 신뢰는 더욱 두터워질 것이 분명하다.

 

서장훈(사진 왼쪽)과 추승균 '캡틴'으로 불리는 추승균과 달리 덕아웃에서의 서장훈은 분위기메이커의 역할을 전혀 하지못한다
서장훈(사진 왼쪽)과 추승균'캡틴'으로 불리는 추승균과 달리 덕아웃에서의 서장훈은 분위기메이커의 역할을 전혀 하지못한다전주 KCC

'같은 노장' 우지원과 '같은 악동(?)' 허재를 배워라

 

서장훈은 자신보다도 선배인 울산 모비스의 우지원과 현 소속팀 수장인 허재 감독의 현역 시절을 참고해야 한다. 그들도 서장훈처럼 하나같이 화려한 시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수생활 말년에는 팀 승리를 위해 자신을 버리는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우지원은 '코트의 황태자'라는 왕년의 별명은 온데간데없이 현재는 '마당쇠' '5분대기조'로 불리고 있다. 유재학 감독은 우지원의 과거 명성과는 상관없이 자신이 쓰고싶을 때 우지원을 활용한다. 수비수-슈터 등 보직도 따로 없으며 1분이든 5분이든 출장시간 역시 들쭉날쭉하다. 어떤 날은 몸만 풀고 경기에 투입되지 않는 경우도 빈번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지원은 조금의 불만도 없이 감독의 지시에 따른다. 벤치에 앉아서도 항상 갑작스런 출장에 대비하고있는지라 급박한 상황에 투입되어서도 집중력 있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덕분에 유재학 감독은 리그에서 가장 경험 많고 노련한 식스맨을 하나 갖추게 되었다.

 

우지원의 진짜 진가는 경기를 뛰지 않을 때(?) 나온다. 그는 자신의 경기 출장 여부와 관계없이 동료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준다. 노장임에도 신인선수처럼 벤치에서 동료들을 응원하며 혹시 부진한 후배가 있으면 가까이 다가가서 여러 가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어찌보면 선수이면서도 든든한 코치가 한명 더 있는 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팀의 승패보다는 자신의 플레이 만족도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서장훈과는 완전히 대비되는 모습이 아닐 수 없다.

 

KCC 허재 감독 또한 현역시절에는 누구보다도 '자존심'이 강한 인물이었다. 지금의 서장훈이 그렇듯 모든 팀 내 사정이 자신위주로 돌아가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러나 허재는 팀이 자신에 맞추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자신 역시도 플레이를 팀에 맞출 수 있게 항상 준비했다. 또한 상황이 마음이 들지 않아도 팀 승리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자신의 고집을 꺾을 줄도 알았다. 기아시절 팀에서 마음이 떠났음에도 경기에 나설 때만큼은 최선을 다했고, 결국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라는 프리미엄을 가지고 나래(현 동부)로 이적할 수 있었다.

 

당시 기아가 현대(현 KCC)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큰 상이 전해졌다는 것은 얼마나 열심히 경기에 임했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불만이 있으면 표출은 하되 팬과 팀을 위해서 경기장에서만큼은 최선을 다했던 것이다.

 

허재는 이후 새로운 소속팀에서 주전급 식스맨으로 활약하며 김주성이라는 차기 간판을 키우는데 앞장섰고 명예롭게 은퇴했다. '농구천재'라는 별명으로 통했던 그조차도 팀 우승 앞에서는 숙연한 모습을 보였다. 같은 '악동과(?)라도 왜 팬들이 그토록 허재에 열광했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 허재 감독은 하승진과 식스맨들의 출장시간을 대폭 늘리며 팀 체질개선에 애쓰고 있다. 연패에 빠지며 위기에 몰린 KCC 입장에서는 선수들의 '이름 값'에 연연할 상황이 아닌 것이다.

 

향후 서장훈과 KCC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위대한 선수들은 팀과 팬들을 위한 순간에는 자신의 개성과 자존심도 얼마든지 버릴 줄 알았다는 점을 서장훈 역시 잊어서는 안 된다. 프로는 팬들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2008.12.15 12:08 ⓒ 2008 OhmyNews
팀 승리 전주 KCC 서장훈 허재 감독 농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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