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신봉LIG 그레이터스
25일 크리스마스에 열린 구미 LIG 손해보험과 대전 삼성화재의 2007~2008 V리그 남자부 경기. 블로킹으로 득점을 올린 홈팀 LIG의 센터 방신봉(32)이 관중석 앞으로 달려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흥에 겨운 듯 어깨를 덩실거리며 사방으로 손가락을 뻗었다. 바로 최근 가요계를 휩쓸고 있는 인기그룹 원더걸스의 '텔미댄스'였다.
관중들은 물론 TV 중계카메라까지 사로잡은 방신봉만의 독특한 세리머니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일 열렸던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는 득점을 올린 뒤 코트 뒤편에 서 있던 동료선수들에게 달려가 <무한도전>의 노홍철이 유행시킨 '저질댄스'를 추며 관중들과 동료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처럼 방신봉의 세리머니가 날이 갈수록 배구계의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를 좋아하는 팬들은 '축구에 골 세리머니가 있고, 야구에 홈런 세리머니가 있다면 배구에는 방신봉의 블로킹 세리머니가 있다'며 한껏 치켜세우고 있다.
팀 내 최고참으로서, 두 자녀를 둔 어엿한 아빠로서 다소 민망할 수도 있는 세리머니들이지만 그는 '팬서비스'를 위해 자신의 끼를 감추지 않았다.
방신봉은 지난 시즌에도 <개그콘서트>의 '마빡이 춤'으로 베스트 세리머니상을 차지했다. 재미는 물론이고 당시의 유행 아이템을 세리머니로 훌륭하게 소화시켜 올 시즌에도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우승'과 '관중몰이' 모두 노리는 베테랑
방신봉이 세리머니만 잘하는 것은 아니다. '거미손'이라는 별명답게 철벽 블로킹을 앞세워 상대 공격수들을 막아내고 있다. 지난 13일 열린 상무와의 경기에서는 무려 6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이선규(현대캐피탈)에 이어 프로통산 두 번째로 200개가 넘는 블로킹을 성공시킨 선수가 됐다.
신진식과 김세진, 김상우 등 전성기 시절 함께 한국 배구를 이끌었던 선수들이 하나둘씩 은퇴하고 있지만 여전히 열정적으로 코트를 누비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그이기에 더욱 값진 기록이었다.
지난 2005년 현대캐피탈에 몸담고 있던 방신봉은 젊은 선수들에 밀려 벤치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지자 당시 LIG의 사령탑이던 신영철 감독의 부름을 받고 현금 트레이드되어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팀을 옮기면서 한때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지만 방신봉은 지난 시즌 블로킹 부문 1위를 차지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하지만 그에겐 이뤄야 할 목표가 남아 있다. 바로 LIG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이다.
짜릿한 블로킹과 화려한 세리머니로 배구코트를 뜨겁게 달구며 베테랑은 살아 있음을 외치고 있는 방신봉이 과연 우승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