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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밴 에플렉, 로버트 드니로, 스티비 원더가 앨 고어를 지지하고 있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기부하는 정치 자금은 민주당 전국위원회 모금액에 15%에 이른다. |
| ⓒ Dog EatDog |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 <화씨 911>을 인터넷 검색을 해 보면 뜬금없이 밴 에플렉이 출연진으로 등장한다. <화씨 911>을 살펴보니, 앞머리에 등장하는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플로리다에서 승리했다고 기뻐할 때 함께 무대에 서 있는 밴 에플렉과 로버트 드니로 그리고 스티비 원더가 나온다. 늘 민주당 보다는 넉넉한 정치자금을 자랑하는 공화당이지만, 그래도 민주당을 부러워하는 것은 할리우드 스타들과 실리콘밸리 IT 사업가들이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이다. 할리우드 스타들은 민주당에 거액을 내놓기 일쑤고 각종 행사에서 얼굴 한 번 비춰 주는 것으로, 돈 주고 사기 어려운 이미지도 민주당에 빌려 준다. 양당 체제가 단단하게 굳어져 있는 미국이고, 대통령 선거를 할 때마다 해설을 들어도 뭔 소린지 잘 모를 미국식 간접선거 때문에 할리우드 스타들의 가세는 생각만큼 실질적인 도움을 주진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할리우드 스타들이 한 마디 던지는 것이 그 어느 정치가나 종교 지도자 말씀보다 파괴력을 보이는 미국이라 할리우드 스타들이 민주당을 편드는 것이 부럽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한 것이 공화당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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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루스 윌리스나 실베스터 스탤론처럼 공화당을 지지하는 할리우드 스타들도 가끔 있다. 찰톤 헤스톤은 공화당을 지지하면 배척받는 분위기라 보이지 않게 공화당을 지지하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많다고 주장한다. |
| ⓒ MGM |
민주당이나 공화당 어느 정권이 집권 하더라도 자동차, 곡물 그리고 영화로 대표되는 주요 수출 상품에 대한 지원 정책은 변함없이 이뤄져 왔다.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 정권만 해도 할리우드 영화 수출 길을 열어주기 위해 한국 스크린쿼터를 후퇴시킨 것을 비롯해서 각종 저작권 분쟁에서도, 국제 관행보다는 미국 입장만을 고집하는 등 할리우드가 좋아할 여러 일들을 해 왔다. 할리우드가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또는 표현의 강도와 관련되어 있다. 거창하게 자유를 들먹일 필요 없이 어제보다 더 자극적인 장면을 제공하지 못하면서 대중을 스크린 앞에 모아둘 수는 없기 때문에 표현의 수위를 보장받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투자 금액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표현은 보다 강도 높게 가면서 등급은 원만하게 받는 것은 흥행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이다. 17세 이상만 보라는 NC-17 등급만 받아도 길길이 뛰는 것이 할리우드 제작사들이다. 공화당이 집권한다고 해서 자율 등급제가 야박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화당이 집권하면 보수적인 기독교 진영이 목소리를 높이게 되고 폭력 묘사나 성적인 장면들에 대해 음으로 양으로 압력을 행사한다. 부시 대통령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고 그만큼 신임을 받고 있는 보수 기독교 진영은, 최근 할리우드의 동성애 옹호 경향에 대해 다양한 항의를 조직했고 몇몇 의원들을 움직여 할리우드 표현 수위를 조절하기 위한 입법을 모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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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개봉 가능성 제로인 <팀 아메리카 월드 폴리스>에서는 정치 활동에 열심인 할리우드 스타들을 강도 높게 비웃는다. 왼쪽부터 숀 펜, 수잔 서랜든, 알렉 볼드윈 그리고 팀 로빈스. |
| ⓒ Paramount |
1999년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났을 때 영화 <매트릭스>의 복장과 총기를 흉내 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할리우드에 비난이 쏟아진 적이 있었다. 폭력적인 영화를 보는 모든 사람이 폭력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며 영화 제작자가 아주 특수한 상황까지 예측하여 표현을 조절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사회에 큰 충격을 주는 사건을 일으킨 범인이 특정 영화에 영향 받은 것이 확실해 지면 할리우드가 받는 부담은 커지게 마련이다. 마이클 무어의 <볼링 포 컬럼바인>에서는 은행에서 공짜로 총을 주고 대형 마트에서 탄약을 파는 미국 사회에 총기 난사의 책임을 묻는다. 정치 활동에 적극적인 할리우드 스타들은 총기 규제를 강화하자는 운동에 나서기도 하지만, 정작 거의 모든 할리우드 영화에는 총이 등장하는 것이 현실이다. <볼링 포 컬럼바인>에서 '공공의 적'으로 등장하는 NRA(미국총기협회)는 공화당과 민주당을 가리지 않고 정치자금을 시원하게 넣어 주고 있고 회장이 찰톤 헤스톤인 것처럼 할리우드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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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리우드가 없었다면 오스트리아 출신 이민자가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되는 성공신화가 가능했을까? 이민자라서 주지사 이상은 도전할 수 없다. |
| ⓒ Columbia |
공화당은 보수, 민주당은 진보라 잘라 말할 수도 없는 것이 미국이어서 할리우드가 민주당을 지지한다 해서 곧 진보적인 것은 아니다. 할리우드가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은 정치적 소신에 따른 것이기 보다 업계 공동 이익을 지키기 위한 전략적인 이해관계에 가깝다. 여기에 개별 스타들의 성향이나 인종적 배경 같은 요인들이 더해져 여러 경향으로 나타난다. 단지 동향이라거나 평소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정치인을 지지하곤 하는 우리 사정에 비한다면 그래도 정치적인 행동이라 할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정치 참여는 민주당 쪽으로 저울이 심하게 기울어져 있지만 성공 사례는 공화당이 알차다. 미국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재선에 성공하고 워싱턴 국립공항 이름을 레이건 국립공항으로 바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야 말로 할리우드에서 출발해서 백악관에 이른 성공신화일 것이다. 정작 할리우드가 있는 캘리포니아 주지사 자리도 공화당이 차지했다. 가진 건 근육밖에 없는 오스트리아 출신 이민자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된 비결을 할리우드가 아니라면 무엇을 설명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