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반지'는 악동 디트로이트의 품으로

[NBA] 래리 브라운 NBA 최고령 우승 감독...천시 빌럽스는 MVP

▲ 악동들에 안긴 래리 오브라이언 컵(위)/ 23년을 기다린 NBA 정상, 래리 브라운 감독(아래)
ⓒ TV 중계화면 캡처
'배드 보이즈‘ 디트로이트가 15년만에 다시 만난 LA 레이커스를 홈에서 3연파하고 시리즈 4승 1패로 ’절대반지‘의 주인공이 되었다.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의 오번 힐스 팰리스에서 계속된 미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5차전에서 주전 5명의 피스톤이 연쇄적으로 폭발한 디트로이트 피스톤스가 레이커스를 100-87로 물리치고 홈팬들 앞에서 우승 축포를 쏘아올렸다.

디트로이트는 LA에서 1승 1패의 동률을 이룬 후 홈으로 와 파죽의 3연승을 거두며 NBA 파이널 역사상 홈에서 3연승을 거두며 래리 오브라이언컵(NBA 우승컵)을 가져간 첫 번째 팀이 되었고, 지난 99-2000시즌 이후 14년만에 다시 우승컵을 디트로이트로 가져왔다.

이로써 지난 5년 동안 레이커스와 샌안토니오 스퍼스로 인해 만들어졌던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는 깨지고 우승컵은 서부를 떠나 6년만에 동부 팀의 품에 안기게 되었다.

올 시즌 디트로이트의 감독으로 부임한 래리 브라운 감독은 NBA 감독으로 입문한 지 무려 23년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차지했고, 이 우승으로 브라운 감독은 NBA 역사상 가장 많은 나이(63세)로 정상을 차지하는 영광도 함께 누렸다. 또한 브라운 감독은 미대학농구(NCAA)와 NBA를 동시에 석권하는 최초의 감독이 되었고 오는 8월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드림팀을 이끌고 출전하게 된다.

반면 9번의 파이널 진출에서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모두 우승을 차지했던 레이커스의 필 잭슨 감독은 자신의 ‘V10' 달성을 다음 시즌으로 미뤘다.

시리즈를 압도한 디트로이트, 5차전도 마찬가지

지난 4차전까지 디트로이트는 레이커스의 압도적인 우세를 점친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레이커스를 완전히 압도한 경기를 펼쳤다. 3차전에서는 레이커스의 득점을 68점으로 묶으며 올 시즌 최소득점의 수모를 안겼고, 4차전에서는 한 번의 역전도 허용하지 않는 완승을 거두었다.

3승 1패, 우승까지 단 1승만 남겨놓은 디트로이트는 5차전에서도 1쿼터 초반 칼 말론 대신 나온 레이커스 매드배덴코에게 연속 6점을 허용하며 잠시 끌려갔을 뿐, 1쿼터 후반에 해밀턴과 빌럽스, 그리고 벤 윌러스의 슛이 폭발하면서 단숨에 전세를 뒤집고 이후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릴 때까지 단 한 번의 위기도 없이 승리를 낚아냈다.

디트로이트는 줄곧 10여점차의 리드로 앞서 가다, 3쿼터 종료 3분 42초 전 빌럽스가 속공에 이은 더블클러치 레이업으로 3점 플레이를 성공시켜 72-55, 점수차를 17점으로 벌였고, 4쿼터 초반 이미 전의를 상실한 레이커스를 더욱 몰아쳐 90-65, 25점차로 리드하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리차드 해밀턴이 45분간 뛰면서 21점을 올린 것을 비롯해 타이션 프린스가 17점에 리바운드 10개, 천시 빌럽스가 14점으로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고, 여기에 윌러스 듀오까지 29점을 합작해내 주전 5명 모두 두자릿수의 득점을 기록하며 레이커스 수비진을 초토화시켰다.

특히 벤 웰러스는 무려 10개의 공격리바운드를 걷어내는 등 22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페인트 존을 장악했다. 벤과 프린스의 활약으로 리바운드에서 50-36으로 압도했고, 특히 무려 20개의 공격리바운드를 걷어냈다.

반면, 5차전에서 시리즈 반전을 노렸던 레이커스는 말론이 부상으로 코트에 나서지 못한 가운데 오닐이 2쿼터에서 일찌감치 파울트러블(3개)에 걸려 벤치로 물어나면서 디트로이트의 윌러스 듀오에게 골밑을 완전히 장악 당해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했다.

코비 브라이언트(24득점)가 혼자 골밑 돌파, 3점 슛, 자유투 등으로 분전하긴 했지만, 게리 페이튼의 부진이 계속되고, 벤치 멤버까지도 디트로이트의 강력한 수비를 뚫어내지 못하면서 추격의 발판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오닐이 골밑에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골밑에서 무려 52점을 내주었고, 리바운드의 절대 열세이다 보니 속공으로도 23점을 헌납했다. 무엇을 해도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다.

강점이었던 오닐-코비 듀오가 오히려 독이 된 레이커스

'멀어져 간 우승반지' 벤치에 앉아 패배를 지켜보는 말론과 페이튼
ⓒ TV 중계화면 캡처
레이커스의 최대 강점은 ‘공룡 센터’ 오닐과 브라이언트 콤비의 가공할 만한 득점력이다. 그러나 이번 파이널 시리즈에서는 오히려 이것이 독이 되고 말았다.

득점이 두 선수에게 의존하다 보니 디트로이트는 한 명을 버리고 한 명만 잡는 전략을 짰고, 이것은 시리즈 내내 적중했다. 3차전 코비의 극심한 슛 난조 끝에 20점차의 대패, 4차전 오닐이 36점에 20리바운드로 맹활약했지만 코비가 부진했고, 5차전에서는 코비의 분전이 있었지만 오닐이 제몫을 해주지 못했다.

여기에, 우승반지를 끼고 싶어 올 시즌 레이커스에 합류했던 말론과 페이튼의 극심한 부진은 디트로이트의 수비에 힘을 실어주었다. 말론은 3차전부터 부상으로 제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고, 페이튼은 파이널 5경기에서 평균 4.2점에 5.4개의 어시스트밖에 올리지 못하며 주전 5명 중 최악의 플레이를 펼쳤다.

NBA 최고 스타로 군림하며 화려한 명성을 자랑했던 말론과 페이튼. 우승할 수 있는 팀에서 생애 처음으로 우승 반지를 끼고 싶었지만, ‘절대 반지’는 끝내 이들의 손에 끼어지기를 거부했다.

천시 빌럽스 MVP, 그러나 '디트로이트 모두가 MVP'

▲ MVP 발표에 환호하는 천시 빌럽스
ⓒ TV 중계화면 캡처
파이널 5경기 평균 22.8득점, 3.3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레이커스 킬러’로서의 명성을 이어갔던 빌럽스가 2003-2004 챔피언결정전 MVP에 뽑혔다.

빌럽스는 1차전에서 3점 슛 2개를 포함해 22점으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며 레이커스 격파의 선봉에 섰고, 2차전 비록 코비의 기적 같은 동점 3점포에 팀이 패배하긴 했지만 27점을 몰아넣었다. 3차전 19점(3점슛 2개), 4차전 23점(3점슛 2개)을 비롯해 매 경기 기복 없는 플레이로 레이커스를 침몰시키는 데 일등 공신이었다.

비록 타이틀이 1개였기에 빌럽스가 차지했지만, MVP는 디트로이트 주전 누가 받아도 아무도 이의를 달지 못할 만큼, 고른 활약을 펼친 선수 모두였다.

주포 해밀턴도 3차전 31점을 비롯해 평균 21.점에 5.8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마스크 투혼’을 불살랐고, 라쉬드 윌러스(13.5점-9.5리바운드)는 시리즈 승부의 중요한 고비였던 4차전에서 26점에 13리바운드를 올리며 팀의 완승을 이끌었다.

시리즈 내내 브라이언트를 수비한 프린스와 오닐을 수비한 벤 윌러스도 화려하진 않지만, 뒤에서 디트로이트 ‘수비 농구’의 핵심들이다. 특히 프린스(8.3점)는 코비에 대한 수비뿐만 아니라 리바운드에도 적극 참가해 한 경기당 6개를 걷어 올렸다. 벤은 오닐을 상대로 11.5개의 리바운드에 평균 9점을 넣으면서 골밑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했고, 5차전에서는 무려 22개의 리바운드를 걷어올리는 괴력을 발산했다.
2004-06-16 17:00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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