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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일 저녁 진주문고 북카페에서 열린 "한치영 태주 후원음악회"에 몰려든 사람들의 모습. |
| ⓒ 오마이뉴스 윤성효 | 관련사진보기 |
음악동지(同志) 한치영(48) 한태주(18), 그들은 아버지와 아들 사이다. 아버지는 생태가수로, 아들은 초등학교를 끝으로 제도 교육과 결졍하고 흙피리(일명 오카리나)를 불며 산으로 들로 다니는 ‘산골소년’이다.
그들을 위한 후원음악회가 열렸다. 지난 27일 저녁, 진주 평거동에 있는 진주문고 ‘북카페’에, 예술을 사랑하고 이들 부자를 아끼는 진주사람들이 모였다. 50여평 규모의 공연장은 자리가 비좁아 서서 구경해야 할 정도로 꽉 들어찼다.
이름하여 “<시인의 노래> 음반 제작을 위한 한치영·태주 후원음악회”였다. 박노정 시인과 한학자 김창욱씨, 진주문고 여태훈 사장 등이 중심이 되어 마련한 자리였다. 이들 부자의 ‘명성’을 익히 전해 들은 사람들이 모여 들었는데, 김장하 형평운동기념사업회 회장을 비롯해, 강희근 경상대 교수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모두들 입장권도 없이 공연장에 들어섰다. 그러나 성의껏 봉투를 들고 왔다. 그 대신 이들 음악동지는 흙피리를 불고, 노래를 불렀으며, 그동안 펴낸 음반을 선물로 주었다. 먼저 아들은 흙피리를 불어 “노을꽃” “물놀이”라는 곡을 연주해 분위기를 돋구었고, 아버지는 기타를 울러메고 앉아 절절한 목소리로 노래했다.
한치영씨는 새로 만든 노래를 선보이기도 했다. “지리산을 그대로 놔두라”(김지하) “왕이 달마에게 물었다”(한치선) “미황사 노을”(박노정) “꿈과 생시가 하나되어”(강희근) “이야기하는 쟁이꾼의 대지”(신동엽) 등의 노래를 불렀다. 마지막에는 참석자들과 함께 “아침이슬”을 합창하기도 했다. 이런 노래들을 담아 <시인의 노래>라는 음반을 낼 예정인데, 이를 위한 음악회가 열린 것이다.
한치영씨는 음반 4개, 태주 군은 “하늘연못” 내기도 |
| ▲ 노래하는 한치영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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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객 한치영씨는 1982년 제3회 강변가요제 때 ‘결사대’ 트리오로 금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한때 전두환 정권 시정 대통령 경호 활동을 한 그는 죽염제조 등을 했고, 현재는 지리산 자락에 살면서 아들과 함께 노래를 만들고, 부른다.
한씨는 그동안 4집 음반을 냈다. 91년 “할미꽃”, 96년 “이것 참 잘 돼야 할 텐데”, 99년 “여보게! 어디에 행복이 있던가”, 2000년 “광개토대왕”에 그의 노래와 삶이 담겨 있다.
아들 태주 군은 올해 열 여덟살 산골소년이다. 그는 음악을 좋아했고, 초등학교를 끝으로 더 이상의 학력은 없다. 그는 제도교육의 ‘폭력’에서 벗어나 산과 들을 쏘다니며 노는 게 그의 수업이었다. 그는 흙피리를 분다.
태주 군은 지난해 연주음반을 하나 냈다. 이름하여 “하늘연못”이란 제목을 붙였다. 태주 군이 이태동안 숲과 바람, 물과 흙에 취해 만든 창작곡이 담겨 있다. 여기에는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표현한 대표곡 “하늘연못”을 비롯해, 벽화의 감동을 담은 “고구려 벽화의 노래”를 비롯해, 계곡 물 흐르는 경쾌함을 표현한 “물놀이”가 담겨 있다.
참으로 아름다웠던 ‘후원음악회’, 또 다시 “들로 산으로”이날 후원음악회에 사람들을 초대하면서, 나온 말들이 참 아름답다. “소유나 안주(安住)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나의 노래와 아들의 연주가 듣는 이의 가슴에 와닿는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라면 어디든지 보금자리로 삼을 겁니다“라고.
“내 안에서 울림이 있는 소리라야 밖에서도 울림을 가질 수 있다. 그 소리가 내 몸을 울리면 다른 이들의 몸을 울릴 것이고, 내 가슴을 울리면 사람들의 가슴을 울릴 것이고, 내 영혼을 울리면 온갖 생명들의 영혼을 울릴 것”이라고 말이다.
강희근 시인은 “한치영”이란 시에서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그는 그의 가슴이 가는 길을 만들어 / 이름 붙여 노래라 한다 // 가슴이 가는 길이 / 개울 따라 가는 것도 같다 // 언덕을 넘어 송아지 우는 소리 / 따라 가다가 / 절 모퉁이 벽에 그려져 있는 / 심우도를 찾아 들어가 거기 멈칫거리고 / 있는 것도 같다. // 대저 그의 길은 / 번다한 도시를 빠져 나와 / 강나루 건너 / 어딘가 밀밭 근처에 당도하면서 / 당차게 흐르기 비롯하는데 // 그는 내처 그의 가슴이 / 어디까지 뻗어 가는지 가는 데까지 / 따라 가 보며 이르는 데가 / 하동땅 평사리 // 평사리라. 그는 평사리 노래를 / 부르며 / 최참판댁 별당의 문풍지 우는 소리 / 소리에 목젖을 얹어 놓고 산다 // 지르르 / 흐르는 섬진강도 그의 가슴이 / 지지는 때 / 잠시 구불정거리다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 길을 고쳐 잡고 간다.“
한치영·태주 부자는 말한다. “그동안 감성적 흐름만큼이나 여리고 긴 터널을 지나 여기까지 왔다. 과정은 힘들었으나 지금은 행복하다. 우리의 음악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이들이 늘어난다면, 또다시 들로 산으로 다니며 노래할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