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한국야구위원회(이하 KBO)가 선수의 손을 들어주었다. 30일 오후 2시에 KBO에서 열린 연봉조정위원회에서는 LG 트윈스가 신청한 연봉 조정자 4명(전승남, 김재현, 유지현, 이병규) 중 전승남, 김재현, 이병규 선수에 대해서는 구단제시액을 선택했으나, 유지현 선수에 대해서는 선수요구액을 선택했다. 유지현 선수의 연봉조정 승리는 국내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써 KBO가 일방적인 구단 편을 벗어나 선수의 의견도 존중해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데 그 의미가 크다. 사실 지금까지 연봉조정 신청(83차례) 중 대부분은 조정위원회 결정 전 이미 취소되거나, 설사 위원회 결정까지 간다하더라도 100% 선수들의 패배로 끝났다. 지금까지는 14대0 구단의 완벽한 승리. 이런 상황에서 구단은 연봉조정제도를 '선수 길들이기'의 한 수단으로 사용할 때가 종종 있었고, 선수들은 연봉조정에서는 승산이 없기에 자신들의 권리를 찾지 못하고, 구단 제시액을 받아 들일 때가 많이 있었다. 현실이 이렇기에 선수협 파동 때도 선수들은 연봉조정을 가장 큰 불공정사례로 꼽았다. 사실 미국이나 일본 등 야구 선진국에서는 연봉조정이 우리보다 훨씬 발전해 있으며 연봉조정을 결정하는 조정위원회 또한 공정한 판단을 내리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올해 총 91명의 선수가 구단과 연봉협상에 실패하고 연봉조정을 신청하였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연봉조정 신청 선수들 중 45% 정도가 승리를 거둔다. 구단이 55%정도로 앞서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공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은 오히려 선수들이 자신들의 요구액을 받을 때가 더 많다. 이번 연봉조정위원회의 결정에는 아쉬움도 있다. 타격 2관왕과 골든 글러브 수상 등 좋은 성적을 올린 이병규 선수에 대해 조정위원회는 자신의 연봉 인상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제출하지 않은 탓에 구단의 결정을 수용했다는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 어떤 면에서 보았을 때 KBO는 이병규 선수에게 자신의 의견을 밝힐 시간적 여유를 제대로 주지 않았다. 처음에는 KBO 자신이 요구액과 연봉인상의 근거를 서면으로 밝히라고 하고 나서, 정해진 날짜가 되기 전 KBO가 이병규 선수에게 통보한 내용이 규칙에 위반된다며 요구액을 밝히지 않은 이유를 대라고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유지현 선수가 연봉조정에서 승리한 것만으로도 이번 위원회의 결정에는 그 의미가 크다. 비록 18번의 연봉조정 중 단 한번의 승리이지만, 이것을 통해 공정한 연봉조정의 교두보를 마련됐다고 본다면 그 의미가 커지는 것이다. 앞으로 유선수가 연봉조정에 승리를 거둔 것을 기점으로 어느 선수도 요구액에 형평성이 있고, 조정신청에 대해 준비만 잘한다면, 연봉조정신청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연봉을 받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KBO 또한 지금까지 구단의 앞잡이의 모습을 벗어나 구단과 선수들의 중간에서 더욱더 공정한 모습을 지닐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연봉조정위원회 구성에 있어서는 해결해야할 문제가 있다. 지금은 KBO 총재가 조정위원회의 구성에 대한 전권을 가지고있고, 선수 측을 대변할만한 인원이 조정위원회에 포함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구단관계자, 선수의 대리인 또는 변호사, 그리고, 노동분쟁전문가로 연봉조정위원회가 구성되어있다. KBO와 연봉조정위원회가 더욱 더 공정한 모습을 지니기 위해서는 선수 측을 대변할 수 있는 인원을 위원회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이번 LG 트윈스가 신청한 연봉조정 대상자 중 전승남, 김재현, 이병규 선수는 각각 구단제시액인 4500만 원, 1억9천만 원, 2억 원을 받게 되었고, 유지현 선수만이 자신의 요구액인 2억2천만 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연봉조정 대상자였던 최동수 선수는 조정위원회가 열리기 전 구단 제시액인 4천만 원을 받기로 해 신청이 취소되었다. 가까운 미래에도 많은 선수들과 구단이 연봉조정을 신청할 것이다. 앞으로 있을 연봉조정에 이번 결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LG트윈스 연봉조정결과
유지현 |
22,000만원(본인제시액) |
이병규 |
20,000만원(구단제시액) |
김재현 |
18,000만원(구단제시액) |
전승남 |
4,500만원(구단제시액) |
최동수 |
4,000만원(구단제시액-도중취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