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팜프라촌 청년들의 흥미진진 시골살이 이야기

<이상하고 아름다운 판타지 촌 라이프> 출판 저자 3인 북토크, 두모마을 팜프라촌서 열려

등록 2023.01.31 12:03수정 2023.01.3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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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모마을에 자리잡은 팜프라 청년들의 좌충우돌 시골살이 기록 <이상하고 아름다운 판타지 촌 라이프> 출판기념회가 지난 12일 열렸다. 책의 저자인 오린지, 양애진, 유지황씨가 독자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 남해시대


2019년 4월, 도시 청년들이 경남 남해에 집을 짓고 살아보겠다고 나타났다. 유지황, 양애진, 오린지씨. 이들을 시작으로 청년들이 '코부기'(거북이 등딱지처럼 짊어지고 다닐 수 있는 이동식 목조주택)를 지으러 몰려오더니, 농업회사법인 팜프라가 두모마을에 자리를 잡았다. 청년들은 그곳에서 '코부기' 집짓기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농사를 짓고 각자 자기 일을 하며 남해 시골마을에서 정착해 살아가는 법을 실험하고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450평 부지를 마련해 팜프라촌을 조성했다.

팜프라를 이끌고 있는 3인의 청년 유지황, 양애진, 오린지씨가 2019년부터 좌충우돌하며 꾸려온 남해살이 3년의 기록 <이상하고 아름다운 판타지 촌 라이프>를 지난해 12월 남해의봄날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그리고 지난 12일 이들이 살고있는 상주면 두모마을 팜프라촌에서 출판기념회 겸 북토크를 열었다. 이들의 촌살이에 관심이 있는 남해 주민과 청년들, 출판사 관계자들 30여 명이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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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출간된 <이상하고 아름다운 판타지 촌 라이프>와 2017년 출간된 <파밍보이즈> ⓒ 남해시대


'리얼' 남해살이 지침서


팜프라는 촌(farm)과 인프라(infra)의 합성어다. 시골살이를 꿈꾸는 청년들이 자기 삶을 실험하고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주거, 농지, 일, 기술, 수익모델 등 다음 세대를 위한 농업 인프라를 만드는 청년기업이자 시골살이 네트워크 허브다. 첫 두 해에는 4~6개월 동안을 청년 30여 명이 팜프라촌에서 살다 갔고, 이후에는 200~300명가량이 일주일 살아보기 등 단기로 머물며 시골살이를 체험했다. 

이 책에는 청년 저자 세 명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팜프라촌을 경험한 다양한 청년들의 인터뷰가 수록돼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청년들이 왜 촌살이를 꿈꾸는지 공감할 수 있고, 이 시대 청년들의 생각과 욕구를 엿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집짓기 워크숍이나 촌집 알아보는 방법, 텃밭 가꾸기 등 궁금할 만한 부분을 경험자의 인터뷰로 세세히 설명한다. 공구 사용법을 담은 유튜브 영상을 QR 코드로 소개하거나 먹고살기 위해 진행한 프로젝트들의 성패와 그 이유 역시 생생한 목소리로 전달한다. 이들의 시골살이를 판타지 촌 라이프라 명명하지만, 이게 실은 청년들에게 그저 꿈이나 판타지가 아닌 '진짜' 남해살이 지침서로 다가올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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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기념회 행사공간을 가득 메운 독자들이 저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 남해시대


"팜프라는 씨앗을 뿌리고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청년들의 시골 체험기'가 아니라, 청년과 다음 세대에게 농촌이 삶의 터전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이야기를 담았다. 이들은 떠밀리는 삶이 아닌, 스스로 나아가는 삶, '조금 남다른 길이어도 내 삶의 주도권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으로 남해를 찾았다. 

세 명의 저자는 도시에는 없는 촌의 매력을 전달하고, 촌에는 없는 도시 생활의 다양성을 끌어들이며 서로를 매개하는 일을 한다. 유지황씨는 자신들의 일을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고 말한다.


남해 촌살이를 경험한 청년들 중에는 남해에 정착한 청년도 있고, 다른 지역의 촌에 자리잡은 청년, 다시 서울로 돌아간 청년도 있다. "당장 늘어나는 정착민의 숫자로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이들이 촌을 경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언젠가 삶의 터전으로 촌을 선택하도록 밭을 갈고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그렇게 이들은 청년들의 가슴에 '남해'라는 씨앗을 뿌리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남해시대에도 실렸습니다.
#청년 #시골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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