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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정을 믿어 난"... 윤하의 짜릿한 두 번째 역주행

[헤드폰을 쓰세요] 윤하 '오르트구름'

23.01.27 17:52최종업데이트23.01.2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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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마르소의 머리 위로 헤드폰이 내려앉은 순간, 사랑은 시작됐습니다. 소녀의 눈앞에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졌지요. 아등바등 사느라 자주 놓치게 되는 당신의 낭만을 위하여, 잠시 헤드폰을 써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현실보단 노래 속의 꿈들이 진실일지도 모르니까요. Dreams are my reality.[기자말]

윤하 '오르트구름' ⓒ C9엔터테인먼트


가수 윤하가 새로운 전성기를 제대로 구가 중이다. '사건의 지평선'에 이어 '오르트구름'으로 2연타 역주행을 달성한 것.

잘 알려졌다시피 지난해 3월 발표한 '사건의 지평선'은 드라마틱한 역주행 신화를 썼고, 이 노래는 지금까지도 차트 최상위권에 머물러 있다. 멜론 톱100 차트에서 43일 연속 1위를 차지하는가 하면, SBS <인기가요>에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는 저력을 보였다. 윤하는 지난 7일 열린 < 37회 골든디스크 어워즈 >에서 베스트 솔로 아티스트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강한 바람에 불이 옮겨 붙는 것처럼 '사건의 지평선'이 피운 불씨는 그의 다른 곡으로 옮겨 붙었다. 그 곡이 바로 '사건의 지평선'보다 앞선 2021년 11월에 발표한 '오르트구름'인 것. 이 곡은 현재 주요 음원차트 100위 안에 차트인하며 다른 가수들의 최신곡을 뛰어넘는 사랑을 받고 있다.

'오르트구름' 역시도 '사건의 지평선'과 마찬가지로 천문학 용어다. 두산백과에 따르면, 오르트 구름(Oort cloud)은 장주기 혜성의 근원지로서, 먼지와 얼음이 태양계 가장 바깥쪽에서 둥근 띠 모양으로 결집되어 있는 거대한 집합소다. 서로 부딪혀 속도가 빨라지면 태양계 밖으로 나가고, 속도가 느려지면 태양계 안쪽으로 들어오게 된다. 이론적으로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듯한데, 이 곡의 설명을 보면 어떤 메시지를 주고자 이런 천체 용어를 가져왔는지 짐작 가능하다. 그 설명은 다음과 같다.

"끝이라고 생각했던 태양계 권계면, 그 이후에도 보이저 호는 나아간다. 미지의 세계로 출발한 보이저 호의 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우리도 마찬가지. (...) 우리는 선택한 대로 살아간다. 설령, 선택이 정해져 있더라도. (...) 모든 탄생은 끝에서 시작된다. 예외는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런 메시지는 가사로 잘 녹아들어 있다. '경계의 끝자락/ 내 끝은 아니니까', '울타리 밖에 일렁이는 무언가/ 그 아무도 모르는 별일지 몰라', '벅찬 맘으로 이 궤도를 벗어나' 등의 구절들이 한계를 겁내지 말고 경계 밖으로 용기 있게 한 발 내디디라고 청자를 북돋운다. 

이런 강인하고 희망적인 메시지 덕분에 이 곡은 1월에 잘 어울리는 곡으로 자리매김 했다. "새해 첫 곡으로 이 노래를 들었다"라는 댓글들이 이 곡 아래에 다수 달려 있는 걸 볼 수 있다. 실제로 '오르트구름'은 1월 1일을 거치며 꾸준히 역주행을 하고 있다. "아, 신나! 새로운 거 뭐든 즐겁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한 팬의 반응도 눈에 띈다.
 
Go, 다치고 망가져 버거워진 항해/ Go, 숨 한 번 고르고 이어가면 OK / 구름 너머 세상을 내 품에 안을래

두 눈 앞의 끝, 사뿐 넘어가/ 한계 밖의 trip, 짜릿하잖아/ 녹이 슨 심장에 쉼 없이 피는 꿈/ 무모하대도 믿어 난

'오르트구름' 가사는 리스너로 하여금 더 넓은 세상을 꿈꾸게 한다. 힘들고 버거운 상황에서 우린 눈앞에 벽이 가로막고 있다고 여기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고, 그 너머에 한계 밖의 무한한 세상이 펼쳐져 있다고 말해준다. 어쩌면 자기계발서 열권을 읽는 것보다, 눈을 감고 우주의 형상을 상상하며 그리고 가사를 음미하며 이 노래를 듣는 게 더 큰 도움이 될 것도 같다.   

한 음악팬은 '사건의 지평선'과 비교해가며 이 곡을 들은 감상을 남기기도 했다. 

"'오르트구름'이랑 '사건의 지평선' 둘 다 노래에 벅차오름이란 감정이 있긴 하지만 뭔가 다른 느낌이다. '오르트구름'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나아가는 듯한 벅차오름이고, '사건의 지평선'은 추억과의 이별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하는 그런 느낌의 벅차오름이다. 아무튼 둘 다 정말 좋다."

신비로운 우주를 빌려와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윤하. 직설적인 사랑 노래가 대부분인 가요계에서 윤하표 우주적 분위기의 노래들은 특별한 좌표에 있는 게 분명해 보인다. 새해가 막 시작된 지금, '오르트구름'을 듣고서 자기신뢰를 회복하고 키워가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노래의 마지막 가사가 인상적이다.  

"나의 여정을 믿어 난."
윤하 오르트구름 사건의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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