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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스타트업, 뭐가 문제야? 청년 기업가 100명 뭉쳤다

인천청년벤처스타트업협회 창설... "창업 생태계 활성화 노력, 인적 자원 확보 등 교류할 것"

등록 2023.01.11 17:12수정 2023.01.1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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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임원진. 김지환 회장(뒷줄 가운데)을 비롯해 6명의 청년 대표들이 ISA 초대 임원을 맡았다. ⓒ ISA

 
사실 인천은 창업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춘 지역이다. 육상, 해상, 항공까지 물류가 발달했고 서울 경기 지역의 접근성이 좋다. 세제해택과 지원도 전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해외투자자의 관심도 높다.

하지만 스타트업, 특히 청년스타트업은 매우 저조한 편이다. 도대체 어디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그 의문을 풀고 인천 청년스타트업의 문제점 해결과 지원하기 위해 인천 각지에서 활동하는 100여 명의 청년 기업가들이 하나로 뭉쳤다.

인천 내 스타트업 하는 청년들이 모였다
 

작년 2022년 12월 26일 송도 스타트업파크에서 인천청년벤처스타트업협회(이하 ISA)가 발대식을 개최했다. 발대식에는 인천 전 지역 창업 관계자 100여 명이 참여하고, 인천광역시와 넥스트챌린지아시아가 후원했다. ISA는 '인천 스타트업 네트워킹과 창업 활성화를 이끄는 단체'라는 비전으로, 인천을 넘어서서 전국 창업 생태계를 이끄는 커뮤니티를 지향하고 있다.

ISA의 초대 임원진은 회장 김지환(25,에코드인 대표이사), 부회장 정경혜(24, 비비도보라 대표), 재무부장 배재용(25, 빠강 대표), 기획부장 문정기(23, 러닝라이프 대표), 홍보부장 이하연(22,인하대 창업동아리 회장), 협력부장 백재윤(21,인하대 창업동아리 부회장)이 맡았다.

"스타트업 대표 및 관계자, 예비창업자, 프리랜서, 창업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이 인천 창업 활성화 및 네트워킹을 확대하기 위해 만났습니다. 인천 내 스타트업 하는 청년들이 모여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창업을 위한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인적 자원의 확보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교류해 나가려 합니다."
 

김지환 ISA 회장은 "인천 내 창업자가 모이는 공간이 없어 이들의 성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협회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초기 스타트업은 다양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그런 스타트업들이 서로 노하우를 공유한다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ISA를 통해 인천 창업 생태계의 발전과 스타트업 구성원과의 압도적 네트워킹을 만들어가길 희망합니다."

김지환 ISA 회장은 대학 때 자동차를 만드는 동아리 회원이었다. 활동에 필요한 재무적인 업무를 담당하면서 업무에 대한 체계화 및 규정화 과정에서 스타트업을 착안, 현재 직원 7명으로 성장한 ㈜에코디인을 창업했다. 증강현실이 가능한 AI 기반의 환경교육 교구재를 개발하는 회사다. 배재용(빠강 대표, 26세) ISA 재무부장은 다양한 마케팅 관련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은 창업 과정에서 자금 수급과 인력 구직에 대한 어려움을 겪었다. 회사에 필요한 자재 및 물품을 구매할 때도 많은 시간이 걸리고 오랫동안 발품을 팔아야 했다. 먼저 시작한 선배의 노하우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비효율성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배재용 재무부장은 '외로움'을 언급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하는 대표들은 모두 외롭습니다. 스스로 선택한 낯선 길을 걷는 것 자체가 외로운 일이고, 직원들이나 협력업체에 고민을 털어놓을 수 없습니다. 가족과 친구들도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을 공감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같은 처지에 있는 스타트업 대표님들을 만나면 서로의 고충을 이해합니다. 나의 문제를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옆에서 내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만으로 커다란 위안이 되고 돌파구를 찾을 힘이 됩니다."

'기회의 땅' 인천에서 창업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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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중인 ISA 회장과 부회장. 김지환 회장과 배재용 재무부장이 ISA 운영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 아이-뷰

 
인천시는 송도, 청라, 영종국제도시 등 청년들에게 여러 가지 세제 혜택들을 제공한다. 스타트업파크 등의 공간에서 다양한 스타트업 행사들이 운영되는데, 항만시설과 공항이 위치하고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용이한 점에서 창업하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다. 현재 인천항만공사, 한국환경공단, 한국환경기술원 등 여러 공기업들이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만하면 인천을 '기회의 땅'이라고 불러도 괜찮지 않을까.

이러한 장점에도 우리나라 각 지역에 보급된 청년창업가협회와 같은 커뮤니티가 인천에서 활성화되지 않았다. 인천은 법인사업자 비율도 낮은 편이다. 사업을 시작하고 법인으로 사업을 확장할 때 기업가들이 인천보다야 서울의 인프라에 눈을 돌린다.

ISA는 이런 문제점을 들여다보고 인천만의 차별성을 명확하게 집어내 인천에서의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보고자 청년 기업인들이 머리를 맞댔다. 그리고 1년여의 테스트 기간을 거쳐 ISA를 창립했다.

스타트업 교류의 장, ISA

ISA 현 회원은 140여 명이다. 월 1회 정기 모임을 개최해 친분을 나누고 정보를 교류하는 등 네트워킹을 지속화해 나갈 계획이다. 자체 플랫폼을 구축해 구인 구직을 활성화하고, 스타트업에서의 어려움을 해결하도록 Q&A 등을 제공하자는 계획도 있다.

현재 ISA는 정관을 만드는 단계에 있다. 가입 대상은 20세부터 만 39세로 규정하고 있으며, 토크콘서트, 네트워킹데이, 정기IR데이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정기IR데이에서는 초기 기업을 선발 투자해 돕는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 창업기획자) 업체인 넥스트챌린지아시아가 제공하는 사업 홍보 및 투자 유치를 위한 활동 참여 기회 제공, 타 VC(Venture Capital, 벤처기업 투자자), AC(Accelerator) 앞에서 자신을 홍보할 기회도 주어진다.

곧 코워킹 스페이스 공간도 문을 열 계획이다. 또한 전용 메신저 채널 운영, 노션 정보 공유 페이지를 통해 멤버 혜택, 멘토링 및 전문상담 프로그램과 정기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협회의 전문성을 더욱 확대할 것이다. 이를 통해 ISA를 기점으로 주체적인 창업 생태계를 완성해 나가는 성장 그래프를 2025년까지 완성하는 게 목표다.

인천의 창업 생태계가 활발해지기 위해서는 창업가들의 목소리를 듣고, 실제로 필요한 커뮤니티와 공간, 그리고 피부에 직접 와닿는 프로그램을 인천시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다른 지자체에 비해 정부와 인천시로부터 지원되는 창업 지원 예산도 확충해야 한다. ISA는 창업자들이 서로 매출 증진의 효과를 누리길 바란다. 관련된 기업들이 만나 ISA 안에서 서로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 매출을 창출하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김지환 ISA회장은 '창업 커뮤니티 전국화'를 언급했다.

"저희의 꿈은 인천을 시작으로 창업 커뮤니티를 전국화하는 것입니다. 인천의 창업 생태계를 위해서 헌신하시는 분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업의 정신을 발휘해야만 합니다. 회원들이 힘을 합쳐 인천의 창업 생태계를 다져 ISA 인천지부, 서울지부, 부산지부, 충청지부 등 소속 회원들이 전국 어디로 출장을 가더라도 ISA의 베네피트를 누릴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이는 ISA를 넘어서 국가 차원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김 회장이 많은 창업가를 만나 확인한 인천의 청년 창업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인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었다. 서울의 위성도시라는 생각, 인천에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패배의식,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스스로 그어놓은 선이 있었다.

ISA는 이제 그 부정적인 인식과 한계선을 말끔히 걷어내려 한다. 부정적인 요인을 없애고 긍정적인 요인을 극대화할 것이다. 인천 청년 기업가들의 힘이 하나로 모인 ISA는 머지않아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메카이자 구심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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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출범식. 2022년 12월 26일 송도스타트업파크에서 인천청년벤처스타트업협회가 발대식을 열었다. ⓒ 넥스트챌린지아시아

 
글 김진희 i-View 객원기자· 사진 김병선 기자
#인천 #창업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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