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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은 소쇄원만? MZ 세대 홀리는 비장의 아이템

세상의 모든 음악 있는 '감성문화 공간' LP음악충전소

등록 2023.01.07 11:49수정 2023.01.0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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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테이블에 올려놓고, 바늘을 음반 위에 내려놓으면 LP가 돌아간다. 바늘이 미세한 홈 사이로 지나며 소리를 낸다. ⓒ 이돈삼

 
오래 전, 학창 시절 음악다방을 즐겨 찾았다.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신청하고, 들을 수 있어서다. 신청곡을 건네받은 디스크자키(DJ)는 부스 안에 꽂힌 수많은 음반 가운데서 용케도 찾아 들려줬다. 한쪽 귀퉁이에 앉아 신청곡이 흘러나오기를 기다렸던 기억은 살포시 미소를 짓게 한다.

그 시절 LP 음악이 되살아나고 있다. 나라 밖은 물론 안에서도 매한가지다. 조용필, 최백호, 산울림의 옛 앨범이 다시 LP로 나왔다. 블랙핑크, 방탄소년단 등 아이돌도 LP 제작에 뛰어들었다. 스마트폰으로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세상에서 LP가 다시 뜨고 있다.


LP의 가격도 만만치 않다. 한 장에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에 팔리기도 한다. LP를 사는 것도 중장년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MZ세대까지 줄을 선다. LP를 모으는 젊은이들도 부쩍 늘었다. LP 주문과 제작이 해마다 크게 늘어나는 이유다. 가히 뉴트로(New+Retro) 열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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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LP. 색다른 느낌으로 음악을 듣고 싶을 때, 추억이 그리울 때 제격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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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LP음악충전소의 2층 모습. 다양한 LP를 보여주고, LP를 직접 골라서 들어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 이돈삼

 
LP(Long Playing Record)는 장시간 음악을 녹음하고 재생할 수 있는 음반을 가리킨다. 12인치(30㎝) 크기가 일반적이다. 한 면에 6곡, 양면으로 12곡 안팎의 노래가 담긴다. 미니앨범 격인 10인치, 싱글 개념의 7인치도 있다. 따로 제작하는 16인치도 있다.

LP는 가운데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다. 겉에는 나선형으로 미세한 홈이 파여 있다. 턴테이블에 올려놓고, 바늘을 음반 위에 내려놓으면 돌아간다. 바늘이 미세한 홈 사이로 지나며 소리를 낸다.

LP로 음악을 들으려면 번거롭더라도 참아야 한다. 앞뒤 면을 번갈아 재생해야 한다. 함부로 다뤄도 안 된다. 흠집이 나거나 이물질이 끼면 튀거나 멈추기 십상이다. 먼지도 잘 닦아줘야 한다. 큰 LP의 특성 탓에 공간도 많이 차지한다. 눕혀서 쌓으면 안 된다. 세워서 보관해야 한다.

그럼에도 아날로그의 LP는 감성을 자극한다. 번거로움까지도 즐겁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색다른 느낌으로 음악을 듣고 싶을 때, 추억이 그리울 때 제격이다. 젊은 세대에게도 새롭고 재밌는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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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LP음악충전소 풍경. 충전소내 벽에 옛 가수의 LP 음반 표지가 여기저기 장식돼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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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LP음악충전소 전경. 담양읍사무소 옆 옛 청소년문화센터 자리에 들어섰다. 침체된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재생 사업으로 만들어졌다. ⓒ 이돈삼

 
'대나무 고을' 담양에 LP음악충전소가 생겼다. 담양읍사무소 옆 옛 청소년문화센터 자리다. 침체된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재생 사업으로 만들어졌다. 2019년 담양군과 광주MBC가 함께 복합미디어 공간으로 기획했다. 지난해 10월 20일 문을 열었다. LP 2만5000여 장과 CD 5000장을 보유하고 있다.

1970년대 열풍을 일으켰던 그룹 비틀즈의 오리지널 앨범을 만날 수 있다. 엘비스 프레슬리, 올리비아 뉴튼 존, 퀸 그리고 조용필, 김정호 등 국내외 명반도 많다. 가요와 팝은 물론 클래식, 국악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오래 전부터 광주MBC가 소장하고 있던 것이다.


담양 LP음악충전소에서는 LP 음반을 직접 만져보고,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흥미진진한 음악 이야기와 함께 시대를 풍미한 가수들의 오리지널 앨범을 통해 아날로그 감성도 느낄 수 있다. 다양한 음악 체험도 가능하다.

1층에는 대형 LED 화면이 설치돼 있다. 멋진 풍광을 실감나게 느낄 수 있는 미디어홀이다. 2층은 LP바이닐홀로, 다양한 LP가 전시돼 있다. 음악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공간과 LP 플레이어 체험공간이 마련됐다.

3층은 뮤직이벤트홀이다. 최고의 디지털 방송장비를 갖추고 DJ가 직접 관람객의 사연과 신청곡을 받아 들려준다. 단체의 행사도 진행할 수 있을 만큼 넓다. 새 학기부터선 학생들의 체험학습 공간으로 쓰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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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LP음악충전소의 3층 뮤직이벤트홀. 최고의 디지털 방송장비를 갖추고 DJ가 직접 방문객의 사연과 신청곡을 받아 들려준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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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LP음악충전소장이 진열장에서 LP판을 고르고 있다. 이 소장은 광주mbc 아나운서로 일하면서 겸직 발령을 받았다. ⓒ 이돈삼

 
LP음악충전소는 신청자가 직접 DJ가 돼서 진행하는 '담빛 DJ데이'도 진행할 예정이다. 개인 소장자의 LP를 선보이는 '담빛 내마음의 LP데이' 이벤트도 마련할 계획이다. 아마추어 DJ 콘테스트, 김정호 노래 따라하기, 추억의 7080 가수를 초대한 음악축제도 구상하고 있다.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편하게 앉아서 옛 추억을 떠올리기에 맞춤인 LP음악충전소다. 죽녹원과 관방제림, 해동문화예술촌,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에 이어 담양의 새로운 새로운 핫 플레이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승철 LP음악충전소장은 "LP충전소는 중장년이 옛 추억을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는 곳, MZ세대한테는 뉴트로의 감성과 흥미를 안겨 줄 것"이라며 "세상의 모든 음악이 존재하는 전문음악 공간으로,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담양의 새로운 감성문화 공간으로, 따뜻한 차와 함께 힐링과 여유가 있는 그리움의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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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LP음악충전소장이 한 시대를 풍미한 가수의 노래와 함께 흥미진진한 음악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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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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