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비행기를 왜 타요? 여기가 애기동백 천지인데

겨울 꽃축제 열리고 있는 1004섬 신안 압해도 분재정원

등록 2022.12.13 16:49수정 2022.12.13 16:49
6
원고료로 응원
a

애기동백으로 물든 신안 압해도 분재정원. 지난 12월 9일부터 겨울 꽃축제가 열리고 있다. ⓒ 이돈삼

 
겨울은 동백, 그 중에서도 애기동백의 계절이다. 잎과 꽃․나무가 작다고 '애기동백'이다. 이파리가 찻잎과 비슷하다고 '산다화(山茶花)'로 불린다. 동백꽃은 겨울에도 피지만, 일반적으로 이른 봄에 핀다. 애기동백은 늦가을부터 초겨울에 핀다. 꽃이 늦게 핀다고 '늦동백'으로 통한다.

동백꽃은 봄에 통꽃으로 빨갛게 피었다가 떨어진다. 애기동백은 연한 붉은색이나 하얀색으로 장미처럼 활짝 피었다가 하나둘씩 흩날린다. 나무 아래에 꽃잎이 쌓이는 풍경도 황홀경을 연출한다.


애기동백이 동백나무보다 훨씬 더 빨리 자란다. 꽃도 많이 달리고, 색상도 더 화려하다. 꽃도 오래오래 머문다.

애기동백은 남쪽지방에 자생한다. 추위에 약하다. 내륙에서 월동하기 쉽지 않다. 해풍과 염기에도 강해 바닷가에서도 잘 자란다. 제주도, 전남과 경남의 남해안에 많다. 꽃말처럼 겸손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애기동백나무 2만 그루
  
a

연붉은 애기동백 꽃. 초겨울을 밝혀주는 겨울꽃이다. ⓒ 이돈삼

  
a

애기동백 꽃이 활짝 핀 분재정원. 여행객들이 꽃길을 따라 걷고 있다. 지난 12월 11일 모습이다. ⓒ 이돈삼

 
애기동백 시즌이다. 애기동백 꽃이 활짝 피어 환상경을 연출하고 있는 섬으로 간다. 애기동백을 주제로 겨울 꽃축제가 열리고 있는 신안 압해도다. 주변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송공산 남쪽 기슭의 천사섬 분재정원이다.

천사섬 분재정원에 애기동백나무 2만 그루가 심어져 있다. 꽃은 4000만 송이 가량 핀다. 애기동백으로 이어지는 꽃길도 3㎞ 남짓 된다. 애기동백이 분재, 조각작품과 한데 어우러져 있다.

축제는 '1004섬 신안, 애기동백에 물들다'를 주제로 지난 9일 시작됐다. 전망 좋은 곳에 포토존이 설치됐다. 새해 소망을 적어 내걸 수 있다. 내년 여름에 배달해주는 느린엽서도 쓸 수 있다. 꽃밭에서 작은 공연도 곁들여진다. 축제는 새해 1월 말까지 계속된다.
  
a

쇼나 조각작품과 어우러지는 천사섬 분재정원의 애기동백 꽃길. 지난 12월 11일 모습이다. ⓒ 이돈삼

 
애기동백 꽃과 어우러진 분재정원도 멋스럽다. 주목, 소사나무, 금송, 동백 등 갖가지 분재가 바다를 배경으로 놓여 있다. 걸으면서 애기동백 꽃과 분재를 감상할 수 있는 섬 속의 예술공원이다.


분재정원은 해발 230m에서 아름다운 바다를 정원 삼아 자리하고 있다. 면적이 15만㎡. 쇼나 조각 작품과도 함께 어우러진다.

쇼나 조각은 남아프리카의 그레이트 짐바브웨를 세운 쇼나족이 만든 조각작품을 가리킨다. 스케치나 밑그림 없이, 정과 망치로 돌을 쪼아내 표현했다. 정원에는 쇼나 조각 300여 점이 애기동백, 분재와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
  
a

천사섬 분재정원 풍경. 지난 12월 11일 모습이다. ⓒ 이돈삼

  
a

우암 박용구 화백의 작품 '어디로-상여'. 천사섬 분재정원에 있는 저녁노을미술관에서 만난다. ⓒ 이돈삼

 
진귀하게 생긴 분재작품 700여 점은 정원의 본디 주인공이다. 눈길 끄는 분재가 많다. 2000년 됐다는 주목, 20억 원 상당의 주목도 분재로 만들어져 있다. 수령 350년 된 모양목, 수령 200년의 해송도 있다.

분재정원이라고, 분재만 있는 것도 아니다. 생태연못과 삼림욕장이 잘 조성돼 있다. 분재학계의 거목 최병철 박사를 기념한 분재기념관도 있다. 분재 동호인이라면 반드시 들르는 곳이다.

한국화의 거장 우암 박용규 화백과 신안출신 화가들이 기증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저녁노을미술관도 있다. 미술관에서는 바다정원을 배경으로 차를 마시며 쉴 수도 있다. 전망이 아주 좋은 미술관이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갯벌
 
a

노향림의 시 '압해도' 시비. 송공리 앞 바닷가에 세워져 있다. ⓒ 이돈삼

 
분재정원 앞, 송공리 앞바다에 노향림 시인의 '압해도' 시비가 세워져 있다. '섬진강을 지나 영산강 지나서/ 가자 친구여/ 서해바다 그 푸른 꿈 지나/ 언제나 그리운 섬/ 압해도 압해도로 가자….'

송공 앞바다에는 지주식 김양식 시설도 지천이다. 김은 겨울에 생산한다. 물김을 채취하고, 수확한 물김을 수매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수달장군 능창의 기념비도 있다. 1100여 년 전 서남해에서 활약한 해상영웅 능창을 기리는 비석이다. 해상전투에서 수달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였다고 '수달장군'이란 별칭이 붙었다.
  
a

송공리 앞바다의 지주식 김양식장 풍경. 물김을 채취한 관리선이 양식장을 빠져 나오고 있다. ⓒ 이돈삼

  
a

여행객의 망중한. 한 여행객이 송공리 앞바다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 이돈삼

 
압해도는 한자로 누를 압(押), 바다 해(海), 섬 도(島)를 쓴다. 낙지 다리가 세 방향으로 뻗어 바다를 누르는 지형을 하고 있다고 이름 붙었다. 낙지가 다리를 뻗은 곳답게, 낙지도 많이 난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갯벌의 무기질이 풍부하다.

압해도는 신안의 수많은 섬 가운데 가장 크다. 면적이 6390만㎡, 해안선이 190㎞나 된다. 주민도 5000명 넘게 살고 있다. 나무 다리로 연결된 섬 속의 섬 가란도 등 8개의 유인도와 70개의 무인도로 이뤄져 있다. 신안군청이 압해도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 2008년 1420m의 압해대교로 목포와 연결됐다. 2013년엔 925m의 김대중대교로 무안과 연결됐다. 2019년에는 천사대교로 암태도와 연결돼 내륙과 섬을 이어주는 교통의 요지가 됐다. '천사섬' 신안군의 중심이다.
 
a

압해도와 암태도를 이어주는 천사대교의 야경. 천사대교가 놓이면서 압해도는 섬과 뭍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 이돈삼

 
#천사섬분재정원 #겨울꽃축제 #애기동백 #산다화 #신안압해도
댓글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그래서 부끄러웠습니다"... 이런 대자보가 대학가에 나붙고 있다
  3. 3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4. 4 [단독] 김건희 일가 부동산 재산만 '최소' 253억4873만 원
  5. 5 [동작을] '이재명' 옆에 선 류삼영 - '윤석열·한동훈' 가린 나경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