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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이상민 아니라 유가족 어깨 두드렸어야"

[현장] 이태원 참사 유족들 '진짜 책임자 수사촉구서' 전달... "이상민 장관, 파면해야"

등록 2022.12.01 14:35수정 2022.12.01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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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관계자들이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수사청사에 차려진 이태원사고 특별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10.29 이태원 압사 참사 한 달, 한 유족이 부쩍 추워진 날씨에 고인의 영정을 자신의 검정 롱 패딩 속에 넣고 꼭 끌어안았다. 12월 1일 참사 책임 수사를 진행 중인 특별수사본부 사무실이 있는 서울경찰청 마포청사 앞, 정부와 수사당국을 향해 목소리를 내기로 결심한 유가족들 틈에서다.

유족들은 특수본의 실무진급 수사 집중 행태를 지적하고, 재난안전관리 책임자인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부터 윤희근 경찰청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 윗선 수사 공백을 꼬집기 위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및 참여연대와 함께 이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윗선 3인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업무상과실치상·직무유기 등의 죄명으로 수사촉구서도 마련했다.

"이상민 파면하라" 외치다 목 놓아 운 유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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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관계자들이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수사청사에 차려진 이태원사고 특별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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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관계자들이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수사청사에 차려진 이태원사고 특별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이태원 참사 유족, 윤 대통령에게 물었다 "당신이 진짜 지켜야할 사람은 누구입니까" ⓒ 유성호

 
유족들은 발언 중간마다 "이상민을 당장 파면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한 유족은 오른 주먹을 허공에 던지며 구호를 외치다 목 놓아 울음을 터뜨렸다. 고 이지한씨의 어머니 조미은씨는 이날 낭독한 글에서 "참사 후 한 달이 지나도록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호소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했다. 고 이지한씨의 어머니는 "초등학교 학급회의에 부쳐볼까. 자식이 큰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 부모가 자식을 데려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제대로 못 가르친 내 죄라고 사죄하는 것이 순서다. 뭐가 그렇게 어렵습니까. 너무 어렵게 일을 풀지 마시라"고 입을 뗐다.
  
그는 "당신은 행정안전부장관의 어깨를 두드리기보다는 유가족의 어깨를 두드렸어야 했고, 국무회의에서 장관에 대한 애정어린 말을 할 것이 아니라 국민 생명을 안전하게 보호하지 않은 공직자들이 처벌받지 않는 사회가 과연 정상이냐며 유가족들에게 진심어린 말을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곧이어 이 장관의 파면을 요구했다. "파면해도 조사가 가능하지 않은가. 오히려 파면해야 제대로 조사할 수 있다"는 목소리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놓고 정쟁을 벌이고 있는 국회를 향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조씨는 "참사는 여야의 문제가 아니다. 예산안 통과의 볼모도 아니다. 자식을 가진 부모의 마음으로 접근해야 하는 사안이다"라고 강조했다.

2500여 자의 긴 입장을 또박또박 낭독한 뒤, 다시 마스크를 쓰는 조씨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뒷자리에 선 유족이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뒷자리로 안내했다.
  
유족들과 함께 법적 논의를 이어오고 있는 법조인들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이어진 정부 당국의 이태원 핼러윈 사고 대비책이 2022년에만 작동하지 않은 까닭부터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근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미 5년에 걸쳐 경찰청과 행정안전부에서 다중 운집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축제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미리 대비 해온 바 있다"면서 "예년에 맞지 않는 조치를 해왔다면 그 자체가 업무상 과실이므로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이 장관은 (경찰의) 인사권을 쥐고 있어 특수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다. 증거 인멸과 말 맞추기, 수사 방해 우려가 큰데 아직도 자리를 보전한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보고 못받아 몰랐다는 변명, 말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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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관계자들이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수사청사에 차려진 이태원사고 특별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이창민 민변 1029참사대응 TF 공동간사는 수사 촉구서를 통해 특수본이 진행하고 있지 않은 '지휘 부재'에 관한 수사 지점을 설명했다. ▲대규모 인파 운집 사전보고에도 경비대 배치 지시 누락 등 위험발생 방지 조치 전무 ▲압사사고 우려 현장 보고에도 긴급 기동대 파견 등 기본 조치 누락 ▲사고 예상 보고에도 행안부장관, 경찰청장, 서울경찰청장의 대책 수립 지시 부재 등에 관한 내용이다.

경찰개혁네트워크 운영위원으로 경찰 지휘 체계에 밝은 이 변호사는 "참사 당시 112 무전망으로 다중운집으로 질서유지가 필요하다는 무전이 10여 차례 울렸다. (상급자들이) 보고받지 못해서 몰랐다고 말하는 것은 믿기 힘들다"면서 "112종합상황실에 코드 제로 긴급 상황이 접수되면 개인 휴대전화로 모두 직보된다. 축제 당일 정보 경찰을 이태원에 아무도 배치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 역시 말이 안 된다. 이 부분에 대한 수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족들이 수사 촉구서를 전달할 예정이라는 공지는 전날(11월 30일) 오후 5시 50분께 알려졌다. 그러나 촉구서 전달 당일 유족들을 맞이한 경찰청 관계자는 아무도 없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기자회견 주최 측에게 "누구냐"고 묻더니 다급히 어디론가 전화했다. 뒤늦게 소식을 전달받고 촉구서를 받기 위해 내려온 특수본 수사팀 관계자는 '전날 알려진 사실인데 몰랐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네"라면서 "특별히 연락을 받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TF팀장을 맡고 있는 윤복남 변호사는 유족 의견 청취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는 특수본을 지적하기도 했다. 윤 변호사는 "특수본은 유족에 참사 당일 무슨 일이 있었는지, 향후 무엇을 밝힐지 상세히 밝히고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면서 "다른 사건도 이런 면담 절차를 진행하는데 유독 (이태원 압사 참사는) 수백 명의 수사관들이 한 달 넘게 수사하면서도 아무도 절차를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아래는 희생자 고 이지한씨 어머니 조미은씨가 낭독한 입장 전문을 정리한 내용이다. 

"이상민 파면을 원합니다, 파면해야 제대로 조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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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관계자들이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수사청사에 차려진 이태원사고 특별수사본부에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수사촉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 유성호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태원 참사로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이지한의 엄마입니다.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대형 참사가 서울 한복판 이태원에서 일어난 지도 한 달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엊그제 일어난 것처럼 생생하고 또렷합니다. 이태원 그 골목에서 158명의 아들과 딸들이 살려 달라, 숨쉬기 힘들다 외쳤던 비명소리가 머릿속에 가득 차 생업을 포기하고 정신과 약을 먹으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습니다.

대통령께 편지도 보내고 우리의 요구도 해보았으나 한 달이 지나도록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특수본이 수사를 하니 믿고 기다리라는 말에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기다릴수록 증거 인멸과 문서 삭제는 더 진행되고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한 거짓말과 변명이 난무합니다. 오죽 답답하면 외국 희생자들의 나라에 공조 수사를 의뢰해야 투명하고 명확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겠냐는 생각을 했겠습니까.

이제부터는 희생자 유가족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말하려 합니다. 158명의 희생자들은 가슴에 식별 번호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중 78번 희생자 어머니의 딸아이 가슴에 'N'자가 빨간 색으로 새겨져 있었다고 합니다. 그 N자는 무슨 의미일까요. 이미 사망해서 심폐소생술을 할 필요가 없어 제쳐 놓은 아이라고 합니다. 휴대전화와 신분증이 있었음에도 알려주지 않아 이태원에서 경기도 안양 병원까지 10시간을 뒤져 헤맨 끝에 아이를 찾을 수 있었다는 게 말이 됩니까.

내 자식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정부는 부모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모릅니다. 아이들이 정확히 어디서 죽었는지, 몇 시에 죽었는지, 죽어서 어디로 이동했는지 우리는 전혀 몰랐습니다. 팔다리가 축 늘어진 자식을 눈앞에 두고도 손 한 번 잡아줄 수가 없었습니다. 이것이 정부가 저지른 패륜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명단을 공개하고 안 하고는 패륜이 아닙니다. 해마다 열리는 할로윈 축제,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라는 걸 예측하지 않았습니까.
  다 살릴 수 있었어요. 한 명도 죽지 않을 수 있었다고요. 초등학교 학급 회의에 부쳐 볼까요? 자식이 큰 잘못을 저질렀다면 부모가 그 자식을 데려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제대로 못 가르친 내 잘못이라고 사죄하며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겠다고 이야기하는 게 순서가 아닐까요. 뭐가 그렇게 어렵습니까. 돈도 안 드는데... 너무 쉬운 일 아닌가요? 너무 어렵게 일을 풀어가지 마십시오.

당신은 행정안전부 장관의 어깨를 두드리기 보다는, 유가족의 어깨를 토닥여야하며 법을 지키지 않으면 어떤 고통이 따르는지 보여줘야 한다, 법을 어긴 사람이 처벌 받지 않는 사회가 과연 정상이냐며 국무회의에서 장관에 대한 애정 어린 말을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않으면 어떤 고통이 따르는 지 보여줄 것이다, 국민의 생명을 안전하게 보호하지 않은 공직자들이 처벌 받지 않는 사회가 과연 정상이냐며 우리 유가족들에게 진심어린 말을 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국민들의 투표로 당선되었고 국민의 안전에 대해 국가는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10월 29일 이태원에 국가는 없었습니다. 당신께 여쭙습니다. 당신이 지켜야할 사람은 지금 누구인지요. 당신이 화내며 처벌해서 정상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해야할 대상은 지금 누구인지요. 수많은 젊은이들이 길에서 걸어가다 죽은, 이 끔찍한 참사에 대해 여당이냐 야당이냐 정쟁이냐... 이런 말들이 뭐가 중요합니까. 국익 앞에서 여야가 없다고 하셨듯이 사람 생명 앞에서도 여야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토끼는 상대를 보았고, 거북이는 목표를 보았다고 합니다. 이 참사를 해결하는 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쉽게 생각하십시오.

왜 우리의 자식들이 158명이나 돌아올 수 없었는지, 우리에게 설명하고 사과문을 발표하고 참사 당일 상황보고서가 누구에게 전달됐는지, 왜 묵살됐는지, 보고를 안 한 사람, 받고도 묵살한 사람, 인파를 분산시켜 통행을 원활하게 유도하지 않고 도로 위로 올리라고 지시한 사람들을 명확히 찾아내며, 참사 당일 신고 받고 출동했던, 또한 신고받고도 출동하지 않았던 맨 아래부터 류미진(112상황실 상황관리관), 박희영(용산구청장), 이임재(전 용산경찰청장), 김광호(서울경찰청장), 윤희근(경찰청장), 오세훈(서울시장),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한덕수(국무총리)에 이르기까지 성역없는 수사를 하십시오.

우리 유가족들은 박희영과 이임재에게 최대 살인죄까지 적용하여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도록 구속 수사하며, 대한민국 재난 안전 총괄 부처의 수장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 대해서는 파면을 원합니다. 파면을 해도 조사 가능하지 않습니까. 오히려 파면을 해야 제대로 조사할 수 있겠죠. 이 참사는 여야의 문제가 아닙니다. 예산안 통과의 볼모가 아닙니다. 자식을 가진 부모의 마음으로 접근해야 하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앞에도, 뒤에도 없을 강력한 처벌을 하는 것이 이 끔찍한 참사가 되풀이 되지 않을 유리한 재난대책이 될 것입니다.

이 참사가 투명하게 해결돼야 내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너무나도 소중한 아들 ,딸들이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상 이지한 엄마, 유가족들을 대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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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관계자들이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수사청사에 차려진 이태원사고 특별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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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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