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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의 과감한 시도, 4분의 선물

[헤드폰을 쓰세요] 임영웅 'London Boy(런던보이)'

22.11.18 17:27최종업데이트22.11.1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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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마르소의 머리 위로 헤드폰이 내려앉은 순간, 사랑은 시작됐습니다. 소녀의 눈앞에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졌지요. 아등바등 사느라 자주 놓치게 되는 당신의 낭만을 위하여, 잠시 헤드폰을 써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현실보단 노래 속의 꿈들이 진실일지도 모르니까요. Dreams are my reality.[기자말]

임영웅 '런던보이' 뮤직비디오 ⓒ 물고기뮤직


가을만큼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 또 있을까. 깊어가는 이 가을,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에 불을 지피는 신곡 하나가 눈길을 끈다. 바로 임영웅의 'London Boy(런던보이)'다.

가수 임영웅이 지난 15일 발표한 더블 싱글 < Polaroid(폴라로이드) >에 담긴 'London Boy(런던보이)'는 그의 첫 자작곡이다.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를 선보이며 뮤지션으로서 한 단계 도약해보인 임영웅의 행보에 팬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멜론 음원차트 상위권에 안착하는가 하면, 'London Boy(런던보이)' 뮤직비디오는 공개된 지 하루만인 지난 17일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에 오르며 큰 관심을 모았다. 뮤직비디오에서 임영웅은 깔끔하고 댄디한 스타일로 등장해 밝은 모습으로 노래한다. 
 
꿈에 그리던 그곳 난 여기 있어/ 저 푸른 바다 위로 널 닮은 하늘/ I'm in London oh / I'm in London, yeah

이렇게 시작하는 'London Boy(런던보이)'는 매우 경쾌한 곡이다. 임영웅은 감성적이고 잔잔한 노래들을 많이 불러왔기에 이 곡은 그 자체로 '임영웅의 변신'처럼 보인다. 임영웅은 가성과 진성을 오가며 시종일관 밝은 톤으로 이 곡을 노래하는데, 그가 그리는 런던은 트렌치코트가 연상되는 쓸쓸한 곳이 아닌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역동적인 곳이다. 다음의 가사가 그걸 말해준다. 
      
셰익스피어, 처칠, 비틀즈, 숀 코네리/ 해리포터, 데이비드 베컴 모든 게 있어/ Baby You are my London Girl

직접 노랫말을 쓴 임영웅의 과감한 시도가 돋보인다.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정치가, 가수, 배우, 스포츠 스타의 이름, 그리고 소설명이 직접 언급되는 점이 신선하다. 평소 임영웅이 좋아하는 것들, 그의 취향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진진한 가사다. 자작곡인 만큼 자신의 이야기를 건네려는 시도처럼 보인다.

듣고 있는 동안 잠시 다른 세계로 여행을 떠나게 해준다는 게 노래가 가진 힘이라면, 'London Boy(런던보이)'는 노래의 이러한 특징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곡이라고 볼 수 있다. 여행지의 풍경을 가사로 풀어냄으로써 리스너들을 그곳으로 데려가는 것이다. 

'여행을 떠나요'처럼 여행 그 자체를 노래하는 곡들도 있지만, '런던보이'처럼 특정한 지명을 지정해 노래하는 구체적인 곡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제주도의 푸른밤'이 있다. 리스너들은 이 곡을 듣는 동안 제주도를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게 되는데, 이렇듯 지명이 들어간 곡은 그 장소를 머릿속에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런던보이'도 런던이란 장소를 청자의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려 넣음으로써 듣는 이와 함께 '그곳을' 여행하고자 한다.
 
드넓은 공원 안에 널 담은 향기/ 가는 모든 곳마다 난 네가 보여

그러나 잘 들어보면 '런던보이'는 사랑노래다. 단순히 여행지의 아름다움을 말하는 곡이 아니라, '여기 런던에서도 계속 네 생각이 난다'라고 외치는 내용이다. 멋진 장소에 가면 사랑하는 사람이 떠오르고, 다음에는 그 사람과 함께 이곳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인간의 그런 보편적인 마음이 가사에 잘 담겨 있어서 공감이 간다.

지금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곡을 듣는 것만으로도 여행기분이 날 듯하다. 4분 동안의 여행이다.
 

임영웅 새 싱글 < Polaroid > ⓒ 물고기뮤직

임영웅 런던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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