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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강의 경호처장 등장, 좋은 징조 아니다

[역사로 보는 오늘의 이슈] 시행령 통한 대통령경호처 강화가 위험한 이유

등록 2022.11.17 09:45수정 2022.11.1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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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인의날 격려사 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8회 중견기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지난 9일 대통령경호처를 강화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사실이 15일 언론들의 주목을 받았다. 법제처 홈페이지에 게시된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대통령경호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에 따르면, 이번 개정의 핵심은 제3조의3 신설이다.
 
"처장은 경호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경호구역에서 경호 활동을 수행하는 군·경찰 등 관계기관의 공무원 등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한다."
 
대통령경호처가 경호구역 내에서 군경을 지휘·감독하게 하는 것이 개정의 핵심이다. 그동안에도 경호처는 외부 인력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사실상 행사했다. 이번 개정은 그런 관행을 법적으로 확실히 함으로써, 대통령 경호와 관련해 경호처와 군·경의 상하관계를 명확히 하는 데 의의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이자 선거캠프 국방정책위원장이었던 김용현 처장이 이끄는 대통령경호처는 이로써 위상과 권한을 한층 높이게 됐다.

대통령경호법의 모체는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대통령에 취임한 날인 1963년 12월 17일부터 시행된 대통령경호실법이다. 이 법 제6조는 "실장은 직무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국가 각 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그 공무원의 파견 기타 필요한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 조항이 등장한 이래, 경호 책임자가 파견 공무원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갖도록 명문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개정령안이 시행될 경우, 김용현 경호처장은 법조문 상으로 역대 최강의 경호 책임자가 된다.

하위법이 상위법보다 막강한 '시행령 통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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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6월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2017년 7월 26일부터 시행된 현행 대통령경호법 제15조는 경호처장이 관계기관에 대해 "그 공무원 또는 직원의 파견이나 그 밖에 필요한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처럼 대통령경호법에서는 '협조 요청권'만 부여한 데 비해, 하위법인 시행령의 개정안에서는 훨씬 강력한 '지휘감독권'을 규정하고 있다. 그것도 "군·경찰 등 관계기관의 공무원 등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한다"는 표현을 씀으로써 경호처와 군·경의 서열을 명시적으로 정리했다.

하위법이 상위법을 구체화기보다는 하위법이 상위법보다 막강해지도록 해놓는 이 같은 시행령 개정이 과연 균형에 맞는 일일까?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과의 협치를 통해 법률을 개정하려 하지 않고 법률 밑의 시행령을 고치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법률 개정 효과를 도모하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패턴이 이번 일에도 나타난다.

김용현 경호처장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을 주도했다. 바로 이 용산 이전과 관련해 이번 시행령 개정의 입법취지를 합리화하는 논리가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청와대와 달리 용산 대통령실은 대중교통을 통한 접근이 쉬워 불특정 위험으로부터 대통령을 보호하자면 관계기관들의 공조 필요성이 더욱 클 수밖에 없어 경호처의 지휘·감독권을 명문화하게 됐다고. 

청와대 경호와 달리 용산 경호에는 더욱 많은 관계기관과의 협조가 필요하므로 경호처의 법적 권한을 높여야 한다는 논리는 언뜻 들으면 타당한 듯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의 관행을 보면, 대통령 호위를 위해 경호처와 협력하는 관계기관들은 의례히 경호처의 지휘·감독을 따랐다.

용산 이전으로 인해 더 많은 관계기관과의 협조가 필요해졌다 해도, 새롭게 가담할 관계기관들이 대통령경호처의 권한에 도전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이제까지 군·경도 경호처에 협조해왔는데, 여타 기관들이 경호처를 따르지 않으리라고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대통령경호처는 언론 공지를 통해 "(이번 개정이) 권한을 강화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권한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든 없든, 이번 개정으로 경호처의 위상과 권한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경호부대 강화의 위험성 

대통령 경호부대가 이렇게 강화되는 것은 결코 좋은 징조가 아니다. 지금이나 옛날이나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항상 나오는 말이 '지도자의 신변을 보호하고 호위 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지만, 경호부대 강화는 지도자의 불안과 불신을 반영할 때가 적지 않았다. 

경호부대를 포함한 모든 군대는 국가지도자의 지휘하에 있다. 예나 지금이나 지도자들은 자신이 군대 전체의 존경을 받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고자 했다. 

일부 지도자들은 경호부대의 권한을 특별히 높이기도 했다. 이런 조치는 민중에 대한 불안감이나 군대에 대한 불신감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신의 지위에 자신감이 있는 지도자들은 이런 행동을 잘 하지 않았다. 경호부대를 강화하는 것은 불안한 지도자들이 곧잘 빠지기 쉬운 유혹이었다. 

친위부대를 특별히 강화하는 행동은 일반 민중뿐 아니라 기득권세력 혹은 정부군 내에 지도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킬 만한 일이다. 나라를 위해서도 좋은 조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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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군대와 함께 연상될 만한 행보를 특히 많이 보였다. 1882년 임오군란 이후로 외국군 기지가 있었던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겼다. 그것도 국방부 청사를 비워 대통령집무실로 만들었다.

거기다가 한·미 군사동맹뿐 아니라 한·일 군사협력까지 강화하는 이례적 행보를 걷고 있다. 이렇게 군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던 윤 대통령이 친위부대를 특별히 격상시키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 

경호부대를 강화하는 군주나 대통령들은 이를 통해 자신의 신변보호나 권한 강화를 도모했지만, 이 시도의 상당수는 끝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신변과 권력을 안정시킨다고 벌인 경호부대 강화 조치가 결국 정권의 몰락으로 연결되는 일도 종종 있었다. 경호부대의 위상을 높이다가 경호 책임자의 권력남용을 초래하는 사례들도 있었다. 이승만 때의 곽영주 경무대경찰서장과 박정희 때의 차지철 대통령경호실장이 전형적인 사례다.

대통령 최측근 호위무사의 몰락 

대통령의 최측근 호위무사가 되어 막강 권력을 휘두른 두 사람은 똑같이 '발포'와 연루되면서 정권의 몰락을 촉진했다. 곽영주는 1960년 4·19 시위대를 향한 발포 명령의 당사자 중 하나다. 이 발포는 이승만 정권의 몰락을 재촉하는 계기가 됐다.

차지철은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다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 연회장에서 박정희·차지철에게 발포를 하도록 만든 원인 제공자다. 이 발포는 박정희 정권을 그날로 붕괴시켰다. 한국의 대표적인 두 독재자가 몰락한 결정적 원인 중 하나가 경호실장의 전횡과 관련된다는 점은 경호 책임자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 지도자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윤 대통령이 신변과 권한을 강화하는 방법은 국민 다수가 원하는 정치를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호처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불안·불신을 드러내 리더십을 스스로 떨어트리는 악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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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 제15회 임종국상..저서: 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패권 쟁탈의 한국사,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조선노비들,왕의 여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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