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노출된 '막말', 윤 대통령은 국회를 어떻게 보는가

국민 대변하는 의회 구성원, 입법 승인 않아도 그 또한 정당... 윤 대통령 시각 우려스럽다

등록 2022.09.22 15:51수정 2022.09.2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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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9월 20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제77차 총회토론회에서 연설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 EPA=연합뉴스

 
"국회(미 의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48초 간 환담을 나눈 뒤 회의장을 나서며 한 발언이 알려져 논란이다.

미 의회를 두고 '이 XX들'이라는 비속어로 지칭한 점이나, 바이든 대통령을 두고 말하는 윤 대통령 모습에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외교참사'라며 비판에 나섰다(관련 기사: 윤 대통령, "이XX들" "바이든 쪽팔려서" 막말... 민주당 "외교참사" http://omn.kr/20tdu ). 
   
'이XX들' 욕설만 문제인가... 대통령은 입법 주체를 어떻게 바라보는 건가

그런데 윤 대통령의 '막말'에서 엿볼 수 있는 지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미 의회를 가리켜 '이 XX들'이라고 지칭한 점에서 윤 대통령이 국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확인할 수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을 지칭하며 '(의회가) 승인 안 해주면 쪽팔려서 어떡하느냐'라고 말한 부분에서도, 윤 대통령이 입법 주체인 국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본다.

미 의회가 바이든 대통령이 제출한 법안을 승인해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윤 대통령 말처럼 단순히 '쪽팔림'의 문제만이 아니다. 국민을 대변하는 의회 구성원들은, 대통령 행정 입법이 국민 바람과 반대된다면 법안을 승인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를 두고 '쪽팔림' 운운한 것은, 의회의 정당한 행위조차 그저 대통령과의 권력다툼 정도로만 바라보는 윤 대통령의 시각을 반영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시각은 이전 '시행령 통치'에서도 엿볼 수 있다.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창설,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검찰 수사권 복구 등 모두 국회를 거치지 않고 시행령을 통해 이루어진 일들이다. 법 체계상 시행령은 국회가 입법하는 법률보다 하위에 있음에도, 윤석열 정부는 시행령을 통해 국회의 법률을 뒤집는 듯한 행태를 보였다.

윤 대통령의 말을 빌리자면, 이는 대통령이 '쪽팔리는' 상황을 사전에 제거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소야대의 정국에서 이런 식으로 매번 국회를 무시하고 시행령을 통해 정치를 이끌어나가게 되면, 결국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을 것이다(관련 기사: 민주당 박홍근 "시행령 꼼수가 윤석열식 협치인가")

실제 민주당은 국회가 대통령령 등 시행령의 수정 또는 변경을 요청할 수 있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할 계획이라고 한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위헌 소지가 많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발언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윤 대통령이 해당 개정안을 위헌 소지가 많아서가 아니라 단순히 본인을 위해 반대하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들 지경이다.

대통령이라면 당연히 법 체계에 맞는 통치를 해야 한다. 게다가 윤 대통령은 항시 법과 원칙, 공정과 법치를 강조해온 인물 아닌가.

국회가 대통령의 입법을 반대할 때 대통령이 먼저 신경 써야 할 사안은 왜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가 이 법안을 반대하는지, 국회와 소통해 법안을 수정할 방도는 없는지 등일 것이다.

한편, 국민들의 부끄러움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정상회담이라지만 정작 채 1분도 만나지 못하고, 타국 의회에 비속어를 쓴 것이 알려진 윤 대통령을 보며 부끄러운 한국 국민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걱정할 때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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