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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영화보다 더 긴장"... '공조2'를 대하는 현빈의 마음

[인터뷰] <공조2: 인터내셔날> 임철령 역으로 다시 돌아오다

22.09.01 17:35최종업데이트22.09.0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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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조2: 인터내서날>에서 임철령을 연기한 배우 현빈. ⓒ VAST 엔터테인먼트

 
촬영 때 총각이었지만, 개봉 때는 기혼자가 됐다. 5년 만에 속편 <공조2: 인터내셔날>(아래 <공조>)로 관객과 만나는 배우 현빈은 여러 면에서 특별한 한 해를 보내고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관통하면서도 꾸준히 일했고, 사랑했으며, 아이까지 갖게 됐다. 1일 오후 화상으로 만난 그는 "아무래도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며 한층 여유로운 마음이 생긴 건 맞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일상은 한층 여유로워졌지만 <공조2>에서 그는 북한 형사 임철령으로 대한민국 곳곳을 누빈다. 1편 때는 아내를 잃은 복수심에 불타는 거친 사내였다면, 이번엔 한층 내면이 성숙한 형사다. 마약을 만들고 유통하는 글로벌 범죄조직을 소통하기 위해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 나아가 FBI 잭(다니엘 헤니)와 삼각 공조를 이뤄가는 과정이 이 영화의 백미다.
 
시작이 반
 
속편 이야기는 이미 1편 개봉 직후인 2017년 2월 무렵 나왔다고 한다. 홍보차 무대인사를 다니는 중 농담처럼 속편을 만들자는 얘기에 "다음엔 임철령이 말을 담당하고, 진태가 몸을 쓰자"는 말이 오갔고, 배우들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러다 3, 4년이 지나 기획이 본격화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현빈 또한 합류하게 됐다.
 
"1편이 큰 사랑을 받아 좋은 기억만 갖고 있었다. 속편이 나온다니 기분은 좋았는데 동시에 이야기나 액션도 잘 쌓아가야 했고, 1편 출연진들이 그대로 나올지도 의문이었다. 다행히 배우들이 그대로 출연하고 (시나리오에) 코미디나 액션도 잘 쌓여있어서 흔쾌히 결정할 수 있었다.
 
다른 것들은 다 갖춰졌는데 정작 철령을 제가 제대로 쌓지 않고 있었더라. 그냥 1편에 이어서 연기하면 될 것으로 크게 착각한 거지. 민영(임윤아)과 진태 가족과의 관계도 달라져 있었고, 1편의 철령에게선 볼 수 없는 여유가 2편에 있어야 했다. 그걸 염두에 두고 준비했다. 애드리브를 하기보다는 현장에서 몇몇 아이디어를 내는 식이었다. 예를 들어 (진태의 집에서) 다니엘 헤니와 좀 더 얼굴을 밀착해 대사를 한 것도 제가 제안한 것이었다."

 
캐릭터 특성상 강화된 액션을 보여야 했다. 범죄조직 우두머리 장명준(진선규)가 북한 장교 출신에 날렵한 액션을 보이기에 그와 차별화 한 연기가 필요했다. 현빈은 "사실 액션은 무술팀이 멋있게 짜주면 반복해서 훈련하면 된다"며 "연습량이 얼마냐에 따라 현장이 달라지는 것 같다"고 나름의 철학을 밝혔다. 특히 생활도구를 이용한 여러 액션이 임철령의 특기인데 1편 속 휴지 액션처럼 2편에선 파리채를 짬뽕 국물에 찍어 선보이는 액션이 핵심이다.
 
"사실 파리채 장면은 좀 아쉽긴 하다. 열심히 고민해서 만들긴 했지만, CG를 활용해서 짬뽕 건더기가 좀 더 보였으면 싶더라. 오징어도 좀 날아다니고(웃음). 액션이 물론 힘들긴 했다. 후반에 총격 액션이 곤돌라로 이어지고, 건물 옥상에서 장명준과 대결하는 그 장면만 10일 넘게 촬영했던 것 같다. 위험 요소도 많았다. 액션 연기는 매번 힘든데 마지막에 철령이 기둥 뒤에 숨는데 수십 발의 총알이 쏟아지고 파편들이 터지는 장면이 있다.
 
그때 심리적으로 좀 힘들었다. 폭약을 하나하나 설치하고 한번에 터뜨리는 건데 준비하는 시간만 몇 시간이거든. 리허설을 할 수도 없고, NG를 내면 너무 큰 일이라 그 신 찍을 때 긴장과 고민이 컸다. 물론 결국 한 번 더 찍긴 했다. 감독님은 오케이했는데, 제가 아쉬워서 정말 죄송하지만 제안을 드렸다."

  

양화 <공조2: 인터내셔날>의 한 장면. ⓒ CJ ENM

 
형만 한 아우 있다
 
현빈은 1편에 이어 다시 만난 임윤아, 그리고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 함께 출연했던 다니엘 헤니와의 특별했던 기억을 전했다. 다니엘 헤니와는 17년 만에 작품으로 재회한 셈. 현빈은 "2005년에 같이 작업하고 좀 교류가 있다가 모든 배우가 그렇듯 서로 자기 작품하고 여러 일을 겪다가 연락이 끊기기도 했다"며 "이번에 만나니 뭔가 2005년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임윤아에 대해서도 그는 "노력이 진행형인 사람"이라며 "2편에서 민영의 역할이 커졌고, 새롭게 보여야 하는 부분도 있어서 본인이 고민이 많았는데 그걸 지켜본 사람으로서 나름 잘 소화해낸 것 같다"고 한껏 칭찬했다. 처음으로 작품에서 만난 진선규에 현빈은 "굉장히 선하고 착한 분이 강력한 악역을 하는데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게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동료 배우와 <공조> 시리즈를 향한 그의 마음은 좀 특별해 보인다. 3편 제작시 출연 의사를 물으니 "2편의 흥행 여부가 중요하겠지만 같은 제작진과 출연진이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동료이자 인생 반려자인 손예진 또한 작품을 응원하며 이런저런 의견을 나눈다고 한다. 현빈에게 "열심히 했으니 분명 사랑받을 것"이라는 따뜻한 말도 잊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곧 촬영에 들어갈 우민호 감독의 <하얼빈> 관련, 손예진이 직접 참고할 책을 권했다고. 그는 "결혼도 했고, 아이가 생기며 이후에 제가 좀 바뀔 수도 있겠지만, 가장으로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든다"며 "배우로선 그런 노력이 연기에도 잘 묻어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조2> 개봉을 앞두고 제작진과 배우들과 이런저런 얘길 하는데 분명 다른 작품 때보다 마음가짐이 다른 것 같다. 긴장도 훨씬 많이 되고, 결과도 좋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1편보다는 잘 됐으면 한다(웃음)."
 
최근 <육사오> 등 남북 관계를 소재로 한 작품이 상영 중이다. <공조2> 또한 코미디와 액션이 돋보이는 상업영화지만, 대한민국과 북한, 주변국의 정세를 나름 기반으로 삼은 작품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가 바라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지 인터뷰 말미에 물었다. 신중히 생각하던 그가 다음처럼 답했다.
 
"정세가 급변하기도 하고, 순간순간 위협을 느낄 때도, 아무 일 없이 살아갈 때도 있는데 뭐라 말씀드릴지 잘 모르겠지만 제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걸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제 개인 생각은 그렇다. 북한이라는 곳에도 우리 어른들의 가족이 살고 있는 곳이고, 동포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저도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다. 불안한 정세가 없어졌으면 하고, 나아가 이런 고민을 안 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생각이다."
공조2 현빈 유해진 다니엘 헤니 임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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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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