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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한복 화보에 쏟아진 비난... 한혜진은 잘못이 없다

[실트_2022] 청와대 활용계획 부재가 핵심... 탁현민도 "정부의 미숙함, 특정집단에 피해"

등록 2022.08.24 13:41수정 2022.08.2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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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트_2022] 청와대서 촬영된 <보그 코리아>의 한복 화보, 잘못된 비난의 화살 ⓒ 김혜리

  
청와대에서 촬영한 패션잡지 <보그 코리아> 화보를 두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22일 <보그 코리아>는 한혜진 등 국내 모델들이 참여한 30여 장의 화보를 공개했습니다. 촬영 장소로는 청와대 본관, 영빈관, 상춘재, 녹지원 등이 사용됐습니다. 

탁현민 전 비서관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급조한 개방행사, 관람객들의 쓰레기 하나 제대로 대처 못하는 관리부실의 문제, 총독관저 모형 복원 논란, 상업광고 촬영과 같은 설익은 활용계획은 부정 여론을 더욱 공고하게 한다"면서 "청와대 폐쇄는 아마도 윤석열 정부의 시작은 물론, 정부가 끝난 이후에도 상징적인 사건이 될 것이며, 그 값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논란이 거세지자 문화재청은 23일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과의 협업으로 진행됐다"며 "한복 패션 화보 촬영을 통해 열린 청와대를 새롭게 소개하고자 이번 촬영을 허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번 촬영이 청와대에서 적절하게 이루어진 것인가와 그 효과성에 대한 다양한 견해와 우려에 대하여 문화재청 청와대개방추진단은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은 문화유산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그 아름다움을 국내외에 알리는 브랜드 사업입니다. 올해 청와대는 개방 이후 경복궁과 이어진 '왕가의 길' 등을 주제로 한복 패션 협업 홍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생략한 채 사업이 추진되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는 모습입니다. 청와대의 활용 보존에 대한 로드맵이 발표되지 않은 채 케이팝 공연, 미술관 조성 등을 발표하다 보니 그런 겁니다. 결국 화보는 24일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누리꾼들 역시 이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들은 "청와대의 상징적 이미지를 살리고 싶었던 건 인정하지만 사회적 합의 없이 하는 건 문제다", "역대 대통령이 일하던 곳이고 우리나라의 성장을 함께 한 곳이다. 제발 잘 보존하여 다음 정부에 돌려줬으면 좋겠다", "언제부터 청와대가 윤석열 마음대로 좌지우지 하는 장소가 되었나"라고 주장하며 청와대의 역사적 보존 가치를 강조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개방 이후 예능 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가 촬영됐는데, 이번 화보를 촬영한 <보그 코리아>와 모델들에게 유독 비난의 화살이 더 크게 쏟아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합니다. 비난의 화살이 문제의 본질과는 다른 엉뚱한 곳으로 향하고 있다는 겁니다. 


모델은 예술 창작을 위해 자세를 취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옷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다양한 몸자세, 행동 등을 취하거나 연기하는 게 그들의 본업입니다. 촬영에 앞서 신중을 기했으면 좋았겠지만, 그들은 한복과 청와대를 소개해야 하는 임무에 최선을 다했을 것입니다. 

탁 전 비서관 역시 24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의 미숙함으로 인해 어떤 예술인들이나 혹은 집단들의 평판에 해를 자꾸 끼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탁 전 비서관은 비난의 중심에 선 한혜진씨를 언급하며 "그는 아무 잘못이 없다. <보그 코리아>도 그 공간에서 화보를 찍을 수 있다"고 옹호했습니다. 

누리꾼들 또한 "청와대를 새롭게 소개하고자 문화재청이 촬영을 허가했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확인 못한 정부의 미숙함이 문제지 모델들의 잘못으로 볼 수 없다", "일본 디자이너의 작품이 들어간 것은 반드시 문제 삼아야 하지만 이게 과연 모델의 영역인지는 생각해봐야 한다"고 성토했습니다. 

희생양을 찾아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것은 쉽지만 이는 피상적인 해결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본질은 외면한 채 엉뚱한 희생양을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할 시점입니다.
#청와대 #보그코리나 #한혜진 #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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