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처리시설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이유 살펴보니..."

순천시, "4~5개 마을 경쟁 치열... 주민들과 소통하고 행정 신뢰도 높인 결과"

등록 2019.08.05 11:41수정 2019.08.0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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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청 ⓒ 이성훈

 
우리 마을에 폐기물 처리 시설이 들어온다면? 해당 주민들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십중팔구 먼저 반대할 것이다. 반대 이유는 분명하다. 폐기물 처리 시설로 인한 환경오염 논란, 마을 이미지 실추로 인한 땅값하락, 보상 문제 등 당장 눈앞에 보이는 문제들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폐기물 처리 시설 건립을 놓고 주민들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한다면 행정력 낭비는 물론, 주민들 간 갈등 심화 등 사회적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낳게 된다. 반대로 폐기물 처리 시설을 서로 유치하려는 마을이 있다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지자체와 주민들의 신뢰가 쌓여 주민들이 불안해하거나 다양한 민원과 궁금증을 지자체가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한 결과일 것이다. 

순천시가 신규 폐기물 처리시설을 건립할 예정인 가운데 이를 유치하려는 마을들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밝혔다. 순천시는 지난 7월 5일부터 오는 9월 2일까지 60일 동안 소각·매립·재활용 선별시설 등이 들어설 '폐기물처리시설 입지선정계획 결정'에 관한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입지 후보지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순천시는 입지 후보지 마감일을 약 한달 정도 남겨 둔 현재 "향동 A지역, 서면 B지역, 별량 C지역, 월등 D지역 등에서 마을주민과 토지소유자를 중심으로 유치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순천시는 여러 마을이 폐기물 시설 유치 경쟁을 펼치고 상황에 대해 행정 신뢰도를 높인 결과라고 설명한다. 

폐기물 처리 시설 신청조건은 까다롭다. 신청하려는 마을은 10명 이내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신청지 300m이내 세대주 80% 이상, 토지소유자의 80%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지리적으로도 유리해야 한다. 우선 차량 진출입이 쉽고 교통 혼잡이 적은 지역이어야 한다.

여기에 최단기간에 건설이 가능한 지역이어야 하고, 주거지와 격리정도를 고려, 환경영향을 최소화 시킬 수 있어야 하는 조건도 있다. 상수원보호구역, 문화재보호구역, 군사시설 보호지역 등 토지이용에도 제한을 받지 않아야 한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에도 불구하고 순천시 4~5개 마을이 유치 경쟁에 뛰어 든 것이다. 

순천시는 여러 마을이 폐기물 처리 시설 유치에 관심을 갖는 이유에 대해 주민들과 현장 견학을 다녀오고 마을별로 시설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설득을 통해 폐기물 시설에 대한 오해를 해소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순천시 생태환경센터 청소자원과 오종훈 주무관은 "지난 5월 소각시설의 환경오염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이통장, 부녀회, 주민자치위원 등과 10년 이상 가동하고 있는 아산, 광명의 선진 소각시설 견학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현장을 견학하며 친환경적이고 안정적인 관리와 주변지역 성장발전 등을 체험했다. 시설 내에 동주민센터도 있고 유원지도 있어서 어린이들이 이곳에서 노는 모습 등을 보며 생각이 바뀐 것이다.

오 주무관은 "견학을 통해 폐기물 시설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이 변화가 생겼다"며 "이번 기회에 편익시설과 인센티브를 받아 마을 발전의 기회로 활용하는 등 긍정적으로 인식이 전환되는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끊임없는 소통·설득, 인센티브…주민들 귀 기울여

순천시는 행정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각종 지역회의에 참석, 최소한의 잔재물만 매립하는 정책과 최첨단 시설 건립에 대한 중장기적인 계획을 설명하며 주민들을 설득했다. 폐기물 시설 유치를 하는 마을에 대한 인센티브도 제시했다.

순천시는 주민지원기금으로 출연금 50억원을 포함해 폐기물 반입 수수료 10/100을 지원하고 ▲주민 우선 채용 ▲편익시설 설치 ▲지역개발 사업비 40억 원 ▲마을숙원 사업비 ▲주민 유급 감시요원 위촉 등 300억 원 내외의 주변지역 지원을 통한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오 주무관은 "각종 인센티브와 주민편익시설 설치는 인근 토지소유자들이 땅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지역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인식을 전환시켰다"고 밝혔다.

반대하는 주민들은 없을까. 오종훈 주무관은 "현재까지 뚜렷이 반대하는 주민들은 없다"면서 "다만 (유치하려는 마을)주민들 중 선진지 견학을 다녀오지 않아 폐기물 시설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있다"고 말했다. 순천시는 이를 위해 현장 견학을 다녀오지 않은 주민들 중 원하는 사람들이 있을 경우 선진지 견학을 다녀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폐기물 처리 시설 입지를 확정하더라도 당장 건립하는 것은 아니다. 장소가 확정되면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용역을 실시, 민간 연구기관에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이 남아있다.

오 주무관은 "내년까지는 장소 선정과 건립 준비를 위한 단계로 보면 될 것 같다"면서 "건립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행정의 신뢰성 확보와 완벽한 시설 설치, 사후관리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순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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