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마지막 낙원 '오코방고 텔타'에서

보츠와나 오코방고 텔타에서 야영을 하면서 자연을 만나던 날

등록 2017.09.16 19:22수정 2017.09.1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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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우거진 오코방고 호수 이곳 갈대는 한국의 갈대와 다르지 않았다. 대부분 수초들이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 하늘에 구름은 떠 가고, 나그네의 마음은 싱숭생숭 ⓒ 김광철


우리 전현직 교사와 가족 등으로 꾸려진 8인의 아프리카 연수팀 '청바지'는 초베강 사파리 투어를 마치고 숙소인 카산의 로지로 돌아와서 하룻밤을 묵었다. 다음날은 세계적인 생태계의 보고 '오코방고 델타'로 가는 일정이다.

칼라하라 사막은 보츠와나, 나미비아 등 중남부 아프리카 나라들에 이어진 160만㎢ 이르는 방대힌 땅으로 세계 5대 사막 가운데 하나이다. 이 사막에서 흐르기 시작한 오코방고 강은 흐르다가 선상지와 같은 넓은 텔타지역을 만나서 물흐름이 느려지고 더 이상 흐르지 못하여 바다로 가지를 못한다. 물줄기는 고여 있으면서 증발하거나 서서히 모래 속으로 스며들면서 생긴 습지인 것이다.


그렇게 하여 생긴 크고 작은 호수들과 작은 수로 수많은 습지들을 이루어서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런 곳이기 때문에 이 방대한 습지에는 습지식물들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물을 찾고, 먹이를 찾거나 은신처로 삼아서 살아가는 곤충, 물고기, 조류, 각종 동물들의 낙원이 되는 것이다.

이 지역이 워낙 넓기 때문에 오코방고 델타를 다 둘러본다는 것은 짧은 여정의 여행객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여행객들은 하루나 이틀 정도 야영을 하면서 텔타의 일부 지역만 탐사하는 활동을 하게 된다.

우리 청바지 팀은 오코방고 델타를 가기 위하여 자동차를 이용하기에는 너무 먼 거리일 뿐만 아니라, 도로 사정도 좋질 않아서 우리 청바지팀은 보츠와나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가기로 일정을 잡고 있었다.

오코방고 텔타의 관문인 '마운' 공항을 향해서 가기 위하여 아침에 카산공항으로 나가 2시간 가까운 비행 끝에 마운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숙소에서 보내 준 차량 한 대와 택시 한 대를 더 빌려 우리 청바지가 묵기로 되어 있는 마운 변두리의 '엔바이로 빌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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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묵었던 '엔바이로' 빌라 오코방고 델타의 관문인 마운의 변두리에 자리잡은 이 빌라 주변은 오코방고 습지가 계속 이어지는 아름다운 동네였다. ⓒ 김광철


빌라는 오코방고 델타의 한 지류인 작은 내와 같은 강을 끼고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주변 풍광이 아주 뛰어났다. 우리 일행 중에 누군가가 이 숙소의 직원더러 "여기에는 악어나 하마는 없나?" 물어보니 한 달 전에 악어가 나타난 적이 있다고 하며 강가로 가지 않는 것이 좋다고 주의를 주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주변을 둘러보니 강변에는 이곳 아프리카 당나귀들이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온갖 새들의 지저귐이 넘쳐나는 아름다운 강변 마을이었다. 우리가 묵고 있는 강 건너에는 커다란 별장도 보였고 주변을 이리 저리 산책을 하면서 보았더니 빌라 주변이 온통 습지로 덮여 있는 마을이었다. 이 빌라가 있는 곳도 오코방고 델타 지역인 것이다.

우리 청바지 멤버들은 점심은 각자 가지고 있는 누룽지며, 라면, 햇반 등을 꺼내고 내 가방 속에서 잠들어 있던 마늘 짱아찌와 김치 등으로 점심을 맛있게 한국식으로 즐길 수 있었다. 최두열 단장은 마운 시내로 나가서 내일 가야 할 오크방크 델타 투어를 안내해 줄 여행사와 교섭을 벌이러 가고, 남아 있는 청바지 맴버들은 오래만에 그 동안 못한 빨래를 하여 말리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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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의 중학생들 보츠와나의 마운시의 제복을 입은 중학생들이 지나가고 있다. 보츠와나는 경제나 교육이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앞서가는 나라이다. ⓒ 김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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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을 사는 판들리 사장 야영을 하면서 사용할 땔감을 마운 시내에서 일부 사서 차에 실었다. ⓒ 김광철


이렇게 마운에 도착하여 여유있는 오후를 지내고 드디어 8월 2일 오코방고 델타로 가기 위하여 이곳에서 여행사를 하는 30대 초반의 '판들리'라는 이름을 가진 젊은 흑인 사장이 차를 두 대를 몰고 우리 앞에 나타났다. 청바지 우리 맴버들을 두 대에 나누어 실은 토요타 스타렉스는 마운 시내를 달렸다.

이곳은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어서 그런지 아프리카 치고는 길러리를 지나가는 학생들의 입성도 깨끗하였다. 마운 시내를 벗어날 즈음에 길거리에 차를 세우더니, 장작더미가 쌓여 있는 곳에서 장작 몇 개비를 사서 차에 싣는다.

그러고 한참 동안은 포장이 잘 된 길을 달리다가 드디어 비포장 도로로 들어섰다. 아프리카 특유의 모래밭에 작은키나무들이 듬성듬성 자라거나 풀밭이 널려 있는 초원 아닌 초원 같은 곳을 달렸다. 가면서 소들을 방목하는 곳도 눈에 들어오고, 특히 개미집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나는 개미집을 본 적이 없다. 처음에는 그것이 개미집인 줄도 몰랐다. 그런데 우리 일행 중에서 내 파트너인 창명 샘이 저것이 '개미집'이라 하여 놀랐다. '아니 그 조그만 개미들이 어찌 저렇게 높게 흙을 쌓아서 집을 짓지?' 참으로 신기한 광경이었다. 이곳 토양이 석회석이 많아서 그런지 개미집들은 한결같이 회색을 띄고 있었다. 그리고 큰 것은 높이가 사람키보다도 훨씬 높은 것들도 있고, 지금 짓기 시작한 것들은 20~30cm 정도 높이의 것들도 있었다.

우리를 태우고 가는 차량 기사 겸 여행사 사장인 판들리는 아주 유쾌한 친구였다. 차 속에서 계속 음악을 틀었다. 이곳 보츠와나에서 유행하는 대중가요라고 한다. 그러다가 이 젊은 사장은 자기도 노래를 취입을 했다고 하면서 자기 노래도 들어보라면서 들려주기도 했다. 이곳 보츠와나 음악은 좀 단순한 것 같았다. 계속 반복되는 가락과 리듬들, 가사들이 나와서 우리 청바지 멤버들을 후렴구를 따라할 정도로 단순하고 반복되는 음악에 잠시 취하면서 판들리와 이야기를 나눈다.

"'한국'이라는 나라를 아느냐?"
"혹시 한국의 세계적인 가수 '싸이'를 아느냐?"

이렇게 물어보면 잘 모른다고 한다. 그렇지만 전에도 한국인 여행객을 몇 차례 태운 적은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남아공 월드컵 얘기며, 한국에서 월드컵을 개최한 것 아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잘 알지는 못했다. "저녁 때 캠프화이어를 할 때 자신의 노래를 들려드리겠다"고 하면서 분위기를 잡기도 하였다.

처음보는 이 기이한 풍경에 빠져서 가다 보면 가끔 이곳 원주민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둥그렇게 벽을 하고 그 위에 풀로 덮은 집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농사를 잘 짓지를 않는지 아무리 다니면서 보아도 민가 주변에 채소를 가꾸거나 다른 작물을 재배하는 광경을 볼 수가 없었다.

우리가 탄 차는 다리도 없는 얕은 시냇물은 그대로 네 바퀴로 건너기도 하고, 악간 수량이 많아 보이는 내는 나무로 만들어 놓은 다리를 건너기도 하면서 드디어 그 드넓은 오코방고 텔타의 한 호수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모코로를 타고 원시를 즐기는 생명의 보고 오코방고 호수 여행에서

그곳은 오코방고 델타 여행객들이 들끓는 곳이어서 그런지 아프리카 치고는 제법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원주민 마을도 눈에 들어왔다. 예의 그 둥그런 벽에 초가 지붕의 집들이 대부분인데, 그런 집 마당에 승용차들이 세워져 있는 집들도 있고, 사람들은 동네 길거리에 몰려나와 오가는 관광객들에게 말을 걸기도 했다. 기념품을 사라고도 하는데 다른 곳에 비해서는 그렇제 극성스럽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호수가에는 이곳 오코방고 델타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음을 알리는 표지판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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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코방고의 호수에 피어 있는 수련들 겨울이었지만 이곳 오코방고의 호수에는 수련, 릴리 등 수생식물들의 꽃들도 여행객들을 반겼다. ⓒ 김광철


이미 우리가 에약한 판들리의 여행사가 준비한 모코로 선단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모코로'는 수초가 우거진 이곳 오코방고 델타에서 수초 사이를 헤치면서 나갈 수 있는 카약과 같은 좁고 길죽한 배였다. 옛날 이곳 원주민들이 이 호수에서 이동 수단으로 활용하던 것인데, 배가 크거나 넓으면 수초들에 걸려 이동하기가 어려워 좁고 길게 만들어진 것이다.

옛날에는 통나무를 파서 만들었다는데, 요즘은 가벼운 재질인 FRP소재를 이용하여 만든어 이용한다고 한다. 한 배에 두 명씩 따고 사공이 긴 작대기로 호수의 바닥에 대고 밀면서 그 힘으로 모코로는 호수의 수초들을 헤치면서 앞으로 나갔다.

우리 일행들이 1박을 하면서 야영을 할 곳을 향해 가는 것이다. 이미 우리 청바지 팀이 야영을 할 수 있도록 텐트도 치고, 화장실도 만들고, 식사도 준비할 사람들 한 팀이 모크로를 이용하여 그 안에 솥단지, 그릇, 식수, 장작, 담요 등 온갖 야영도구들을 실은 배들은 먼저 떠나고 우리 일행은 두 명씩 짝은 지어 모코로 네 대에 나누어 탔다. 나는 최두열 팀장과 한 팀이 되어 배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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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백합의 화사한 미소 호수에는 수많은 수련 꽃들이피어 반기도 있었지만 가끔 이렇게 물백합이 화사하게 피어 탐방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 김광철


전날 초베강에서의 사파리의 여운이 아직도 눈앞에 선명한데, 다시 이 드넓은 호수를 가로질러 모코로를 타고 해쳐나간다는 생각만으로도 벌써 마음이 서서히 흥분되어 오기 시작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출발하는 곳의 호수가에는 갈대와 각종 수련 꽃들이 뒤덮여 있고, 한국에서 흔한 무궁화, 뚱단지와 같은 국화과 식물들의 꽃 등 꽃 천국에 온 것 같은 기분이 우리 청바지 팀을 더욱 들뜨게 하고 있었다.

모코로는 수초 사이를 헤치면서 나갔다. 이미 모코로들이 수도 없이 다녔기 때문에 좁지만 뱃길이 잘 나 있었다. 가다보면 이미 전날 야영을 마치거나 잠깐 수로 여행을 왔다 끝내고 가는 탐방객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러면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하고, 인사를 나누기도 하면서 배는 미끄러져 나갔다.

몇 년 전 이태리의 베네치아 여행에서 콘도라를 탔던 경험이 떠올랐다. 콘도라 여행은 베네치아 도시의 한가운데 나 있는 수많은 수로를 모코로와 같은 배를 이용하여 벌이는 수로 여행이라면 오코방고 델타에서는 수련, 물백합, 고랭이, 갈대가 우거진 호수의 수초를 해치면서 물길을 떠가는 여행이기 때문에 느낌 자체가 크게 다를 뿐만 아니라 떼묻지 않은 대자연 속에서 원시를 체험하는 호수 여행이기 때문에 이곳 오코방고 모코로 여행이 더 환상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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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물 속 식물들 오코방고 델타의 호수는 비록 고여있는 물이었지만 이렇게 수많은 수생식물들이 물 속에 뿌리를 박고 있으면서 영양 물질들을 걸러주고 있었다. ⓒ 김광철


우리 청바지 팀은 모코로를 타고, 뱃사공들이 밀고가는 배 속에서 우아하게 앉아 하늘에 떠가는 구름들이며, 호수에 서식하는 각종 수련들의 화사하게 피어있는 모습이며, 세모고랭이, 왕고랭이, 갈대, 겨풀, 물참새피 등 수초가 우거진 호수를 헤치면서 빠져나가는 모코로를 상상해 보라.

물속에는 검정말과 같은 많은 종류의 말류들이 서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물새들이 날고 있는 이곳 오코방고 델타! 원시의 자연이 온전히 살아 숨쉬는 동식물의 천국! 이곳 오코방고 호수에서의 수생식물들은 한국에서 보는 수생식물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한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수생식물들이어서 더욱 반갑고 가까이 마음을 줄 수가 있었다. 물속 환경이라는 것은 우라나라나 이곳 오코방고나 그게 다르질 않은 모양이다. 적당한 수온과 물 속의 영양물질 등 생육조건이 비슷하기 때문에 육상 식물상은 한국과 이곳이 많이 다를지라도 수생식물들은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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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초 사이를 미끄러져 가는 은형 샘 자매 왕고랭이, 세모모랭이 등 유난히 고랭이와 수련으로 뒤덮인 호수 사이를 모코로는 신나게 헤쳐나간다. ⓒ 김광철


우리 일행이 탄 모코로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물가에만 나오면 흥얼거리는 뱃노래가 이곳이라고 예외일 수가 있겠는가? 김은형 샘의 뱃노래 민요가 흘러 나오고 나도 덩달아 바다의 나라, 내 고향 제주의 노래 '삼다도 소식', '서귀포 칠십리' 등 흘러간 노래들을 흥얼거렸다.그러면 옆 배를 타고 있는 이봉근 사장도 '밤배', '떠나가는 배' 등 흥얼거린다.

다들 물과 호수와 바다와 강과 관련있는 노랫가락을 흘리며 모코로 여행의 흥은 무르익고 있는 것이다. 원래 자연에서 왔고, 열 달 동안 물에서 살아온 것이 인간인지라 대부분의 인간들은 태생적으로 물과 친하다면 이건 나만의 주장일까?

오코방고 델타에서의 야영은 원시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고

모코로 사공들은 늙스구레한 40대도 있었지만 이제 스물다섯 살의 총각 사공도 있다. 이들은 우리를 태우고 온 판들리 사장보다는 흥이 좀 덜한지 우리 노래를 들으면서 귀를 종끗 새우긴 하지만 그들 노래를 따로 불러주지는 않았다. 베네치아의 곤도라 사공들처럼 '산타루치아'와 같은 뱃노래를 불러 주지는 않았다.

이렇게 맘껏 사진도 찍고, 노랫가락도 흥얼거리고, 자연 속에 푹 파묻혀 물길을 두어 시간 헤치면서 나갔더니 드디어 우리가 야영을 할 장소가 눈에 들어왔다. 그 주변은 우리와 같이 야영을 하는 여행객들의 촌이나 다름없었다. 호수의 양안에 6~7개 팀들이 천막을 치고 야영을 하거나 준비를 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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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나무 아래서의 야영 여행객들을 위하여 커다란 나무 아래 야영지를 정하고, 냄비 등 솥단지들을 장작으로 불을 피워 조리를 해 먹는다. ⓒ 김광철


우리 청바지 팀은 야영지에 도착해 보았더니 이미 선발대들이 와서 천막을 치고 있었고, 간이 화장실도 다 설치를 했을 뿐만 아니라 식수와 음료수를 준비했다가 우리를 환영하면서 내 주었다. 우리 청바지 팀은 준비해 간 간단한 점심을 먹으면서 이들과 함께 맥주 한 잔을 곁들여 마시니 '오코방고 델타', 이곳이 지상낙원이 아니고 무엇인가?

우리 청바지 팀은 점심식사를 끝내고 우리 뱃사공들 중 제일 젊은 총각과 한 명의 가이드를 따라 델타 워킹 사파리를 떠났다. 사파리는 다음날도 오전에 이어졌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우리가 사파리 투어를 다녀왔더니 저녁을 지어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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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츠와나와 어우러진 캠프 캠프화이어를 하면 보츠와나와 한국 탐방객들이 어우러져 노래도 하고 춤도 추며 야영의 흥을 돋웠다. ⓒ 김광철


보츠와나와 한국이 어우러진 문화 교류의 장, 캠프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밤이 되었다. 우리를 안내하는 판들리 사장이 중심이 되어 캠프화이어가 기다리고 있었다. 맥주와 우리가 준비해 간 소주도 한 잔씩 하면서 불가에 둘러 앉았다. 그런데 이들에게 술을 권했더니 자신들은 교회를 나간다고 하면서 거의 전원이 술을 잘 마시질 않았다.

혹시라도 술에 취해 불상사가 일어날까 봐서 통제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것도 여행객들을 위해서는 바람직한 태도라는 생각이 들어 좋게 다가왔다.
우리는 그 보츠와나 젊은 친구들에게 노래와 춤을 춰 보라고 요구를 하였다. 그랬더니 약간 미적거렸다. 그 틈에 김은형 샘이 말했다.

"김광철 샘이 한곡 하세요. '너영 나영' 있잖아요."

나도 이런 약간의 서먹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술 한 잔 걸쳤겠다. 흥이 나게 제주민요 '너영 나영'을 한 곡 뽑았더니 앵콜이 나와서 두어 곡을 더 했다. 그랬더니 그때부터 이곳 보츠와나 젊은 친구들도 노래와 춤이 이어졌다. 그들은 혼자 하는 것은 쑥그러워서 그런지 여닐곱 명이 나가 함께 노래를 하면서 춤을 추는데, 이곳 대중가요를 부르면서 춤을 추기도 하고, 이곳 민요 같은 곡을 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우리도 '아리랑'으로 응수를 하면서 밤은 점점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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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촌에 밤은 깃들고 텐트들이 가운데 커다란 식탁이 놓여 있고 그 주변으로 둘러서 쳐 지고, 캠프화이어와 함께 오코방고의 밤은 깊어갔다. ⓒ 김광철


이들과 캠프화이어를 마치고 다들 텐트 속에 골아 떨어졌는데, 바로 옆 텐트 속에서는 코고는 소리가 교교히 빛나는 달빛과 함께 저 멀리 들려오는 부엉새와 같은 새 울음소리와 들리지는 않았지만 죽은 시체를 찾아 헤매이는 하이에나의 울음 소리도 섞여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원시의 아프리카 오지에서의 야영의 밤은 깊어만 가고 있었다.  
#오크방고 델타 #모코로 #수련 #개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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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초등위원장,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회장을 거쳐 현재 초록교육연대 공돋대표를 9년째 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혁신학교인 서울신은초등학교에서 교사, 어린이, 학부모 초록동아리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 초록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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