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SLBM 보유하면 수조원 들인 킬체인·KAMD 무력화

소형화한 핵무기, 잠수함에 배치 때는 치명적 위협

등록 2015.05.11 12:34수정 2015.05.1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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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전략잠수함 탄도탄수중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2015.5.9 ⓒ 연합뉴스


[기사 보강 : 11일 오후 4시 21분]

국방부는 11일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수중 발사시험과 관련, "SLBM 개발의 초기단계"라고 평가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선진국 사례를 보면 수중 사출시험을 한 이후 실제 개발하는 데 4~5년이 걸렸다"면서 "북한은 수중 사출시험을 한 잠수함도 현재 개발 중이고 완전한 상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또 "북한이 (SLBM을) 완전히 개발해 잠수함에 장착하려면 더 많은 시간 걸린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SLBM 개발의 마지막 단계인 '수중 사출시험'에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있어서, 북한의 SLBM 전력화가 가시화되면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KAMD(한국형 미사일방어)와 킬체인 등 미사일 방어계획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북한은 9일 함경남도 신포 부근 해상에서 전략잠수함의 탄도탄 수중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미사일은 구소련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S-N-6을 모방해 만든 무수단 미사일과 유사하지만 길이가 짧고 탄두(彈頭) 형태도 다르다.

또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이 실제 탄두를 장착하지 않고 일부 연료만 실은 모의탄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사일을 발사한 잠수함도 '신포급'으로 알려진 신형 잠수함이지만 본격적인 SLBM을 탑재하기엔 함체의 크기가 작아 발사시험용으로 건조된 잠수함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북한의 SLBM 개발이 그동안 우리 정부가 파악하고 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킬체인과 KAMD에는 내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약 8조7000억 원, 2020년대 중반까지 20조 원에 육박하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된다. 만약 SLBM 개발에 성공한 북한이 잠수함을 공해상 수중으로 이동시켜 핵탄두를 탑재한 SLBM을 발사한다면 현재의 킬체인과 KAMD 체계로는 이를 탐지, 요격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SLBM 개발에 성공한다면 핵실험에 버금가는 충격적인 사태"

수중무기체계 전문가인 문근식(예비역 해군 대령)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레이더나 각종 감시자산을 이용해 미사일 위협을 감시하는 킬체인이나 KAMD는 기본적으로 북한을 향한 지향성 감시일 수밖에 없는데, 잠수함 발사 미사일은 동해에서 날아올지, 서해에서 날아올지, 아니면 제주에서 날아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기존의 감시수단으로는 대응이 거의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문 국장은 "앞으로 북한은 실제 탄두가 장착된 SLBM 시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북한이 SLBM 개발에 성공한다면 이는 북한의 핵실험에 버금가는 충격적인 사태"라고 우려했다.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도 "북한이 SLBM을 실전배치 하게 되면 대한민국에 대해 엄청난 전략적 우위를 점하게 된다"면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대부분의 탄도미사일은 지상에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KAMD를 통해 이에 대한 대비는 그대로 하되, SLBM 위협에 대응해 앞으로 해군이 해야 할 역할이 굉장히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연구위원은 "북한의 잠수함을 찾아낼 대잠초계기를 충분히 확보하고 수상함과 잠수함 전력도 확충해야 한다"면서 "과거 냉전 시절에 미국이 소련 함대를 감시하기 위해서 북대서양 해저에 깔았던 해저 소너망(SOSUS) 같은 것도 설치를 고려해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양 연구위원은 "미사일만 봐서는 안 된다, SLBM을 잠수함에 싣고 나가서 발사해야 하는데, 공개된 신포급 잠수함의 경우에는 실전에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절름발이 잠수함"이라면서 "이 잠수함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시험하기 위한 실험용 테스트플랫폼으로의 의미는 있지만 실전용으로 사용하기에는 거의 불가능한 정도"라고 평가했다.

"북한 사출시험 사진, 조작은 아닌 것으로 본다"

한편, 군 소식통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북한의 실험발사 조작 의혹에 대해서 "북한이 <노동신문>에 공개한 사출 시험 사진은 조작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발사된 모의탄이 약 150m를 비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수중 사출 시험을 과거에도 이번과 유사한 형태로 몇 차례 실시했으며 이번에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라며 "김정은의 러시아 전승행사 불참으로 세계의 이목이 쏠린 시점에서 공개함으로써 대남·대미 압박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말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SLBM을 오래전부터 개발한 정황을 파악하고 있었으며 2012년 5월에 구체적으로 포착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 편집ㅣ최규화 기자

#SLBM #KA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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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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