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사위, 석 달 만에 사장 승진한 이유

삼성 "빙상연맹 회장 예우 차원에서 발령"... 누리꾼들 반응 시큰둥

등록 2011.03.02 16:16수정 2011.03.0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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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열 제일모직 사장. 이건희 회장의 둘째딸인 이서현 부사장의 남편이며, 고 김병관 동아일보 회장의 차남이기기도 하다. ⓒ 제일모직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둘째 사위인 김재열 제일모직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말 삼성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석 달 만이다.

한마디로 파격적인 승진이다. 이유는 오는 9일 대한빙상연맹 회장에 선출되기에 앞서, 예우 차원에서 승진했다는 것.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의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다. 일반 회사원들은 몇십 년 동안 힘들어 일해도 올라가기 힘든 사장 자리가 재벌 오너 일가에는 너무 쉬운 일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빙상연맹 회장은 대개 사장이 맡아"

삼성은 2일 이 회장의 둘째 사위인 김재열 제일모직 부사장을 지난 1일자로 경영기획총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 회장의 둘째딸인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남편이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은 이날 "오는 9일 대한빙상연맹에서 회장을 선출하는데, 현재 회장 직무대행인 김재열 부사장이 단독으로 입후보한 상태"라면서 "연맹 회장의 경우 재계출신 사장급 이상의 인사가 선임되는 것을 감안해서, 최종투표와 무관하게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일모직 관계자도 "김 사장의 경우 그동안 빙상연맹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었다"면서 "지난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우리나라가 국제 빙상계에서 위상이 높아졌으며, 해외 유학파인 김 사장에 대한 연맹 차원의 기대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삼성 주변에선 김재열 사장 승진 배경에는 장인인 이건희 회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좀 더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지난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사단의 평창 실사과정에도 김 사장이 현장에 직접 내려가서 연맹차원의 지원을 한 것으로 안다"면서 "만약 연맹회장으로 선출되면, 평창 유치를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누리꾼들 "30년간 비바람 뚫고 사장에 오른 사람들은 어떨까"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한 김재열 사장은 지난 2008년 작고한 김병관 동아일보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지난 2000년 이건희 회장의 둘째딸인 이서현씨와 결혼해, 2002년 제일기획 기획담당 상무로 들어왔다.

미국 웨슬리안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한 이후,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을 거쳤고 미국 인터넷업체인 '이베이' 등에서 일하기도 했다. 제일모직에서는 주로 케미칼 부문과 전자재료사업 부문 등을 맡아왔다.

이인용 삼성 부사장은 "김 사장은 현재 맡고 있는 제일모직의 경영기획을 총괄하는 보직을 수행할 예정"이라며 "제일모직의 최고경영자(CEO)는 황백 현 사장이 그대로 맡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사장의 승진 소식에 대해 누리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트위터와 페이스북도 크게 다르지 않다. 김진겸씨는 "현대 사회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넘을 수 없는 태생적 클래스가 있는가 보군요"라고 적었다.

김용준씨도 자신의 트위터에 "30년간 비바람 뚫고 삼성 사장에 오른 사람들, 그리고 그 자리에 가기 위해 오늘도 헌신하는 사람들은 어떤 느낌일까"라고 썼다.
#김재열 #이건희 #이서현 #제일모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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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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