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관계 이상기류... MB 최측근 류우익 중국대사로

주러 대사는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등록 2009.11.13 16:13수정 2009.11.1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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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정승 주중 대사와 이규형 주러 대사 후임에 각각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과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장관을 내정하고, 아그레망(외교사절 승인)을 신청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류 전 실장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이명박 정부의 초대 대통령 실장으로서 대통령의 국정·외교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고 세계지리학회 사무총장을 연임하면서 보여준 탁월한 리더십과 국제적 경륜으로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심화시킬 적임자"라고 내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이 전 장관의 주러시아 대사 내정에 대해서는 "경제관료와 민간경제연구원장을 거쳐 이명박 정부의 초대 지식경제부장관을 지내면서 쌓은 경륜과 실물경제 전문가의 경험을 갖추고 있다"며 "가스, 철도 등의 경협사업은 물론 정치와 문화 등 양국 관계를 전반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인사"라고 밝혔다.

주목되는 것은 역시 류 전 실장이다. 그의 주중 대사 내정은 크게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류 전 실장이 이명박 정부의 초대 대통령 실장으로 일하다가 지난해 6월 '촛불시위'에 밀려 불명예 퇴진했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이 그의 '명예회복'을 이뤄주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쇠고기 파동'에 이은 '촛불시위'로 물러난 청와대 1기 참모들이 김병국 전 외교안보수석을 제외하고 모두 복귀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또 하나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중국과 관계가 계속해서 이상기류를 보여왔다는 것과 연결된다. 주요국 대사의 임기는 정해져 있지 않으나 통상 3년 정도다. 이규형 주러대사는 2007년 3월에 부임했기 때문에 교체시기가 다가왔으나, 지난해 4월에 부임한 신정승 대사는 사실상 조기 교체인 셈이다.

결국 신 대사를 조기에 불러들이고 대신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무게감을 인정받고 있는 류 전 실장을 보내 중국의 불만을 무마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 이후 한미동맹 강화 등 미국 중심 외교기조를 분명히 하자, 이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왔다.

중국, MB정부 미국 중심 외교에 불만... 중량급 인사 파견 원해


지난해 5월말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 기간 중에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한·미 군사동맹은 역사가 남긴 산물이며 냉전시기의 군사동맹으로는 세계와 지역이 당면한 안보문제를 제대로 처리할 수 없다"고 비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이 일었음에도 그는 "이는 완전하고 체계적인 중국의 공식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중국은 4월에 내정된 신정승 대사의 신임장을 이 대통령이 중국땅을 밟은 직후인 5월 27일에야 제정 받았다. 또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해방일보>가 "이 대통령의 냉전적 사고로는 최고경영자(CEO)적 국가 경영 못해"라는 평론을 싣는가 하면, 중국 관영언론들은 후쿠다 일본 총리의 방중을 비중 있게 처리하면서도, 이 대통령의 방중소식은 단신으로 처리했다.

그 뒤 한국과 중국은 양국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으나, 신정승 대사가 중국 고위인사들과 접촉이 잘 되지 않는다는 말이 계속 나왔다.

또 지난 10월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 과정에서는 좌석배치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테이블 왼편에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 중국측 외교관계자들이 앉고 맞은편에 이명박 대통령과 하토야마 일본 총리 그리고 한일 외교관계자들이 앉도록 배치해, 마치 한일 양국 정상이 후 주석을 면담하는 형식의 자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정부에서는 주중대사 교체를 통해, 대중외교의 무게감을 높여야 한다는 판단이 제기됐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최근 "중국에 대한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중국측도 '한중관계의 발전을 위해' 중량급 인사를 희망해 왔다고 한다.
#류우익 #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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