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LG에게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가을야구를 향한 9부 능선을 넘었다.

김종국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는 6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0안타를 때려내며 4-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KIA는 이날 승리로 남은 2경기 중 한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거나 6위 NC다이노스가 남은 3경기 중 한 경기에만 패하더라도 정규리그 5위를 확정 지으며 와일드카드로 가을야구 막차 티켓을 따게 된다(69승1무72패).

KIA는 선발 임기영이 1.2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 왔지만 두 번째 투수 김기훈이 3.1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고 8회 1사 후 등판한 마무리 정해영이 1.2이닝 퍼펙트 투구로 시즌 3승째를 올렸다. 7회까지 2-3으로 뒤지며 패색이 짙던 KIA는 8회말에 터진 이 선수의 역전 결승 투런홈런 덕분에 짜릿한 역전극을 완성할 수 있었다. 올 시즌이 끝나면 FA자격을 얻게 되는 타이거즈의 안방마님 박동원이 그 주인공이다.
 
 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박동원이 8회말 1사 2루에서 역전 투런홈런을 터뜨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박동원이 8회말 1사 2루에서 역전 투런홈런을 터뜨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 연합뉴스

 
양의지-채은성 등 알짜 선수 대거 FA 자격 획득

프로야구 선수들은 모두가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시즌이 끝나고 FA자격을 얻는 선수들은 올 시즌을 맞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올해는 박종훈과 문승원, 한유섬(이상 SSG랜더스),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처럼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한 선수들도 있고 나지완, 홍상삼(이상 KIA), 안영명(KT위즈)처럼 시즌 중에 은퇴를 선언한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올해 FA시장에는 각 포지션에서 30명 이상의 선수가 나오면서 치열한 영입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올해 FA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선수는 역시 NC의 안방마님이자 현역 최고의 포수로 불리는 양의지다. 양의지는 올 시즌 전반기 74경기에서 타율 .256 9홈런45타점으로 크게 부진했지만 후반기 53경기에서 타율 .313 11홈런48타점을 기록하며 성적을 대폭 끌어 올렸다. 양의지는 원소속팀 NC를 포함해 포수난에 시달리는 팀들의 치열한 영입전이 예상되는 선수로 두 번째 대박계약이 매우 유력하다.

유격수와 3루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내야수 노진혁과 한 때 국가대표 2루수로 활약했던 박민우(이상 NC) 역시 이번 FA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선수다. 노진혁은 올 시즌 타율 .275 14홈런71타점으로 2020년(20개) 이후 커리어에서 두 번째로 많은 홈런을 때려냈다. 징계 때문에 시즌 첫 한 달을 거른 박민우는 올 시즌 타율 .261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여전히 통산타율 .320에 217개의 도루를 기록하고 있는 엘리트 2루수다.

수 년 간 LG의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채은성 역시 올 시즌이 끝나면 처음으로 FA자격을 얻는다. 채은성은 올 시즌 박해민이 합류하면서 외야를 떠나 1루수로 변신했지만 여전히 우익수와 1루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자원이다. 여기에 3할을 넘나드는 타율과 두 자리 수 홈런, 80개 이상의 타율을 꾸준히 때릴 수 있는 강타자이기도 하다. 특히 규모가 큰 잠실구장을 벗어난다면 더 많은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로 꼽힌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풍부한 야수들에 비해 투수 쪽에서는 '대어'로 부를 만한 선수가 많지 않다. 젊은 선발 자원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한현희(키움 히어로즈)와 임찬규는 올 시즌 심한 기복을 보이면서 나란히 6승에 그치고 있어 FA시장에서 좋은 계약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올 시즌 한화 이글스의 마무리로 활약했던 장시환은 14세이브9홀드라는 쏠쏠한 성적보다는 18연패 기록이 더 크게 보이는 게 사실이다. 

'포수 풍년' FA 시장서 장타 무기 앞세운 박동원

올해 FA시장에는 '최대어' 양의지를 비롯해 이재원(SSG), 박세혁(두산 베어스), 유강남(LG) 등 뛰어난 포수자원들이 많은 게 특징이다. 지난 2009년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해 10년 넘게 활약하다가 지난 4월 24일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게 된 박동원 역시 올 시즌이 끝나면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FA자격을 얻게 된다. 박동원에게도 올해는 선수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시즌이라는 뜻이다.

박동원은 2015년 히어로즈의 주전포수 자리를 차지한 후 거의 매 시즌 100경기 이상 출전하며 히어로즈의 안방마님으로 활약했다. 양의지나 전성기 시절의 강민호(삼성)처럼 3할 타율을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한 타격을 자랑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주전 도약 이후 지난 7년 동안 6번이나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냈다. 특히 키움에서의 마지막 시즌이 된 작년에는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22개의 아치를 그려내기도 했다.

KIA가 박동원을 데려오면서 가장 기대했던 부분 역시 박동원이 가진 한 방이었다. 작년 시즌 팀 홈런 부문에서 독보적인 최하위(66개)를 기록했던 KIA는 나성범과 소크라테스 브리또 등을 영입했고 시즌 중에는 박동원을 데려 왔는데 이 영입들은 모두 타격, 그 중에서도 장타력 향상을 위한 노력이었다. 키움에서 11경기 동안 1홈런에 그쳤던 박동원은 KIA 이적 후 5일까지 109경기에서 16홈런을 때려내며 타이거즈의 장타력 향상에 힘을 보탰다.

박동원은 KIA의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중요한 분수령이 된 6일 LG와의 홈경기에서도 8번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3회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박동원은 4회 두 번째 타석에선 볼넷으로 출루했고 6회엔 투수 최동환의 실책으로 1루를 밟았다. 그리고 8회 1사 주자2루에서 LG의 5번째 투수 백승현을 만난 박동원은 풀카운트에서 백승현의 시속 136km 짜리 포크볼을 잡아당겨 좌측담장을 훌쩍 넘기는 시즌 18호 역전 투런 홈런을 작렬했다.

KIA는 올 시즌 박동원이 97경기에서 선발 마스크를 쓰며 856이닝을 책임졌다. KIA에는 한승택이라는 또 한 명의 좋은 포수가 있지만 한승택은 올 시즌 타율 .168 1홈런12타점으로 타석에서는 18홈런57타점의  박동원과 비교하기 힘들다. 내년과 그 이후를 위해서라도 KIA에게 박동원은 놓치기 힘든 포수자원이다. 만약 박동원이 KIA를 가을야구로 이끌고 가을에도 '해결사 본능'을 발휘한다면 FA시장에서도 '우량주'로 떠오를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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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KIA 타이거즈 박동원 결승 역전 투런 홈런 예비 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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